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바울은 로마서 2장 23–29절에서 신앙의 가장 깊은 본질을 드러낸다. 그것은 겉모습이 아니라 마음이다. 율법을 자랑하면서도 율법을 범하는 삶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한다. 신앙의 이름으로 살아가면서도 삶이 그 이름에 합당하지 않을 때, 세상은 하나님을 향해 손가락질한다. 바울은 바로 이 두려운 현실을 직시하게 한다.
인간은 쉽게 형식에 머문다. 종교적 의식, 전통, 신분, 소속이 자신을 의롭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바울은 율법을 소유하는 것보다 율법을 행하는 것이 중요하며, 외적 표식보다 삶의 순종이 본질이라고 말한다. 신앙의 위기는 언제나 외형이 내면을 대신할 때 시작된다. 하나님을 믿는다고 말하면서도 마음이 하나님을 향하지 않는다면, 그 신앙은 껍데기에 불과하다.
바울은 할례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한다. 육신의 할례가 아니라 마음의 할례, 곧 하나님 앞에서 변화된 내면이 참된 신앙의 표지라는 것이다. 마음의 할례란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분의 뜻을 마음 중심에 두며, 삶으로 순종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의식의 완전함이 아니라 마음의 진실함이다.
신앙의 목표는 사람에게 인정받는 데 있지 않다. 사람의 칭찬은 순간적이지만, 하나님께서 주시는 칭찬은 영원하다. 바울은 참된 하나님의 백성은 외적 신분으로 결정되지 않고 하나님 앞에서의 삶으로 드러난다고 말한다. 하나님은 겉모습이 아니라 중심을 보시며, 마음에 새겨진 믿음을 찾으신다.
오늘의 묵상은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의 신앙은 사람에게 보이기 위한 것인가, 아니면 하나님 앞에서 살아가는 삶인가. 우리는 형식에 머물러 있는가, 아니면 마음의 변화로 나아가고 있는가. 참된 신앙은 외적 행위의 자랑이 아니라 하나님을 향한 마음의 순종에서 시작된다. 마음의 할례가 이루어질 때, 우리는 사람의 칭찬이 아닌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삶으로 나아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