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선교협회, 20년째 전국 노숙인·독거노인에 김장김치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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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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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서귀포 안덕면 동광경로당에서 예수선교협회 측이 직접 담근 백김치를 받고 기뻐하는 어르신들 ©예수선교협회

전국 노숙인 무료배식 사역을 365일 이어오고 있는 예수선교협회(대표 최영주 목사)가 올해도 김장 나눔을 진행했다. 협회는 매년 공주와 제주에서 총 16톤가량의 김치를 담가 노숙인은 물론, 독거노인과 취약계층에 전달하고 있다.

예수선교협회는 1989년 최영주 목사(공주 사도행전교회)에 의해 설립된 초교파 선교단체로, 창립 이후 38년간 가장 어려운 이웃을 찾아 섬기는 일에 집중해 왔다. 현재는 제주 탑동을 비롯해 부산역, 대전역, 천안역, 수원역 등에서 매일 배식을 진행하며 김치 소비량도 상당하다.

협회는 단순한 나눔이 아니라, 선교 현장에서 직접 만난 사람들에게 김치를 전달한다. 특히 자녀 없이 혼자 지내는 어르신, 중풍 환자, 알콜·정신질환으로 외부와 단절된 이웃들이 주요 대상이다. 협회 관계자는 “도움이 절실하지만 사회적 연결망이 거의 없는 분들”이라며 “오랜 기간 방문하며 관계를 쌓아 신뢰가 열렸다”고 설명했다.

배추 준비부터 김장, 배송까지 전 과정은 자원봉사자로 채워진다. 협회는 자체 제작한 탁자와 절굼통으로 대량 김장을 진행하며, 조미료 대신 천연 재료를 사용해 김치를 만든다. 새우젓·멸치액젓·늙은 호박·무·양파·배 등을 아낌없이 넣어 깊은 맛을 낸다.

김장김치는 역전 배식에 사용될 뿐 아니라 전국 약 700가정, 제주 100여 노인회관에 전달된다. 지역 교회가 물류 거점을 담당하며 강원, 충청, 경상, 전라, 제주 등 전국 곳곳으로 이동하거나 택배 배송도 병행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4박 5일 일정으로 김장 나눔을 진행할 정도다.

협회는 최근 한 노인회관 방문 사례를 전했다. 제주 이남연 할머니(95)는 가정사를 잃고 삶의 의지를 잃은 채 혼자 지내왔지만, 협회 봉사자들이 10년에 걸쳐 방문하며 지지를 이어오자 차츰 마음을 열었다. 김치 나눔을 받은 후 할머니가 감사의 눈물을 흘렸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예수선교협회는 나눔의 본질은 복지 지원보다 관계 회복에 있다는 입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가난한 이웃은 우리를 돕는 사역의 대상이 아니라, 하나님 안에서 가족”이라며 “한 사람의 빈 밥상에 밥 한 숟가락이 채워지는 일이 곧 복음의 현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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