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개혁 3법 본회의 처리 앞두고 논란 확산… 조희대 대법원장 “헌법 개정 사항 될 수도”

재판소원·법 왜곡죄·대법관 증원 추진에 공개 우려… “80년 사법제도 근간 바꾸는 중대한 사안” 공론화 촉구
조희대 대법원장. ©뉴시스

조희대 대법원장이 더불어민주당이 본회의 처리를 예고한 이른바 ‘사법개혁 3법’을 두고 거듭 공개 우려를 표명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번 사법개혁 3법이 단순한 법률 개정 차원을 넘어 대한민국 사법제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경우에 따라 헌법 개정 사항에 해당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2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출근길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번 법안들은 사안의 무게로 볼 때 헌법 개정 사항에 해당할 수도 있을 만큼 중대한 내용”이라며 “대한민국 사법부가 생긴 이래 80년 가까이 유지해 온 사법제도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결과가 국민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로 돌아갈 수 있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사법개혁 3법 주요 내용과 쟁점

민주당이 추진 중인 사법개혁 3법은 재판소원 허용을 골자로 한 헌법재판소법 개정안, 법 왜곡죄를 신설하는 형법 개정안, 대법관을 증원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재판소원은 법원의 확정 판결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위헌 여부를 심판해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법 왜곡죄는 판사나 검사가 법을 왜곡해 적용했다는 이유로 형사처벌을 가능하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법관 증원안은 현재 14명인 대법관을 26명으로 늘리는 방안이다.

조 대법원장은 특히 재판소원 도입과 관련해 헌법 체계와의 충돌 가능성을 지적했다. 그는 “일부에서 독일의 경우를 예로 들고 있지만 우리 헌법은 독일과 내용이 완전히 다르다”고 밝혔다. 독일 헌법은 헌법재판소를 사실상 최종 심판 기관으로 규정하고 있어 법원의 재판을 취소할 수 있는 구조이지만, 우리 헌법은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을 대등하고 독립된 기관으로 두고 있다는 점에서 제도적 전제가 다르다는 설명이다.

대법원은 그동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등에 여러 차례 의견서를 제출해 사법개혁 3법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재판소원과 관련해서는 “사실상 4심제를 초래해 재판 지연과 불복을 양산할 수 있다”고 했고, 법 왜곡죄에 대해서는 “판결 결과에 대한 불만을 이유로 판사를 형사 고발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대법관 증원에 대해서도 하급심 재판의 충실성이 약화될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헌법 개정에 준하는 중대 사안”… 공론화 필요성 강조

조 대법원장은 사법개혁 3법이 사법부 권한 구조와 재판 체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헌법 개정 사항에 해당할 수도 있는 중대한 내용”이라며 “국민적 공론화를 통해 각계각층 전문가와 국민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충분한 토론을 거쳐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누누이 밝혔듯 마지막 순간까지 국회를 설득하고 법원의 공식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했다. 조 대법원장은 앞서 국회 법사위가 여당 주도로 법안을 의결한 직후에도 “그 결과가 국민에게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는 문제”라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은 전날 의원총회를 마친 뒤 사법개혁 3법을 법제사법위원회가 의결한 원안대로 이달 임시회 기간 내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본회의 상정을 앞둔 사법개혁 3법을 둘러싸고 국회와 사법부 사이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사법개혁 3법은 재판소원 도입, 법 왜곡죄 신설, 대법관 증원이라는 세 축을 중심으로 사법제도의 구조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연일 공개 발언을 통해 우려를 표명하면서, 사법개혁 3법을 둘러싼 논쟁은 정치권을 넘어 사법 체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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