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 기독교-이슬람 공개 대화 이후 전도자 피살…동부 지역서 종교 갈등 다시 수면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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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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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신앙 대화 직후 벌어진 살해 사건, 동부 우간다 교계에 큰 충격
무릎을 꿇고 성경을 받는 우간다 사람(사진은 기사와 무관). ©기독일보 DB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우간다 동부 지역에서 기독교와 이슬람 간 공개 대화 행사가 열린 직후, 기독교 전도자가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해 지역 사회와 교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고 29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현지 소식통들에 따르면, 지난 12일 우간다에서 활동하던 기독교 전도자 콩코나 카시무(Konkona Kasimu)가 공개 신앙 대화를 마치고 이동하던 중 공격을 받아 숨졌다.

카시무는 이슬람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인물로, 성경과 꾸란에 모두 정통한 전도자로 알려져 있었다. 그는 이강가(Iganga), 마유게(Mayuge), 진자(Jinja), 캄팔라(Kampala) 등 여러 지역에서 기독교-이슬람 대화와 복음 전도 활동에 참여해 왔으며, 향년 42세였다.

부시아에서 열린 공개 대화 집회, 개종자 발생 이후 긴장 고조

카시무가 소속된 뉴에덴교회(New Eden Church)는 지난 12월 8일부터 12일까지 우간다 동부 부시아(Busia) 지역에서 야외 공개 신앙 대화 행사를 진행했다. 교회 측은 남성 전도자 3명과 여성 전도자 1명으로 구성된 4인 사역팀을 파송했으며, 카시무가 주 강연자로 나서고 나머지 팀원들은 상담과 새신자 양육을 맡았다.

행사 마지막 날에는 여러 명의 무슬림 참가자가 공개적으로 기독교로 개종 의사를 밝히면서 현장 분위기가 급격히 긴장 상태로 전환됐다. 교회 지도자들에 따르면, 현지 기독교인들은 카시무의 신변 안전을 우려해 그를 잠시 보호했으며, 같은 날 저녁 사역팀은 부시아를 떠나 이강가 지역으로 이동했다. 이강가는 당시 위치에서 약 108킬로미터 떨어진 지역이었다.

이동 중 습지대에서 피습…동행 전도자는 중상 입고 생존

CDI는 해당 사건이 12일 오후 6시 30분경 발생했다고 밝혔다. 전도팀은 오토바이 두 대를 이용해 이동 중이었으며, 카시무는 팀원 레첼 키아쿠와(Recheal Kyakuwa)와 함께 한 대의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했다. 나머지 두 명의 전도자는 별도의 오토바이를 이용했다.

일행이 나칼라마(Nakalama) 습지대를 통과하던 중, 이슬람 복장을 한 남성 4명이 길을 막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키아쿠와는 당시 이들이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로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 중 한 명이 부시아에서 열린 공개 대화에 참여했던 전도자 카시무를 알아본 뒤, 갑작스럽게 그의 머리를 가격했다고 증언했다.

키아쿠와는 이후 자신도 공격을 받았으며, 곧 의식을 잃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다른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던 두 명의 전도자는 현장을 벗어나 피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상을 입은 카시무는 이후 숨졌으며, 키아쿠와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교회 지도자들 “전도 사역을 겨냥한 표적 공격”으로 규정

카시무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우간다 동부 지역의 기독교 공동체 전반에 깊은 슬픔이 퍼졌다. 교회 지도자들은 이번 사건을 그의 전도 활동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표적 공격으로 보고 있다.

뉴에덴교회 이강가 지교회를 맡고 있는 예레미야 카소웨(Jeremiah Kasowe) 목사는 카시무의 죽음에 대해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는 사역을 감당하던 중 희생됐다”고 말했다. 그는 카시무가 성경과 꾸란을 모두 깊이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많은 사람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해 왔다고 전했다.

경찰 수사 착수…공식 입장은 아직 발표되지 않아

우간다 경찰은 이번 피살 사건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으나, 기사 작성 시점까지 공식적인 조사 결과나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현지 교계는 사건의 철저한 진상 규명과 가해자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그동안 현지 언론과 국제 기독교 인권 단체들이 기록해 온 우간다 내 기독교인 박해 사례 중 하나로 전해졌다. 특히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종교적 긴장이 반복적으로 보고돼 왔다.

종교의 자유 보장 헌법에도 불구하고 현장 긴장은 지속

우간다 헌법과 관련 법률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며, 개인이 자신의 신앙을 전파하거나 다른 종교로 개종할 권리를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현지 상황에서는 이러한 법적 보장과 별개로 종교 간 갈등과 폭력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간다 전체 인구 가운데 무슬림 비율은 약 12% 이하로 알려져 있으며, 동부 지역에 비교적 높은 비중으로 분포해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종교 간 공존과 신앙의 자유를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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