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트럼프 중재로 첫 정상회담 추진

백악관 회동 이후 3자 회담 가능성 제기… 종전 향한 국제적 분수령 주목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등을 보이는 사람)을 만나 대화하고 있다. ©유튜브 영상 캡처

3년 반 이상 이어진 우크라이나 전쟁이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 아래 개전 이후 첫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방안이 논의되면서 국제 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8일(현지 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회담을 가졌다. 이번 만남은 지난 2월 ‘외교 참사’로 평가받았던 회담과 달리 비교적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특유의 군복 대신 정장을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 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알렉산드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등 유럽 정상들과 연쇄 회동을 이어갔다.

미 정치 매체 더힐은 이번 회담이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열렸으나 구체적 성과는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 협정 달성은 어렵지만 가능하다”며 미국·우크라이나·러시아 3자 회담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매우 좋은 대화를 나눴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흥분된다”는 표현을 사용했고, 스타머 총리도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결과물이 도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질적 합의안이나 실행 계획은 제시되지 않아 향후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제5조와 유사한 형태의 안전 보장을 시사했으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난관이 예상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토 교환 문제를 논의할 의향을 밝혔지만, 구체적 방안을 내놓지 않아 평화를 위해 어떤 희생을 감수할지는 불확실하다.

이날 회동에는 7명의 유럽 정상들이 동석해 젤렌스키 대통령을 적극 지원했다.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과 1대 8 구도가 형성된 셈이다. 유럽 정상들은 지난 2월 젤렌스키 대통령이 겪었던 외교적 ‘굴욕’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전략적으로 대응했다. 특히 멜로니 총리는 “우리는 우크라이나 편에 서 있다”는 강한 발언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했으며, 회담 전 유럽 정상들과 우크라이나 측은 사전 전략회의를 열고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휴전과 평화협정 체결을 둘러싼 논쟁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초기에 임시 휴전을 거쳐 포괄적 평화협정으로 나아가는 방안을 선호했으나, 최근에는 중간 단계를 생략하고 곧바로 협정 체결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메르츠 총리는 “즉각적인 휴전이 필요하다”며 강하게 맞섰다. 그는 “휴전 없이 평화협정으로 넘어가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러시아에 대한 압박 강화를 주장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동의하지 않아, 푸틴 대통령이 이견을 활용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푸틴 대통령에 대한 신뢰 문제도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유럽 정상들은 푸틴 대통령이 진정으로 전쟁 종식을 원하고 있는지 의구심을 드러냈다. 그들은 푸틴 대통령의 ‘팽창주의적 성향’을 지적하며 신뢰할 수 없는 인물로 평가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평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하며 신뢰를 표명했다. 더힐은 시간이 지나면 푸틴의 발언 진정성이 드러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3자 회담은 전쟁 향방을 좌우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딜메이커’로서의 명성을 다시금 입증할 수 있다. 그러나 협상이 실패할 경우 “너무 순진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전쟁 장기화로 피로감이 누적된 국제 사회는 이번 시도가 종전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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