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념을 바꾸는 성경 읽기 믿음의 글들 398

[신간] 구약, 다소 의외의 메시지
도서 「구약, 다소 의외의 메시지」

구약성경은 기독교 신앙의 토대이지만, 오늘날 많은 신자들에게는 여전히 낯설고 어려운 책으로 남아 있다. <구약, 다소 의외의 메시지>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이 책은 그리스도인이 너무나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구약 본문들을 전혀 다른 각도에서 조명하며, 때로는 불편할 만큼 솔직하고 과감한 질문을 던진다. 독자는 그 과정을 통해 오해와 고정관념을 넘어, 구약의 진면목을 다시금 발견하게 된다.

책은 총 22개의 장면을 다루며, 단순히 학문적 해석을 제시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대신 오늘의 현안과 맞물려 구약을 다시 읽도록 안내한다. 예컨대 창세기 3장에서 뱀이 말을 했던 이유를 인간의 욕망과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는 능력의 문제로 풀어내며, 인간이 본능을 초월해 말씀에 반응할 때 비로소 하나님의 형상으로 살아간다는 점을 새롭게 비춘다.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 원인도 전통적 해석처럼 성적 타락에 국한하지 않고, ‘소돔의 법’이라 불린 약자에 대한 무관심과 냉혈적인 탐욕의 죄로 이해하는 유대 전통을 소개한다.

이 책은 또한 우리 시대 교회와 신앙 공동체에 던지는 메시지도 놓치지 않는다. 욥기의 해석을 통해서는 ‘바른 신학’을 지키려는 열심이 정작 고통받는 이에게 필요한 위로를 가로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욥의 친구들이 정통 교리를 방어하려다 결국 위로자가 아닌 정죄자로 변해버린 장면은 오늘날의 목회자와 교회 지도자들에게도 뼈아픈 성찰을 요구한다. 또한 족장들에게 주어진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명령이 영구적인 출산의 요구가 아니라, ‘큰 민족’을 이루려는 특정한 역사적 맥락의 말씀임을 짚으며, 본문을 문자적으로만 받아들인 통념을 바로잡는다.

뿐만 아니라, 하나님이 성전 건축을 기뻐하시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통해,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은 화려한 건축물이 아니라 백성을 목양하는 지도자의 책임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는 교회의 본질을 외형적 규모나 권위가 아닌, 공동체를 섬기고 돌보는 사명에서 찾아야 한다는 구약의 도전으로 이어진다.

<구약, 다소 의외의 메시지>는 단순한 성경 해설집이 아니다. 저자는 인문학적 관점과 신학적 통찰을 넘나들며, 개인과 교회, 사회를 아우르는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은 믿음의 길을 걷는 이들에게 구약이 결코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오늘을 향한 하나님의 말씀임을 생생히 보여준다. 때로는 불편하고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바로 그 지점에서 구약의 메시지가 새롭게 살아난다.

익숙한 본문을 해체하고 다시 읽는 이 여정 속에서 독자들은 구약을 둘러싼 이해와 오해의 경계를 넘어, 신앙과 삶을 회복하는 길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신앙의 현장에서 성경과 씨름하며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건설적인 토론의 소재이자, 말씀을 새롭게 만나는 귀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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