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학교 줄고 사학 신앙교육 위축… 기독교교육의 미래는?

한국기독교교육학회 ‘전환기적 시대, 기독교교육의 설 자리’ 주제 추계학술대회 개최
2025 한국기독교교육학회 추계학술대회 참석자 단체 사진. ©한국기독교교육학회 제공

한국기독교교육학회(회장 박은혜)가 29일 오전 서울 동작구 소재 총신대 사당캠퍼스 종합관에서 ‘전환기적 시대, 기독교교육의 설 자리’라는 주제로 2025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제발표는 신승범 박사(서울신대)를 좌장으로, 임창호 박사(장대현중고등학교 교장)가 발제하고, 신현호 박사(장신대)가 논찬했다.

◇ 한국교회 성장 둔화와 교육현장 붕괴 현실

임창호 박사는 “1970~80년대에 급성장한 한국교회는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성장의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하였고, 지금까지 특별한 반전 없이 쇠퇴해 오고 있다”며 “한국교회 성장의 쇠퇴는 교회교육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초·중·고 기독교 사립학교, 기독교 대학, 신학대학원(신학교), 신학과, 기독교교육과 등 기독교교육이 시행되는 모든 현장에 도미노식 동반 하락을 촉진시켰다”고 했다.

이어 “목회데이터연구소는 2024년 보고서에서, 1999년 전국 교회학교 재적 학생 수는 120만 명을 넘었으나 2024년에는 40만 명 이하로 감소하였다고 지적한다. 지난 26년 동안 교회교육은 반토막을 넘어서 3분의 1 토막이 된 것”이라며 “이러한 속도라면 2030년에는 한국교회 주일학교 학생 수의 90%가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현상은 단순한 인구절벽으로 인한 자연 감소 수준이 아니라, 교회 내 석고화된 체질로 인한 신앙 현성의 구조적 붕괴를 의미한다”며 “기독교교육 전문가들과 교회 지도자들은 더 이상 외부 환경 요인 탓만 할 것이 아니라, 뼈를 깎는 자기 성찰과 더불어 획기적인 생존 전략과 대책을 마련해야만 한다”고 했다.

◇ 위기의 본질, 제도의 실패보다 ‘관계의 상실’

그는 “교육시설이 첨단화되어 있고 일꾼과 재정이 풍부한 소수 대형교회들은 이러한 교회교육의 심각성이 피부에 와 닿지 않을 수 있다”며 “그러나 한국교회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작은 교회들에게는 매우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기독교 사립학교의 신앙교육 상황도 예외가 아니다. 2010년 대광고등학교 강우석 사건 이후, 종립학교의 경우라도 학생 개인 종교의 자유가 보장될 수 있는 교과과정이 대체 편성되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자, 전교생 대상 기독교교육은 더욱 위축되었다”며 “평준화 제도에 따른 학생 강제 배정이라는 맥락에서 비롯된 사건이었지만, 이 사건을 기점으로 전국 기독교학교들의 적극적인 기독교종교교육에 제동이 걸린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기독교교육의 위기는 제도의 실패라기보다 관계의 상실에서 비롯되었다”며 “슐라이어마허의 공동체적 신앙 형성의 강조와 사교성이론은 신앙의 본질이 관계 속에서 형성된다는 점을 신학적으로 보여주며, 공동임팩트는 그 관계를 구조적으로 조직화하는 전략적 틀을 제공한다”고 했다.

◇ 향후 기독교교육의 4가지 방향

2025 한국기독교교육학회 추계학술대회 진행 사진. ©한국기독교교육학회 제공

임 박사는 “장대현학교 사례는 이 두 이론이 결합할 때, 신앙이 공동체적으로 형성되고, 사회적으로 확장되는 실제 모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먼저, 개인화된 신앙에서 공동체를 통한 관계적 신앙의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 교리 전달 중심 교육에서, 함께 살아가는 경험과 사교적 대화를 통해 신앙이 형성되는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둘째로 공동체 생활 속에서 다문화·다배경 청소년이 사교성을 발휘하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며 “서로 다른 출신과 상처를 지닌 학생들이 기숙공동체·학생자치·상담과 기도회를 통해 갈등을 조정하고, 인격·신앙·전인적 회복을 이뤄가는 과정을 교육의 핵심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또 “셋째로 지역의 다양한 기관과 협력 구조를 갖추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교회·학교·기업·지자체·시민단체·해외 네트워크와 연계하여, 신앙교육을 특정 기관의 과제가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의 공동 사명으로 재구성해야 한다”며 “한 아이를 교육하는데는 마을 전체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아프리카 격언에 우리는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 “넷째로 공공성을 지닌 신앙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교회 안과 교실 안에 갇힌 신앙교육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공적 영역 속에서 신앙이 관계와 정의, 평화와 통일의 실천으로 드러나도록 해야 한다”며 “열악한 환경의 시대를 맞아 기독교 교육의 설 자리는 제도 속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교실 안이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 교회 울타리 안이 아니라 세상 한복판에서 다시 세워져야 한다”고 했다.

◇ 기독교교육, 공동체 안에서 사교적 관계 지향적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그는 “지난 11년간 장대현학교는 가장 열악한 환경에 처한 학생들에게 신앙공동체와 공동임팩트 협력체계를 통해 신앙이 탄탄해지고 연대감이 확실해지며, 개인적으로 힐링을 넘어 자신감과 정체성이 확고해지고, 가정과 이웃과 사회에 공헌하며 희망을 보여주는 교육을 실천하였다”고 했다.

아울러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실험과 도전은, 기독교 신앙교육 혹은 교회교육이라 할지라도 공동체 안에서, 사교적 관계 지향적인 시스템으로 전환한다면, 지역의 어느 기관과도 공동임팩트 조직을 활용하여 협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한국교회와 지역사회에서 누구와도 협력 가능한 열린 희망의 징표”라고 했다.

이어 논찬을 한 신현호 박사는 “발제자는 기독교교육의 위기의 해법을 이론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것에 그칠 것이 아니라 실천적 대안을 모색하고, 나아가 이를 통한 대안적 이론 재구성과 다층적 연대로 나아갈 것을 요청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기독교교육이 활로를 찾는 과정에 공헌을 하고 있다”고 했다.

신 박사는 “140주년을 지나고 있는 한국 개신교 역사를 통해 발견할 수 있듯이 한국교회의 출현과 기독교교육의 개화는 홀로가 아닌 연합, 하나님 나라를 지향하며 공공성을 강조하는 교육 실천을 통해 이루어졌다”며 “본 연구는 한국 기독교교육의 회복의 씨앗이 위기의 본질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과감하게 그리고 함께 실천할 것을 도전한다는 점에서 큰 가치를 지닌다”고 했다.

또 “공동체적 신앙과 관계, 사교성을 개인 차원의 기독교교육에 그치지 않고 다문화·다배경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학교, 그리고 이를 품어 안는 교회와 지역사회, 정부, 기업 간의 상호연대를 요청함으로써 결국 기독교교육을 통해 배출되는 미래 세대가 포용적이며 세계시민으로까지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임을 발견하도록 안내한다”며 “이는 한국 교육과 기독교교육의 대안적 교육운동의 일환으로서 30여년 전에 시작된 기독교대안학교 진영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분과 발표순서도 진행됐다. 교수-학습분과에는 △임수아 박사(건국대)가 ‘소규모 기독대학에서 만학도의 학업 적응과 전략’ △권용섭 박사(백석대)가 ‘노인 자살 예방을 위한 기독교적 교육프로그램 개발’이라는 주제로, 교회교육 분과에는 △이민화 박사(장신대)가 ‘습관형성 개념의 기독교교육적 재해석: 자발성, 숙련성, 공동체성, 실천성을 중심으로 △박진철 박사(한일장신대)가 ‘응시당하는 교회, 응답하는 공동체: Gen Z Stare 현상과 교회교육의 전환’이라는 주제로, 학교교육 & 평생교육분과에는 △박현정 박사(명지대)가 ‘국제형 기독대안학교 교사의 직무연수 요구 분석과 연수체계 개발 방안’ △김민호 박사(백석대)가 ‘은퇴 노년층의 AI 학습 경험에 나타난 인식 변화 탐색: AI 평생교육 수업사례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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