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신뢰는 인격에”… 덕 교육 전통 회복 촉구

ECTE 사무총장 마빈 옥스넘 박사, “지식과 기술 넘어 인격과 덕성의 형성이 교회의 신뢰와 증거를 세운다”
마빈 옥스넘(Dr. Marvin Oxenham) 박사가 국제복음주의신학교육협의회(ICETE) 제19차 글로벌 컨설테이션에서 연설하고 있다. ©Christian Daily International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유럽신학교육협의회(ECTE) 사무총장이자 ICETE 아카데미 디렉터인 마빈 옥스넘 박사가 신학 교육의 미래가 단순히 학문적 우수성이나 전문적 역량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무엇보다 사역을 준비하는 이들의 인격과 덕성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고 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그는 최근 알바니아 티라나에서 열린 제19차 ICETE 세계 컨설테이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교회의 신뢰는 인격에 달려 있다”며, 기독교 전통 속에서 오랫동안 강조되어 온 ‘덕 교육’의 회복을 촉구했다.

옥스넘 박사는 수십 년간 교회 개척과 복음 전도, 교육 리더십에 헌신해 왔으며, 최근에는 신학 훈련 현장에서 인격 형성과 덕 교육을 위한 구체적 도구와 전략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교회와 사역 공동체가 직면한 많은 문제들이 교리적 오류나 기술 부족 때문이 아니라, 정직·겸손·도덕적 용기와 같은 인격적 실패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회가 세상 앞에서 신뢰를 잃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전하는 메시지와 우리의 삶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덕성을 회복하지 않으면 신학 교육과 교회의 증언이 설득력을 잃는다”고 말했다.

덕 교육 전통의 회복

옥스넘 박사는 고대 철학과 초기 교회 전통에서 덕 교육은 개인과 공동체의 성숙을 위해 필수적 요소로 여겨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대 신학 교육에서 이러한 전통은 점차 사라졌으며, ‘어떻게 인격을 실제로 형성할 것인가’에 대한 도구와 훈련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그는 이론적 배경을 다룬 첫 저서를 집필한 데 이어, 실제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24주 과정의 덕 교육 실천 지침서를 출간했다. 이 과정은 개인 경건 생활, 가정, 소그룹, 교회 프로그램, 신학 교육 과정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그는 인격 형성을 ‘추구(sought), 가르침(taught), 전수(caught)’라는 세 가지 틀로 설명했다. 옥스넘 박사는 “추구는 의도적 계획과 실천을 의미하며, 가르침은 지식적 이해를 넘어서 실제 삶으로 연결되는 과정을 강조한다. 전수는 공동체 안에서 본보기, 예배, 예술, 습관을 통해 덕을 자연스럽게 배우는 것이다. 덕은 반복된 실천을 통해 몸에 배어야 한다”며 “일상의 작은 행동들이 결국 인격을 형성한다”고 덧붙였다.

오늘날 필요한 덕성과 신학 교육의 과제

옥스넘 박사는 특히 ‘신중함(prudence)’이라는 덕목이 현대 사회에서 가장 간과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중함은 단순히 조심성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삶 속에서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지혜이며, 공동체의 성숙을 이끄는 핵심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전 세계 1만6천여 명이 참여한 덕성 평가 조사를 통해 각 문화권마다 부족한 덕목이 다르게 나타남을 확인했다”며 “유럽에서는 용기가 가장 낮게 평가되었고, 다른 지역에서는 또 다른 덕목이 부족하게 나타나는 등, 맥락에 따른 인격 형성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옥스넘 박사는 신학 교육 현장에서는 ‘전인적 형성’을 표방하지만, 실제로 의도적이고 체계적인 인격·덕성 교육을 실천하는 기관은 드물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사에 따르면 다수의 신학도들이 목회 준비나 경력보다 ‘개인적 형성’을 공부 이유로 꼽았다는 점에서, 학생들의 필요와 기대에 부응할 변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교회의 신뢰와 사명, 덕 교육에 달려

옥스넘 박사는 신학 교육의 불균형을 “다리가 삐뚤어진 탁자”에 비유했다. 그는 “학문적 훈련과 사역 능력은 튼튼하지만, 영성과 인격 형성이 약하다면 전체적인 균형이 무너진다는 것”이라며 “교회와 신학 교육 기관이 덕과 인격을 의도적으로 기르는 장소가 될 때, 교회의 복음 증언은 말뿐 아니라 삶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산상수훈을 살아내고, 그리스도의 성품을 닮아가는 것이야말로 덕 교육의 목표”라며, 교회와 신학교, 가정이 함께 이 전통을 회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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