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학교 부설 교회선교연구소와 예장 합동총회 군선교부가 1일 삼일교회(담임 송태근 목사)에서 ‘변화하는 시대, 군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전략’이라는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행사는 예배, 포럼 순으로 진행 되었으며 예배는 김영민 교수(총신대 선교대학원)의 사회로 드려졌다. 김동진 목사(군선교부 총무)가 대표기도를 드렸으며 송태근 목사가 ‘세 가지를 기억하라’(사도행전 16:1-5)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송 목사는 “사도행전 16장은 바울의 사역 속에서 성령의 인도하심을 어떻게 따라야 하는지 깊이 깨닫게 한다. 바울의 사역은 겉으로 보기엔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었지만, 성령은 여러 차례 그의 길을 막으셨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성과와 경험에만 집중했던 바울은 성령의 음성을 즉시 듣지 못했다. 결국 하나님은 비상한 방법으로 환상을 통해 방향을 바꾸도록 이끄셨고, 바울은 치열한 내적 논쟁 끝에 하나님의 뜻에 설득되었다. 이는 하나님의 사역이 인간의 경험이나 판단이 아닌, 온전히 하나님의 주권과 인도하심 아래서 이루어져야 함을 보여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우리의 삶과 사역에서도 이 메시지는 동일하다. 일이 잘될 때일수록 하나님의 뜻에 민감하게 귀 기울여야 하며, 할 수 있다고 해서 다 옳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또한 열심과 의욕이 앞서기보다 말씀에 순종하는 태도로 자신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진정한 신앙은 기특한 생각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맡기신 일을 그대로 순종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했다.
이어진 포럼에서 유해석 박사(총신대학교 부설 교회선교연구소장)가 ‘변화하는 시대의 군선교’라는 주제로 기조 발제를 했다.
유 박사는 “한국의 군선교는 75년 넘게 한국교회의 부흥과 복음 확산의 중요한 통로로 자리해 왔지만, 이제는 빠르게 변화하는 현실 속에서 새로운 도전을 마주하고 있다. 인구 절벽으로 인한 병력 감소, 첨단 과학기술 중심의 국방혁신, 그리고 Z세대 장병들의 가치관 변화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대응할 수 없는 과제들이다. 단순한 전략의 조정이 아닌, 군선교 패러다임 자체의 전환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고 했다.
이어 “군선교의 본질은 언제나 복음에 있다. 성경의 권위에 뿌리를 둔 개혁신앙의 원칙, 즉 오직 성경, 오직 믿음, 오직 은혜, 오직 그리스도, 오직 하나님께 영광이라는 다섯 가지 개혁 원리는 현대 군선교의 방향을 다시 세우는 나침반이 된다. 이는 단순한 종교 활동을 넘어, 군인 개개인이 하나님을 직접 만나고 구원의 은혜를 체험하도록 돕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군선교는 시대의 흐름에 맞는 창의적인 방법을 도입하되, 그 중심에는 언제나 성경적 진리와 복음의 능력이 있어야 한다. 복음을 통해 개인의 변화뿐 아니라 국가와 사회의 건강한 변화를 이끌어내는 군선교의 사명을 되새기며, 개혁신학의 전통 위에서 끊임없이 쇄신하고 나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박성규 박사(총신대학교 총장)가 ‘군선교의 본질과 비전’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박 박사는 “군선교는 한국군 창설과 함께 70여 년을 걸어오며 복음화와 신앙전력의 두 축으로 나라를 세워 왔다. 이 기간 약 500만 명이 군에서 세례를 받았고, 그 가운데는 목회자·장로·해외선교사로 성장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전쟁과 대간첩작전, 해외작전의 긴박한 순간마다 예배와 기도가 장병들의 마음을 붙들었고, 이 믿음의 유산이 한국교회의 성장과 사회 곳곳의 인재 양성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그는 “군선교의 본질은 단순한 종교 행사에 있지 않다. 말씀과 기도에 뿌리내린 ‘동행’의 삶, 설교와 교육을 통한 영적 감화, 생명을 살리려는 사랑이 군목과 군선교사의 핵심 사명이다. 역사 속 네 군목의 희생처럼, 그리고 최근 아덴만 구출작전에서 이어진 치열한 기도처럼, 군선교는 위기에서 사람을 살리고 공동체를 세우는 일에 집중해 왔다. 장병 곁을 지키는 ‘함께하는 사역’이야말로 군선교가 현장에서 힘을 발휘하는 이유다”고 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현실의 도전도 분명하다. 병영 문화의 변화와 종교 선택의 자율성 확대, 스마트폰 중심 생활은 예배 참여와 신앙 훈련을 약화시키고 있다. 해법은 본질로 돌아가(Ad Fontes), 군목·군선교사·민간교회가 한마음으로 장병 곁을 지키며 체계적 지원과 일원화된 전략을 세우는 데 있다. 과거 ‘집중 세례 운동’이 남긴 열매처럼, 다음 세대 장병에게도 말씀·기도·사랑으로 다가설 때 군선교는 다시 한국교회와 사회의 희망 자본이 된다”고 했다.
이어 윤병국 박사(합동 군목회 대표회장)가 ‘군선교의 현황과 개선 방향’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윤 박사는 “한국 청년의 절반 이상이 ‘무종교’라고 답하는 시대, 군 복무는 여전히 많은 청년이 공동체 속에서 삶을 돌아볼 수 있는 드문 시간이다. 그러나 군 내부의 종교 자율화, 복무 기간 단축, 병력 감축과 같은 환경 변화로 기존 방식의 군선교는 힘을 잃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설교를 더 많이’가 아니라, 군 조직과 청년 세대의 현실을 반영한 전략적 전환이다“고 했다.
이어 “핵심 해법은 세 가지다. 첫째, 국방부–군종교구–교단–지역교회가 한 팀으로 움직이는 ‘연합 사역’이다. 일정과 자원을 통합 관리하고, 부대 특성에 맞춘 제자훈련·상담·멘토링을 표준화해 중복을 줄이고 돌봄의 연속성을 만든다. 둘째, 군선교사에 대한 제도적 지원을 정비한다. 생활비·사역차량 등 실질 지원과 ‘소수 정예’ 배치를 통해 장기 현장 사역과 전문성을 높여 장병 대상 프로그램의 질을 끌어올린다. 셋째, 군목·군선교사를 위한 차별화된 교육 체계를 세운다. 총신대에 전문 훈련원을 두고 신학과 실무(영적 리더십, 장병 상담, 위기 대응, 조직 운영)를 묶은 인턴·현장실습·보수교육으로 즉시 현장 투입 가능한 인력을 양성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전환이 자리 잡으면 군선교는 ‘강요’가 아닌 ‘맞춤 돌봄’으로 작동하며, 장병의 신앙 성찰과 공동체 회복, 나아가 군의 무형전력 강화로 이어진다. 교단과 지역교회가 연합하고, 국방 당국이 제도적 뒷받침을 더하면 군선교는 청년 사역의 실질적 통로가 된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일, 다음 세대가 믿음·도덕성·책임감을 키우는 장을 만드는 일이 바로 지금 시작할 수 있는 가장 전략적인 선택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