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이 21일 오후 양재온누리교회 화평홀에서 ‘AI, 기독교 대책’이라는 주제로 제49회 영성학술포럼 기도회 및 발표회를 개최했다.
개회사를 전한 김영한 박사는 “인류는 인공지능을 선용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인간 지배 우려에 관하여 선제·비판적 성찰을 해야 한다”며 “초인공지능은 인간의 규제를 벗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신이 되고자 하는 인공지능은 제2의 선악과를 따먹는 범죄로서 인간 스스로 자기 멸절을 초래하는 제2의 반란이다. 이에 대해 인류는 인공지능에 대한 선제적 규제 장치를 고안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진 발표회에서는 ▲김성원 박사(전 나사렛대 부총장)가 ‘AI 시대 기독교의 역동성: 신학적 성찰’ ▲권문상 박사(전 웨신대 부총장)가 ‘미래 교회의 공간 개념: AI 융합형 메타버스와 대면 모임의 이중 구조’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 “AI 시대 준비한 과학 친화적인 정통주의 교회, 부흥할 것”
김성원 박사는 “AI는 주어진 데이터와 정보를 정교하게 프로세스하고 시뮬레이션하지만, 초-환원적인 영적 지평에 대한 메타인지 현상은 알고리즘으로 접근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AI는 ‘창발적 의식’을 가진 인간에 대한 해석은 한계가 있다. 창발적 즉 창조적으로 존재하는 인간의 생명과 의식에 대한 프로세스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AI는 첨단 과학이 신비스럽게 여기는 모든 하늘의 궤도와 그 법칙의 우주 오케스트레이션의 근본 원인을 해석하지 못할 것”이라며 “AI의 모든 통합정보의 모든 것의 이론이 되는 로고스의 진리를 알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박사는 “AI 시대에 기독교의 초-환원적인 영원한 진리의 지평은 과학의 한계와 메마른 디지털 문명의 광야에서 오히려 더욱 빛날 것”이라며 “인류는 과학 문명이 발달할수록 우주의 기원과 생명의 근원 그리고 의식의 본질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지면서 창조주의 경이로운 섭리와 경륜에 접근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또 “메마른 디지털 광야에서 견디기 어려운 갈증을 느끼는 젊은이들은 생명수를 찾기 시작하고 있다”며 “감당하기 어려운 빅데이터 정보 홍수와 디지털 비만의 위기에 처한 젊은이들은 초-대칭적으로 신비롭게 일어나는 하늘의 평안을 동경하기 시작하고 있다. 디지털 디스토피아의 위험한 사회적 환경은 기독교 영성의 역동적 움직임이 일어날 조짐을 보이며 흐르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나 “교회는 AI의 고등 수행 능력이나 과학적 지식을 무시하거나 버릴 수는 없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며 “실용적 AI 연구자 이선 몰릭(Ethan Molick)은 인류는 인공지능과 공존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했다”고 했다.
그는 “과학적 지식만 신뢰할 수 있다는 과학적 지성주의는 세상을 기계적으로만 볼 수 있게 하는 위험이 있다”며 “반면에 과학을 배척하는 교회의 반-과학주의도 하나님의 경이로운 창조 질서의 계시를 외면하는 위험이 될 수 있다. 이제 적지 않은 과학자들과 신학자들이 종교와 과학의 공존 시대가 되어가고 있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과학기술 문명과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달해도 인류는 생명과 죽음이 있는 한 종교와 동행하게 될 것”이라며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차원에서 인류는 세상의 궁극적 가치와 의미 그리고 영원한 생명의 원형을 제공하는 영적 지평을 갈망할 것이다. 기독교의 영원한 생명과 평화와 사랑을 다시 바라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박사는 “미래교회는 기독교 진리를 과학 친화적으로 세련되게 소통하는 과학 친화적 선교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어가고 있다. 이미 과학자들은 기독교 친화적인 주장을 적지 않게 하고 있다”며 “교회는 과학의 3대 불가사의 즉 우주의 기원, 생명의 기원, 의식의 기원에 대한 근본적인 답을 가지고 있다. 교회는 신학교육, 교회의 기독교 교육, 제자훈련 등 사역 현장에서 과학 친화적인 정교한 사역을 시급하게 정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AI 시대를 면밀하게 준비한 과학 친화적인 정통주의 교회는 놀랍게 부흥할 것이다. 준비된 미래형 교회는 인간-신이 되려는 AI의 디지털 바벨탑의 위험과 디지털 디스토피아의 한계에서 영원한 진리와 성스러움을 감동적으로 나누면서 힘차게 도약할 것”이라며 “AI 시대의 미래교회의 역동적인 부흥은 희망 사항이 아니라 현실이 될 것”이라고 했다.
◆ 미래교회, 가상·현실 두 공간의 이중적 의미 확보할 때, 공동체적 실존 지속 가능
권문상 박사는 “공간이란 사회적 관계 형성을 핵심 요소로 갖고 있기에 현실뿐만 아니라 가상 세계 역시 장소적 개념이 아닌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경험인 것”이라며 “성경적으로도 교회라는 공간이 본질적으로 하나님의 나라 개념과 같이 하나님이 통치하는 성령의 활동 영역이고, 하나님의 주되심이 드러나도록 주도적 역할을 하는 성도들임을 확인한다면, 이상의 이중적 공간 개념이 타당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문제는 현실 공간을 중시하는 자와 가상공간의 실체를 인정하는 자들 사이에 거의 모두 이 두 공간을 배타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데에 있다”며 “교회의 실제 장소 안에서만 예배와 신앙생활이 의미가 있다고 말하거나, 가상공간을 교회 자체로 여겨 교회의 실제 공간 참여를 무의미하게 보려는 것이 그것”이라고 했다.
또한 “이 둘을 혼동하여, 가상공간의 교회됨을 인정해야 하는 것이 주제인 듯 말하면서 현실 공간을 제외한 채 논의하다가, 갑자기 직접적 경험이 가능한 현실 교회 공간도 무시할 수 없어서 애써 이 공간도 수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며 “즉 두 공간이 어떻게 각각 확보될 수 있는지 그리고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지에 관해서는 말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권 박사는 “그러나 현실과 가상, 이 두 공간이 이중적 구조를 지닌다고 말할 때, 우리는 교회의 공간을 비로소 성공적으로 개념화한다”며 “현실과 가상공간 각각의 존재를 인정하면서도 각 공간만으로는 근원적 한계가 있음을 수용하여 상호 보완함으로 궁극적으로 각 공간의 실재를 실현할 수 있다. 미래의 교회는 이 두 공간의 이중적 의미를 확보할 때, 공동체적 실존이 지속 가능하다”고 했다.
한편, 앞서 개회예배에서 ‘그리스도인의 도피성’(수 20:1~6)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최윤배 교수(장신대 명예교수)는 “오늘날 우리의 도피성은 성 삼위일체 하나님과 교회”라며 “도피성이신 하나님 아버지 품속에 있어야 사랑에 굶주리지 않고, 뜨거운 사랑을 경험하며, 예수님 안에 있어야 다시는 정죄 받지 않고, 고통과 심판과 저주와 죽음으로부터 벗어나 구원받아 영생 복락을 누린다”고 했다.
아울러 “도피성이신 성령님 안에 있어야 풍성한 성령의 은사를 받아 능력 있게 일하고, 성령의 풍성한 열매를 통해 그리스도의 마음과 인격을 닮아가게 된다”며 “도피성인 교회 안에 있어야 하나님의 모든 은혜와 구원을 받아 하나님 나라의 풍성한 삶을 누리고, 하나님 나라를 전파하다가 장차 눈물과 고통이 전혀 없는 영광스런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게 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