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라카인주 병원 공습… 민간인 피해 속 내전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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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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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 이후 5년째 이어진 군부 독재… 공습 강화에 국제사회 우려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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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 쿠데타 이후 내전이 이어지고 있는 미얀마에서 정부군이 서부 라카인주에 위치한 한 병원을 공습해 민간인을 포함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각) BBC는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정부군이 지난 10일 밤 방글라데시와 인접한 라카인주 므라우크 우 읍의 병원을 폭격해 최소 34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폭격을 받은 병원은 라카인주에서 활동 중인 소수계 무장단체 아라칸군(Arakan Army)이 장악한 지역에 위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지역은 정부군과 아라칸군이 오랜 기간 격렬하게 충돌해 온 분쟁 지역으로, 최근 들어 정부군의 공습이 더욱 빈번해지고 있다.

라카인주 병원 공습과 관련해 아라칸군은 사상자 대부분이 병원 내에 있던 민간인이었다고 주장했다. 의료시설이 공격 대상이 되면서 인명 피해가 커졌고, 민간인 보호 원칙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미얀마에서는 2021년 2월 아웅산 수지 주도의 민선 정부가 군부 쿠데타로 붕괴된 이후, 군부 독재 정권과 반군부 민주화 세력 간 내전이 5년째 이어지고 있다. 쿠데타 이후 시위 진압과 무력 충돌 과정에서 정부군에 의해 약 8천 명에 가까운 민간인이 숨지고, 3만 명 이상이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군부 세력은 민주화 운동 조직을 중심으로, 수십 년간 분리 독립을 요구해 온 소수계 민족 무장단체들과 연대해 정부군에 맞서고 있다. 이로 인해 미얀마 전역의 변방과 접경 지역에서 무력 충돌이 확대되고 있으며, 군부는 통제력 회복을 명분으로 공습을 강화하고 있다.

BBC는 최근 미얀마 정부군이 소수계 무장세력이 장악한 접경 지역을 탈환하기 위해 전투기뿐 아니라 패러글라이더를 이용해 폭탄을 투하하는 등 공습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민 아웅 흘라잉 장군이 이끄는 군부 정권은 오는 28일 총선을 실시해 국정 정상화를 대외에 선전할 계획이다. 그러나 민주화 세력과 소수계 무장단체들은 해당 선거가 자유롭고 공정하지 않은 ‘가짜 총선’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선거 보이콧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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