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이란에서 기독교 신앙을 이유로 유죄 판결을 받은 기독교인들이 성탄절을 전후해 잇따라 수감되거나 형 집행을 통보받은 것으로 전해졌다고 10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란 내 종교 자유 상황을 모니터링해 온 인권단체들은 이번 조치가 개종 기독교인과 가정교회 활동을 겨냥한 탄압의 연장선이라고 밝혔다.
이란 종교 자유 옹호 단체 ‘아티클18(Article 18)’은 최근 성명을 통해, 기독교 신앙을 이유로 실형을 선고받은 기독교인 3명이 지난 12월 중순 이후 실제로 수감되거나 형 집행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한 여성 기독교인은 성탄절을 불과 이틀 앞두고 교도소에 수감됐다.
기독교 신앙 이유로 5년형 집행…여성 개종자 성탄절 직전 수감
아티클18에 따르면, 나예레 아르자네(Nayereh Arjaneh)는 7월 7일 남편과 함께 가름사르(Garmsar)의 자택에서 체포된 뒤, 12월 23일 세므난(Semnan) 교도소에 수감돼 형 집행을 시작했다. 그는 ‘이슬람 율법에 반하는 일탈적 선전과 가르침을 확산했다’는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이는 기독교 신앙을 실천하고 외부에 드러냈다는 이유라고 단체는 설명했다.
아르자네는 총 10년형을 선고받았으나, 이란 법률에 따라 가장 중한 형인 5년의 실형만 집행된다. 그는 2025년 터키에서 열린 기독교 세미나에 참석한 뒤 체포된 개종 기독교인 가운데 한 명으로, 무조건적인 5년형 외에도 1억6500만 토만의 벌금, 케르만 주 쿠흐바난으로의 2년간 국내 추방, 2년간 출국 금지 처분을 받았다.
이와 별도로 ‘시오니스트 기독교 단체와 연계된 단체에 재정·물질적 지원을 제공했다’는 혐의로 추가 5년형과 벌금형도 선고됐다. 다만 종교적 신성 모독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남편은 암 투병으로 형 집행 보류…과거에도 신앙 이유로 처벌
아르자네의 남편 카셈 에스마일리(Qasem Esmaili)는 같은 사건으로 3년 6개월형을 선고받았으나, 암 치료를 위한 항암 치료 중이라는 이유로 현재까지 형 집행이 유예된 상태다. 아르자네는 앞서 2022년에도 기독교 활동과 관련해 6개월 집행유예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아티클18은 이란 내 기독교 개종자들이 공식적인 예배 장소를 가질 수 없고, 교회 건축이나 기독교 기관 설립이 금지돼 있어 일부 신자들이 인근 국가로 이동해 예배와 신앙 교육을 받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구금 중 심리적 고문 주장…보석금 상향 반복
아르자네는 체포 이후 약 40일간 구금됐으며, 최초에는 5억 토만의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다. 그러나 10월 7일 다시 소환돼 3일간 구금됐고, 이후 보석금이 20억 토만 이상으로 대폭 인상된 뒤에야 다시 임시 석방됐다.
아티클18은 그가 구금 기간 동안 사형 위협을 포함한 심리적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성탄절 예배 참석 이유로 체포된 형제, 4년형 집행 시작
이스파한 다스트게르드(Dastgerd) 교도소에서는 4년 전 성탄절 모임에 참석했다가 체포된 기독교인 형제 두 명이 각각 12월 16일과 20일 형 집행을 시작했다. 마흐무드 마르다니-카라지와 만수르 마르다니-카라지는 모두 50대의 기독교 개종자로, 개정된 형법 500조에 따라 ‘이슬람에 반하는 일탈적 선전 활동’을 했다는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들은 출소 후에도 2년간 고향인 이스파한 주에서 추방되고, 5년간 단체 가입이 금지되며, 각각 약 1500달러에 해당하는 벌금형도 선고받았다. 같은 사건으로 체포된 다른 기독교인 2명에 대해서는 기소가 취하됐다.
중상 입은 여성 수감자, 하반신 마비 우려로 임시 석방
또 다른 기독교 개종자 아이다 나자플루(Aida Najaflou)는 교도소 침대에서 추락해 척추 골절을 입은 뒤 하반신 마비 위험이 제기되면서 12월 21일 테헤란 에빈(Evin) 교도소에서 임시 석방됐다.
아티클18에 따르면, 두 자녀의 어머니인 나자플루는 항소가 진행 중인 17년형 판결과 관련해 7만5000달러가 넘는 보석금을 납부하고 석방됐다. 그는 2월 체포된 이후 수술을 받았으나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수감됐고, 이후 건강 상태가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나자플루는 기독교 신앙 활동과 관련해 총 17년형을 선고받았으나, 이 중 가장 긴 형량인 10년만 복역하게 된다. 그의 사건은 테헤란 혁명법원 15부에서 심리됐으며, 해당 재판부는 강경 판결로 알려진 아볼가셈 살라바티 판사가 주재했다.
가정교회·성탄절 예배가 범죄로…국제 지표서 이란 9위
아티클18은 나자플루 사건이 이란계 아르메니아인 부부와 다른 기독교 개종자들의 사건과 함께 심리됐으며, 이들에 대한 혐의에는 ‘국가안보 위협’과 ‘체제 선전 혐의’ 등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단체는 해당 판결들이 모두 가정교회 설립, 기도 모임, 성탄절 예배 등 평화적인 종교 활동에 근거해 내려졌다고 밝혔다.
한편 국제 기독교 박해 감시 단체 오픈도어(Open Doors)가 발표한 ‘2025 세계 기독교 박해 지수(World Watch List)’에서 이란은 기독교인이 가장 살기 어려운 국가 50곳 가운데 9위에 올랐다. 보고서는 강한 박해 속에서도 이란 교회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