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총동문회는 11일 서울 구로구 소재 예수비전교회(담임 도지원 목사)에서 제37회 정암신학강좌 ‘여성 안수 어떻게 볼 것인가?’를 개최했다. 먼저 임경근 목사(고신대 교수)는 ‘네덜란드 개혁교회의 여성 직분자 허용 과정 탐구’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임 목사는 “종교개혁은 가정에서 어머니의 역할을 재확인하는 사건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여자가 가정에서 어머니의 역할에서 벗어나 여성 목사, 장로 등 여러 역할로 확장되는 추세가 있는데, 이것은 기형”이라고 했다.
이어 “‘이는 아담이 먼저 지음을 받고, 하와가 그 후며, 아담이 속은 것이 아니고 여자가 속아 죄에 빠졌음이라. 그러나 여자들이 만일 정숙함으로써 믿음과 사랑과 거룩함에 거하면 그의 해산함으로 구원을 얻으리라’(디모데전서 2장 13-15절)에서 바울은 변치 않는 창조 질서에 호소해 여자의 가르침 금지와 순종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시대에 대한 하나님의 명령과 적용은 시대에 제한된다는 개념이 아니라 성경은 시대에 제한되지 않고 시대를 섬긴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디모데전서 2장 13-15절과 함께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라. 그들에게 말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니 이는 율법에 따른 것이며, 오직 복종할 것이다’(고린도전서 14장 34절)라는 구절이 당시 각 교회가 처한 상황적 맥락에 따라 여성의 안수를 금지하려는 명령이 아니라는 주장도 제기한다.
즉, 디모데전서 2장 13-15절은 당시 만연했던 천사숭배 등 이단사상에 대처하기 위해, 그리고 고린도전서 14장 34절은 당시 고린도교회의 예배가 혼란스러웠던 상황을 바로잡기 위한 바울의 조언이었다고 해석한다. 바울이 말한 ‘잠잠하라’는 영구적 금지가 아니라 당시의 질서 회복을 위한 목회적 지침이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효남 교수(총신대)는 “존 칼빈 등 개혁파 신학자들은 ‘이는 아담이 먼저 지음을 받고, 하와가 그 후며, 아담이 속은 것이 아니고 여자가 속아 죄에 빠졌음이라’(디모데전서 2장 13절)를 중심으로 여성의 가르침을 반대했다. 즉 해당 구절의 근거가 되는 창세기 2장 21절과 3장 16절이 타락 이전과 이후 모든 인류에게 적용돼야 할 하나님의 뜻이자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질서라고 본 것”이라며 “즉 여성의 복종이 특정한 상황과 장소에만 국한되는 특별원리가 아닌 창조에 뿌리를 둔 보편적 원리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위 구절들은 보편적 원리로서 여성 안수 곧 여성의 다스림과 가르침을 금지하는 근거로 작용한다”며 “이는 남성이 군림하기 위함이 아닌 여성을 위한 다스림으로, 억압과 군림의 관계가 아닌 자발성과 사랑의 관계”라고 했다.
한편, ‘만인제사장직’에 근거한 여성 안수 개방 주장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임경근 목사는 “모든 그리스도인은 왕, 제사장, 선지자적 직분을 맡고 있으니, 직분에도 여성이 참여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논리는 루터가 성직자의 중보적 사역을 반대하며 사용한 것일 뿐”이라며 “이를 여성 안수 찬성의 논리로 적용하는 것은 루터의 의도가 오용된 것”이라고 했다.
또한 사사 드보라의 존재로 여성 안수는 허용돼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김진수 교수(합신대)는 “사사는 왕이 세워질 때까지만 활동했던 임시적 인물로 항존 직분이 아니었다”고 했다. 그는 “사사의 주된 임무는 재판보다 군사적인 것에 치중됐다”며 “당시 정상적으로 사사 직분을 수행할 남자가 없었기에 드보라 사사는 극히 예외적인 현상이었을 뿐이다. 사사 직분의 독특성과 이례성은 드보라가 여성 안수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