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13세에 총신대 합격… 즐거운 배움과 소명이 만든 결과

혹독한 훈련 아닌 즐거운 배움·사명 중심 진로 선택
만 13세에 총신대 합격한 남궁한나 양.

‘만 13세에 대학 합격’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이들은 반사적으로 ‘천재’, ‘조기교육의 산물’, ‘혹독한 훈련’을 떠올린다. 어린 시절의 놀이와 여유를 포기한 채 성적과 스펙을 위해 달려왔을 것이라는 선입견도 자연스럽게 뒤따른다. 그러나 올해 총신대학교 기독교교육과에 최연소로 합격한 남궁한나 양의 이야기는 이러한 통념과는 다른 궤적을 보여주고 있다.

남궁한나 양의 대학 합격 과정은 비범한 지능이나 극단적인 학습 방식의 결과라기보다, 즐거운 배움의 경험과 의도적으로 조성된 교육 환경, 그리고 분명한 신앙적 소명이 맞물린 결과로 드러났다. 특히 조기 입학이라는 결과 이면에 자리한 학습 태도와 선택의 기준은 한국 사회의 교육 풍경에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저는 즐겁게 공부했다”… 혹독한 훈련 대신 지속 가능한 배움의 일상

남궁한나 양의 합격 소식이 알려진 뒤, 한나양의 부친이 SNS를 통해 이를 전하자 다양한 반응이 이어졌다. 그중에는 “딸이 뼈 빠지게 고생해서 대학에 간 것인데, 무슨 은혜냐”는 반응도 있었다. 조기 대학 입학이라는 결과 앞에서 많은 이들이 극단적인 희생과 혹독한 노력을 떠올린 것이다.

그러나 정작 한나 양의 대답은 담담했다. 그는 자신의 공부에 대해 “제 힘의 60% 정도만 썼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의 일과는 흔히 떠올리는 스파르타식 학습과는 거리가 있었다. 오전에는 집에서 개인 학습을 진행했고, 오후에는 대안학교 과제를 수행하며 비교적 여유 있는 일상을 보냈다.

이 여유는 학습에 대한 긴장감의 부재가 아니라, 배움 그 자체에서 느끼는 즐거움에 기반한 것이었다. 한나 양은 “대안학교에서 배운 것들이 정말 재미있었다”고 고백했다. 이 같은 학습 경험은 목표 달성을 위해 자신을 소진시키는 방식이 아닌, 즐거움 속에서 배움이 축적될 때, 오히려 깊은 성취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디지털 미디어 대신 책으로 채운 성장기, 700권 독서가 만든 사고력

남궁한나 양의 사고력과 이해력의 배경에는 독서 중심의 성장 환경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는 책을 좋아하게 된 이유로 “애니메이션을 거의 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부모는 영상 미디어 대신 책을 직접 읽어주는 방식을 선택했고, 그 환경 속에서 독서는 특별한 활동이 아니라 일상의 일부가 되었다.

지금까지 읽은 책은 700권 이상으로 알려졌으며, 올해에만 약 100권의 독서를 이어갔다. 이러한 독서 경험은 단순한 지식 축적을 넘어 사고의 깊이를 형성하는 토대가 됐다.

이 점은 대학 면접 과정에서도 드러났다. 인공지능과 데이터 관련 질문이 제시됐을 때, 질문의 난도가 높아 내용을 이해하는 데 시간이 걸리자 교수로부터 재촉을 받는 상황도 있었다. 그러나 한나 양은 질문의 구조를 끝까지 파악한 뒤 자신의 언어로 생각을 정리해 답변했다. 이는 압박 속에서도 사고를 멈추지 않는 힘이 독서를 통해 길러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명문대보다 사명 선택… 총신대 기독교교육과를 택한 이유

남궁한나 양의 선택 기준은 대학 진학 과정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났다. 한나 양은 “지금 총신대학교에 입학하기와 6년을 더 공부해 서울대학교에 입학하기 중 무엇을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지금 총신대학교”라고 답했다.

이 선택의 배경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먼저 총신대학교가 기독교 공동체 안에서 갖는 신뢰와 상징성이었다. 한나 양에게 총신대는 단순한 학벌이나 명성의 공간이 아니라, 자신의 신앙과 사명을 구체화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또 하나의 이유는 전공 선택과 직결돼 있었다. 그가 평생의 소명으로 삼고자 한 기독교 교육 전공은 서울대학교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 같은 판단은 사회적 ‘최고’라는 기준보다 자신의 정체성과 목적을 우선시한 결정으로 평가된다.

나이 차이를 두려움이 아닌 동기로… “세 배 더 노력하겠다”

만 13세의 나이로 대학 생활을 시작하는 것에 대해 주변에서는 적응 문제를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남궁한나 양은 나이 차이에 대한 두려움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교회 공동체와 홈스쿨링, 세대 통합 교육을 통해 이미 다양한 연령대와 소통해 온 경험을 쌓아왔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그는 나이 차이를 노력의 기준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언니, 오빠들이 저보다 더 많이 알고 더 성숙할 테니까, 저는 지금보다 세 배는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에는 타인에 대한 존중에서 비롯된 학문적 겸손과 스스로에 대한 사회적 자신감이 담겨 있다. 이는 조기 입학 학생에 대한 편견을 넘어, 한 사람의 성숙함이 어디에서 형성되는지를 보여주는 모습니다.

성공, 더 혹독한 훈련보다 분명한 목적

남궁한나 양의 사례가 주목받는 이유는 조기 대학 합격이라는 결과 그 자체에 있지 않다. 그의 이야기는 오늘날 교육과 성공을 바라보는 사회적 관점에 질문을 던진다. 의도적으로 조성된 학습 환경의 힘, 명성보다 사명을 선택한 진로 판단, 그리고 소진되지 않는 즐거운 노력이 어떻게 한 사람의 성장을 이끌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남궁한나 양의 여정은 성공이 더 많은 희생과 무리한 훈련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분명한 목적과 방향 속에서 이루어질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조기 합격이라는 결과 뒤에 놓인 그의 선택과 태도는 교육의 본질에 대한 성찰을 다시 한 번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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