욕망을 신앙의 장애물로만 이해해 온 기존 인식을 뒤집는 신간 <하나님이 내게 주신 욕망이라는 선물>이 출간됐다. 이 책은 인간 안에 남아 있는 욕망과 연약함을 단순히 제거해야 할 문제로 보지 않고, 하나님이 인간을 성숙으로 이끄시는 통로로 새롭게 해석한다.
저자 A. J. 스워보다는 사도 바울이 하나님께 제거해 달라고 간구했던 ‘육체의 가시’라는 성경적 이미지를 중심으로 논의를 전개한다. 왜 하나님은 바울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그 가시를 즉시 제거하지 않으셨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인간 안에 남겨진 욕망과 연약함이 실패의 흔적이 아니라 성숙을 향한 과정일 수 있음을 설명한다. 저자는 욕망이 인간 존재의 깊은 구조와 연결되어 있으며, 왜곡될 때는 파괴적이지만 하나님의 은총 안에서 재형성될 때는 하나님을 향한 갈망으로 변화될 수 있다고 말한다.
책은 특히 “욕망이 사라지는 것이 성숙”이라는 익숙한 신앙 공식을 재검토한다. 많은 그리스도인이 욕망을 억눌러야 할 대상이자 신앙의 장애물로 이해해 왔지만, 저자는 이러한 전제가 반드시 성경적이라고 보지 않는다. 욕망을 완전히 제거해야 할 적으로 규정하기보다,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어떻게 분별되고 변화되어야 하는지를 묻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욕망이 사라진 삶을 약속하지 않는다. 대신 욕망을 안고 하나님 앞에 서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욕망이 인간을 무너뜨리는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하나님을 향한 갈망으로 재형성될 수 있는 가능성 역시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욕망을 통해 실패하는 삶이 아니라, 욕망을 통해 성숙해지는 신앙의 길이 있음을 차분하게 보여 준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오늘날 문화와 종교가 제시하는 상반된 메시지 사이에서 더욱 의미를 갖는다. 현대 문화는 욕망을 따르라고 말하는 반면, 종교는 욕망을 억누르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하나님이 내게 주신 욕망이라는 선물>은 이 두 극단을 모두 경계한다. 욕망을 절대화하지도, 무조건 악마화하지도 않으며, 복음의 빛 아래에서 분별하고 성화하는 길을 제시한다.
신학자들의 평가도 주목된다. 니제이 K. 굽타 교수는 이 책을 두고 “개인적 연약함과 성경의 지혜, 목회적 소망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책”이라며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을 떠올리게 하는 성찰이 담겨 있다고 평했다. 또한 작가 젠 폴록 미셸은 이 책의 문장들에 “선지자적이면서도 목회적인 긴급성”이 흐른다며, 독자를 일시적 즐거움이 아닌 영속적인 생명으로 이끄는 책이라고 평가했다.
책은 독자들이 자신의 욕망을 정죄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대신, 그것이 무엇을 향하고 있는지 성찰하도록 돕는다. 저자는 인간 안에 존재하는 낯설고 이해하기 어려운 욕망조차도 단순히 죄의 증거로만 볼 수 없으며, 그것이 더 깊은 친밀함을 향한 갈망을 가리킬 수도 있다고 말한다. 결국 그리스도인의 영적 형성은 욕망이 사라지는 과정이 아니라, 욕망이 그리스도의 형상을 따라 새롭게 빚어져 가는 과정이라는 것이 이 책의 핵심 메시지다.
이 책은 반복되는 욕망과 연약함 때문에 스스로를 책망해 온 그리스도인, 욕망을 억누르는 방식의 신앙에 의문을 품어 온 성도, 욕망과 성화의 관계를 고민하는 목회자와 신학생들에게 유익한 통찰을 제공한다. 단순한 위로나 처방이 아닌 깊은 신학적 성찰을 통해, 욕망이라는 인간의 현실을 신앙 안에서 어떻게 이해하고 살아갈 것인지를 질문하게 하는 책이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