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법 제정 10주년을 맞아 국가인권위원회가 북한 주민의 인권 증진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며 제도 이행을 촉구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특히 법에 따라 설치되어야 할 북한인권재단이 여전히 출범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언급하며 정부와 국회가 관련 절차를 조속히 재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인권위원회 안창호 위원장은 3일 북한인권법 제정 10주년을 계기로 성명을 발표하고 북한 주민 역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기본적 인권을 향유하는 인권의 주체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인권 증진을 위한 국가의 책무가 실질적으로 이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인권법 10주년…제도 이행 점검 필요
안 위원장은 북한인권법이 북한 주민의 인권 보호와 증진을 위해 국가가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의무를 명문화한 중요한 법적 기반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주민 역시 보편적 인권의 주체라는 점을 분명히 선언하고 북한인권 증진을 위한 국가의 역할을 규정했다는 점에서 북한인권법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 제정 이후 10년이 지난 현재까지 그 취지와 약속이 충분히 이행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냉정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북한인권 문제 해결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정책과 제도로 이어지는 과정에서는 여전히 미흡한 부분이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북한인권법의 핵심 제도 가운데 하나로 규정된 북한인권재단이 아직까지 출범하지 못한 상황을 강조했다. 이로 인해 북한인권 실태조사와 정책 개발, 북한인권 증진을 위한 체계적인 활동이 장기간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이러한 상황이 북한인권법의 취지를 충분히 살리지 못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하며 북한인권재단 출범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제사회가 지적한 북한 인권 침해 지속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는 2014년 보고서를 통해 북한에서 발생하는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인권 침해가 국제법상 반인도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해당 보고서는 북한 인권 침해에 대한 책임 규명의 필요성을 국제사회에 분명히 제기했다.
그러나 이후 10년이 넘는 시간이 흐른 현재까지 북한인권 상황의 실질적 개선이나 가해자에 대한 책임 규명에서는 의미 있는 진전이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가 2025년 9월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북한 인권 상황은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반동사상문화배격법 등 각종 통제 법률이 강화되면서 북한 주민의 표현의 자유와 정보 접근권이 더욱 위축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정치범 수용소 문제 역시 해결되지 않은 채 지속되고 있으며 해외 파견 노동과 군사적 동원 등 다양한 형태의 강제노동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국제 분쟁 관여로 확대되는 북한 인권 문제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군 파병 논란은 북한 인권 문제가 단순히 북한 내부 문제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언급됐다.
북한이 무기 지원이나 군 파병, 노동자 파견 등을 통해 국제 분쟁에 관여하면서 발생하는 추가적인 인권 침해 문제는 국제 평화와 안전, 그리고 국제 인권 규범과도 직결된 사안이라는 설명이다.
안 위원장은 북한인권 문제가 정치적 이해관계나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존엄과 보편적 인권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피해자 중심 접근과 국제 인권 규범에 기반한 정책 수립, 중대한 인권 침해에 대한 책임 규명을 위한 일관된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강제 실종과 강제 송환, 집단적 처벌 등 중대한 인권 침해 사안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에서 적용되는 기준과 원칙이 북한 인권 문제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인권재단 출범 촉구…국제사회 협력 강조
안 위원장은 북한인권법 제정 10주년이 단순한 기념의 시간이 아니라 법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인권의 약속을 현실로 만들어야 할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와 국회, 시민사회, 국제사회가 각자의 책임을 충실히 수행할 때 북한인권법이 지향하는 목적이 실제로 살아 있는 규범으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북한인권법에 따라 설치되어야 할 법정기구인 북한인권재단의 조속한 출범을 촉구했다. 이를 위해 정부와 국회가 이사 추천을 포함한 설립 절차를 즉각 재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국가인권위원회가 헌법과 국제 인권 규범에 따라 북한 주민 역시 보호받아야 할 인권의 주체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인권 증진을 위한 국가의 책무가 실효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점검과 권고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 인권 문제가 정파적 갈등을 넘어 인권의 원칙과 피해자 관점에서 논의될 수 있도록 사회적 논의를 촉진하고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앞으로도 북한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와 연대를 강화하고 중대한 인권 침해에 대한 책임 규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성명은 북한인권법 제정 10주년을 맞아 발표됐으며 국가인권위원회는 북한 주민의 인권 보호와 북한인권 증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의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