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도서관은 18일 강순애 한성대 명예교수로부터 고문헌 324책을 기증받아 ‘강순애 문고’를 새롭게 설치했다고 밝혔다. 도서관은 오는 22일 본관 고문헌실에서 기증식을 열고 문고를 공식 공개할 예정이다.
‘강순애 문고’에는 한국 기독교사 연구의 핵심 자료로 평가되는 최초의 한글 성서 번역본을 비롯해 희귀 기독교 문헌, 조선 후기 문서, 수업용 고문서, 목활자와 인쇄 도구 등 다양한 자료가 포함됐다. 기증자인 강순애 명예교수는 국립중앙도서관과 국회도서관에서 근무하며 실무 경험을 쌓은 뒤, 대학에서 문헌정보학을 강의하며 고문헌 발굴과 연구를 이어왔다. 그는 수십 년간 수집한 귀중한 자료들을 연구자와 후대에 전하기 위해 이번 기증을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기증 자료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문헌은 1882년 중국 심양 문광서원에서 간행된 ‘예수셩교 요안ᄂᆡ복음젼셔’다. 이 책은 스코틀랜드 선교사 존 로스와 존 매킨타이어가 조선인 이응찬, 백홍준, 서상륜 등과 함께 번역한 최초의 한글 성서로, 한국 근대사와 기독교 전파 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강 명예교수는 이 문헌을 2009년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한 고서점에서 입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외에도 ‘누가복음’, ‘주교요지’ 등 희귀 문헌과 조선 후기에 사용된 목활자 1,382자, 책 표지 문양에 활용된 능화판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 자료는 당시의 인쇄 문화와 출판 기술을 연구하는 데에도 귀중한 학술적 자료로 평가된다.
강순애 명예교수는 “그동안 모은 고문헌을 연구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 생각했다”며 “앞으로 이용자의 한 사람으로서 내가 수집한 문헌을 다시 만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강순애 문고’의 자료를 오는 10월부터 본관 고문헌실에서 일반 열람할 수 있도록 공개할 계획이다. 이번 기증을 통해 연구자와 일반 이용자 모두가 한국 고문헌과 기독교 문화사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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