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말레이시아 경찰이 국경을 넘는 온라인 사기 범죄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협력 체계를 공식화했다. 동남아를 거점으로 한 보이스피싱과 온라인 금융사기가 급증하면서, 양국은 이를 국가적 위협으로 인식하고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경찰청은 4일 서울에서 말레이시아 경찰청과 초국가범죄 대응을 위한 치안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협약은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모하드 칼리드 빈 이스마일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이 참석한 치안 총수 회담에서 서명으로 공식화됐다.
이번 MOU에는 동남아 스캠 단지 등 초국가 온라인 사기에 대응하기 위한 협력 범위가 구체적으로 담겼다. 양국은 신속한 범죄 정보 공유와 공동작전 수행, 도피 사범 검거와 송환 등 실질적인 공조를 추진하기로 했다. 온라인 사기 조직이 국가 간 이동하며 활동하는 현실을 고려해 상시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데 뜻을 모았다.
양측은 온라인 사기 피해가 최근 역대 최고 수준으로 확대됐다는 점에도 공감했다. 지난해 국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약 1조원에 달했으며, 말레이시아 역시 온라인·금융 사기 피해액이 약 2억7700만 링깃(약 8300억원)으로 집계됐다.
회담에서 한국 경찰은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TF’와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 운영 현황을 설명했고, 말레이시아는 ‘국가 사기 대응 센터(NSRC)’와 관련 법 개정 사례를 공유했다. 양국은 각국의 대응 모델을 결합해 온라인 사기 근절 효과를 높이기로 했다.
특히 대포통장 규제 사례를 공유하고, 범죄 조직이 단속을 피해 인근 국가로 이동하는 이른바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 정보 공유와 공동작전, 범죄 수익 동결·환수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유재성 직무대행은 말레이시아에 경찰청 주도의 국제공조협의체 참여를 요청했으며, 말레이시아 측은 한국 경찰의 디지털 수사 역량에 신뢰를 표하며 참여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청은 이번 MOU 체결을 계기로 해외 거점 범죄 조직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범정부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TF를 중심으로 주요 아세안 국가들과의 치안 협력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