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기독교인, 교회 파괴와 성직자 살해 속 점점 심화되는 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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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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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 기독교인과 소수종교에 대한 탄압 강화… “국제사회, 신앙자유 수호 위해 즉각 행동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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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는 미얀마 군부가 기독교인과 기타 소수종교 공동체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면서 국제사회의 긴급한 대응 요구가 커지고 있다고 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기독교 인권단체 크리스천 솔리더리티 월드와이드(Christian Solidarity Worldwide, 이하 CSW)는 최근 발표를 통해 “군사정권의 종교 박해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국제사회의 즉각적인 개입을 촉구했다.

CSW와 종교자유연대(Freedom of Religion or Belief Network, FoRB)에 따르면, 2021년 2월 쿠데타 이후 미얀마 군부는 의도적으로 220개 이상의 교회를 파괴하고, 공습·포격·고문 등을 통해 최소 85명의 성직자를 살해했다. 특히 기독교인이 다수 거주하는 친(Chin) 주가 군의 주요 공격 대상이 되고 있으며, 수많은 교회와 마을이 잿더미로 변했다.

CSW는 이를 ‘초토화 전략(scorched-earth strategy)’이라고 규정하며, 군부가 예배당을 파괴할 뿐 아니라 약탈하고, 인근에 지뢰를 설치하며, 심지어 교회를 임시 병영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지역에서는 가정교회 모임이 금지됐으며, 신자들은 경찰에 예배 일정과 참석자 명단을 제출하도록 강요받고 있다.

CT는 박해는 기독교인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불교 사원, 이슬람 사원, 그리고 로힝야 무슬림 공동체도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군부는 2024년 2월 제정된 ‘징병법’을 이용해 로힝야족을 강제로 징집하고 전투 지역의 ‘인간 방패’로 내몰고 있다는 보고가 나왔다. 이미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집단학살 혐의로 조사받고 있는 로힝야족의 고통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차별은 재난 구호 영역에서도 이어졌다. 지난 3월 미얀마 중부를 강타한 규모 7.7의 지진 이후, 만달레이 종교행정청은 교회와 이슬람 사원은 ‘원래의 설계와 크기’로만 재건을 허용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이 제한은 불교 사원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그 결과 많은 기독교 예배당이 폐허로 남거나 복구되지 못하고 있다.

한편, 미얀마 군부 지도자 민 아웅 흘라잉(Min Aung Hlaing)은 자신을 ‘불교 수호자’로 내세우며, 기독교인과 무슬림을 ‘외세의 사주를 받은 국가의 적’으로 몰아세우고 있다. CSW는 이 같은 선전전이 군부의 ‘포컷(Four Cuts)’ 전략의 일환이라며, 지역 공동체의 식량·의료·구호 네트워크를 약화시키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CSW 창립자이자 회장인 머빈 토머스(Mervyn Thomas)는 “지금 미얀마의 기독교인과 소수종교 공동체가 겪는 상황은 국제사회의 긴급한 행동을 절실히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군부는 민간인과 종교 시설을 겨냥한 무차별 공습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징병법은 박해와 내전을 부추기는 도구로 전락했기에 즉시 폐지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종교 소수자들이 예배당을 재건하거나 신앙을 자유롭게 실천하는 것을 가로막는 차별적 행정명령도 폐지해야 한다”며, 국제사회가 군부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군용 항공유 공급을 중단하고, 인도적 지원은 군부를 거치지 않고 시민단체와 신앙 기반 단체를 통해 직접 전달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토머스 대표는 또한 “전 세계 교회가 박해받는 교회를 위해 기도하던 바로 그때, 미얀마의 신자들은 여전히 혹독한 억압 아래 있다”며 “교회와 성직자를 겨냥한 군부의 행위는 단순한 폭력이 아니라 ‘신앙 자체에 대한 공격’임을 국제사회가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SW는 끝으로 각국 정부가 ‘보편적 관할권(Universal Jurisdiction)’ 원칙에 따라 미얀마 군부의 종교 박해를 전쟁범죄와 반인도범죄로 조사하고 처벌할 수 있도록 협력할 것을 요청했다. 이는 최근 필리핀에서 제기된 유사 소송과 같은 국제적 사법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종교의 자유를 위한 국제적 책임 강화를 목표로 한다.

CT는 현재 미얀마 내 기독교 공동체는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고 밝혔다. CSW는 “군부가 계속해서 교회와 목회자를 표적으로 삼는다면, 이는 단순한 전쟁이 아니라 신앙의 근본을 파괴하는 행위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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