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미디어 미식

도서 「미디어 미식」

넷플릭스, 유튜브, 웹툰이 일상이 된 시대,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 세속 문화와 마주해야 할까? 오래전 교회에서 ‘미디어 금식’이 고난 주간의 신앙 실천으로 강조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끊어내는 방식보다, 복음적 시선으로 감상하고 음미하는 방식이 더 필요하다. 신간 <미디어 미식>은 바로 이러한 시대적 고민에 대한 신선한 해답을 제시한다.

저자는 영화, 드라마, 만화 등 다양한 대중문화 콘텐츠를 기독교적 관점에서 해석하면서, 단순히 ‘기독교적’ vs ‘비기독교적’이라는 이분법적 구도를 넘어서는 새로운 길을 제안한다. 음식의 재료, 맛, 문화적 맥락까지 세심하게 음미하는 ‘미식’처럼, 미디어 역시 신앙적으로 분별하며 소화하는 과정을 통해 세계관이 깊어지고 성숙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은 실제 작품 분석을 통해 그 방법을 보여 준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와 「나의 해방일지」에서는 ‘모른 척해 주는 것’과 ‘추앙하는 것’이 본질적으로 같은 구원의 방식으로 그려지며, 이는 하나님이 외모가 아닌 중심을 보신다는 진리와 연결된다. 영화 「조커: 폴리 아 되」에서는 ‘조커’라는 모형이 개인을 넘어 사회적 욕망 속에서 어떻게 독립된 존재가 되었는지를 분석하며, 대중이 만들어 낸 영웅 신화의 허상을 짚는다. 영화 「사바하」에서는 악을 외부에서만 찾으려는 그리스도인들의 태도를 비판하며, 내면의 욕망을 직면하는 용기를 강조한다.

또한 저자는 드라마 「당신의 과녁」에서 예수님을 ‘인류의 과녁’으로 본 해석을 제시한다. 하나님께 향한 인간의 화살을 대신 맞으신 예수님처럼, 누군가의 고통을 끝까지 들어 주고 감당해 주는 것이 복음적 사랑이라는 메시지다. 「지옥」을 다루는 장에서는 ‘공포 종교’로 퇴행한 한국 교회의 문제를 비판하면서, 기독교가 본래 은혜와 사랑의 복음을 전하는 길임을 환기한다.

마지막으로 만화 「원피스」와 「슬램덩크」를 통해 노력과 도전의 숭고함을 읽어낸다. 노력한다고 해서 세속적 성공이 보장되지는 않지만, 인간으로서의 삶에서 진정한 승리를 거둘 수 있다는 통찰은 신앙적 인내와 맞닿아 있다.

<미디어 미식>은 기독교 신앙을 대중문화 속에서 어떻게 구현하고 해석할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안내서다. 저자는 “제 해석이 정답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대신 “이렇게 보니 유익하더라, 그러니 함께 미식해 보자”라는 초대로 독자를 부른다.

또한 이 책은 오늘날 미디어 홍수 속에서 흔들리는 신앙인들에게, 세상을 거룩하게 음미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하는 책이다. 세상 이야기 속에서 가장 위대한 이야기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흔적을 발견하고 싶은 모든 이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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