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하는 신앙을 위한 야전교범

[신간] 이기는 신
도서 「이기는 신앙」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한국 사회 전반에 드리운 정서는 회복보다는 피로와 체념, 그리고 패배주의에 가깝다. 정치적 양극화와 경제적 불안, ‘N포 세대’로 상징되는 미래 상실감 속에서 이러한 분위기는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삶에도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신간 <이기는 신앙>은 바로 이 지점에서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정말 패배한 싸움을 하고 있는가, 아니면 이미 승리가 약속된 전쟁을 잘못된 태도로 살아가고 있는가."

이 책은 기독교 신앙의 핵심을 ‘승리’라는 주제로 재조명한다. 저자는 기독교 신앙이 본질적으로 패배의 종교가 아니라, 시작부터 끝까지 승리를 선포하는 이야기임을 분명히 한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신 하나님의 승리,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 사망을 이기신 예수 그리스도의 승리, 그리고 그리스도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약속받은 성도들의 승리가 성경 전체를 관통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승리를 약속받은 신앙의 정체성과 달리, 오늘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의 삶이 종종 세상의 비관과 패배의 언어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데 있다.

저자는 성경 말씀에 기초하면서도, 자신의 목회 현장과 삶에서 직접 겪은 경험, 그리고 다양한 인문학적 성찰을 엮어 조용하지만 집요하게 질문을 던진다. 세상과 똑같이 보고, 느끼고, 판단하며 살아가는 삶이 과연 ‘이기는 신앙’의 모습인가. <이기는 신앙>은 승리를 단순한 결과나 성취, 경쟁에서의 우위로 정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참된 승리는 내면에서 시작되며, 마음과 태도, 신앙과 관계, 삶의 선택에서 일어나는 변화로부터 비롯된다고 강조한다.

책은 ‘승리를 위한 자세’에서 출발해 ‘말씀’, ‘분투’, ‘균형’, ‘복음’으로 이어지는 다섯 개의 큰 흐름 속에서 신앙의 여정을 안내한다. 성경이 말하는 승리는 무엇보다 ‘누구와 함께하는가’의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하나님과 동행하는 자가 이미 승리자임을 다양한 성경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풀어낸다. 홍해 앞에서 믿음으로 나아간 모세, 오랜 기다림 끝에 약속의 땅을 차지한 갈렙, 수적 열세 속에서도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한 기드온, 그리고 광야에서 시험을 이기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야기는 오늘의 독자에게도 여전히 현재형의 도전으로 다가온다.

또한 이 책은 승리를 가로막는 인간 내면의 문제를 정직하게 직면한다. 초대 교부들이 정리한 ‘일곱 가지 치명적인 죄악’을 언급하며, 시기와 분노, 정욕과 나태, 탐욕과 허영의 문제를 신앙의 싸움 한복판에 놓는다. 저자는 날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르라는 예수의 요청을 외면하지 않으며, 이 싸움이 결코 쉽지 않지만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때 비로소 가능한 길임을 강조한다.

<이기는 신앙>의 또 다른 특징은 신앙을 감정이나 의지 중 하나로 환원하지 않는 균형감이다. 감정과 의지, 뜻이 조화를 이룰 때 신앙은 지속 가능해지며, 그 균형 속에서 하나님이 주시는 승리의 관을 바라볼 수 있다는 메시지는 오늘날 감정 과잉이나 의지 중심의 신앙 모두에 대해 의미 있는 성찰을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개인의 승리에 머물지 않고, 교회와 공동체의 승리로 시선을 확장한다. 제자훈련과 전도, 그리고 재생산의 사명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가 확장되는 과정 자체가 하나님의 승리 계획 안에 있음을 강조하며, 복음의 능력이 삶과 공동체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이는 제자훈련 목회와 분립개척을 통해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실제로 경험해 온 저자의 목소리이기에 더욱 설득력을 갖는다.

<이기는 신앙>은 패배주의가 일상이 된 시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더 크게 소리치기보다 더 깊이 뿌리내리라고 권하는 책이다. 이미 이긴 전쟁을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를 묻는 이 책은, 신앙의 본질로 돌아가 승리의 정체성과 방향을 다시 붙들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분명한 이정표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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