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실천신학회(회장 임도균)가 23일 오전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본관에서 제17차 신학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한국 교회와 목회 현장이 직면한 현실적 과제와 신학적 요청을 실천신학의 관점에서 조망하고, 목회자 개인과 공동체 차원의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날 포럼에서는 △배승훈 박사(계명대 일반대학원 Ph.D. 창업학)가 ‘목회자의 사회적자본이 노후준비에 미치는 영향-자기효능감의 매개효과를 중심으로’를 △김경민 박사(백석대 기독교전문대학교 Ph.D. 영성신학)가 ‘말씀 기반 기도 회복을 위한 성서정과 해석을 통해 본 기도 실천 방안’을 △최연숙 박사(Midwest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 Ph.D. 실천신학)가 ‘한국 교회 주일 공예배 내 세대 간 신앙 전수와 통합을 위한 음악 사역의 기능 연구’를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 목회자의 사회적자본과 노후준비, 자기효능감의 매개 효과 분석
배승훈 박사는 “전국의 현직 목회자 28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데이터를 바탕으로 통계 분석을 실시해 연구 가설을 검증했다”며 “연구 결과, 목회자의 사회적자본과 자기효능감의 관계에서 규범, 참여, 네트워크는 자기효능감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신뢰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배 박사는 “이러한 결과에 대해 목회자들이 기본적으로 높은 수준의 신뢰를 이미 가지고 있으며, 이 신뢰가 대인관계 신뢰라기보다 하나님에 대한 신앙적 신뢰로 이해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라며 “노후준비가 실제적 행동과 밀접한 영역이라는 점에서, 신뢰의 범위를 하나님에 대한 신앙적 신뢰에서 사람과 공동체에 대한 신뢰로 확장해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신뢰는 정서적 기반은 되지만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 잠재적 요소로 작용해 자기효능감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못한 것으로 해석했다.
◇ 신체적·경제적·정서적 노후준비에서 드러난 목회자의 특수성
그는 “사회적자본이 노후준비에 미치는 영향 분석에서는 영역별로 상이한 양상이 나타났다”며 “신체적 노후준비의 경우, 신뢰와 규범은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으나 참여와 네트워크는 기각됐다. 이는 일반 직업군과 달리, 목회자가 밤낮 없는 사역 환경과 불규칙한 생활 구조 속에서 스스로 건강을 관리해야 하는 현실과 맞닿아 있다”고 했다.
이어 “경제적 노후준비에서는 네트워크만이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목회자에 대한 공동체의 신뢰가 정서적 유대 강화에는 기여할 수 있으나, 실제적인 경제적 준비 행동으로는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특히 무소유와 청빈을 중시하는 신앙 전통, 노후준비를 믿음 부족으로 인식하는 목회 문화가 경제적 노후준비를 제약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정서적 노후준비에서는 규범과 네트워크가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 목회자의 사역 환경이 돌봄 중심의 문화로 형성되어 있어 정서적 기반은 마련되지만, 개인적 어려움이 실제적 지원으로 연결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신뢰가 정서적 노후준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한 이유로는, 목회자의 특수한 위치로 인해 깊은 개인적 감정과 현실을 쉽게 드러내기 어렵다는 구조적 한계가 제시됐다”고 했다.
더불어 “여가적 노후준비에서는 네트워크만이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며, 목회자의 여가활동이 실제 휴식이나 회복보다는 사역의 연장선에 놓여 있는 현실, 그리고 보수적인 교인 문화 속에서 여가 활동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 자기효능감의 역할과 사회적자본의 매개 구조
배 박사는 “자기효능감과 노후준비 간의 관계에서는 신체적, 경제적, 정서적 노후준비 전반에 걸쳐 자기효능감이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자기효능감이 높은 목회자일수록 은퇴 이후를 보다 현실적으로 인식하고, 사회인으로서의 삶을 준비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적자본과 노후준비의 관계에서 자기효능감의 매개 효과를 분석한 결과, 신뢰는 모든 영역에서 매개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으며, 규범·참여·네트워크는 신체적·경제적·정서적 노후준비에서 유의미한 매개 효과를 보였다”며 “반면 여가적 노후준비에서는 자기효능감의 매개 효과가 확인되지 않아, 자기효능감이 노후준비 전 영역에 동일하게 작동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본 연구가 사회적자본과 노후준비를 일반인이 아닌 목회자 집단에 적용한 최초의 실증 연구라는 점에서 학문적 의의를 가진다”며, 특히 목회자의 노후준비가 교회 내부를 넘어 사회적 관계망 확대와 다양한 사회 참여의 기회를 통해 보완돼야 함을 강조했다.
◇ 성서정과 기반 기도, 말씀 중심 영적 갱신의 실천적 대안
김경민 박사는 “성서정과에 기초한 기도가 오늘날 자기 욕구 중심으로 흐르는 기도 경향을 말씀 중심으로 재정위치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며 “성서정과와 기도의 통합적 연구가 기존에 예배와 설교에 국한됐던 성서정과 활용 범위를 평신도까지 확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성서정과 기반 ‘쓰기기도’를 제안하며 “이는 정해진 시간 안에서 깊은 묵상을 유도하고 개인과 공동체의 기도 회복을 돕는 동시대적 적용 모델”이라며 “공동 본문을 공유하는 성서정과의 공교회적 특성은 한국 교회의 일치를 도모하고 영적 쇄신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 박사는 향후 과제로 교단 간 협력을 통한 실증 연구 확대, 미래 세대를 위한 성서정과 기반 기도 모델 개발, 그리고 공적 중보기도 회복을 제시했다. 그는 ”말씀 묵상에 기초한 영적 갱신이 한국 교회의 회복을 위한 핵심 과제”라고 했다.
◇ 세대 통합 예배와 음악 사역, ACTS 모델의 신학적 의미
최연숙 박사는 모든 세대가 그리스도의 몸 안에서 하나로 연합하는 공동체 예배 설계를 위해 ACTS 모델을 제시했다. 그는 “예배를 하나님이 주도하시는 거룩한 계시와 회중의 전인격적 응답이 만나는 신령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교회는 유기체적 공동체로 존재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Adoration(경배), Confession(고백), Thanksgiving(감사), Sending(파송)으로 이어지는 ACTS 모델은 복음 서사를 담아내는 전례적 구조로서, 세대 간 신앙 전수와 통합을 가능하게 하는 예배 DNA”라며 “오늘날 한국 교회 예배 음악이 신학적 정체성 약화와 음악 지상주의로 인해 회중 중심의 예배를 가로막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박사는 “음악 사역자가 세대 간 연합을 돕는 영적 매개체로서 역할을 감당해야 하며, 본 연구가 한국 교회가 세대 간 벽을 허물고 공동체적 예배를 회복하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