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베네수엘라 전역에서 최근 수많은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이 ‘예수 행진(March for Jesus)’에 참여하며 거리를 가득 메웠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번 행사는 정부가 대통령령을 통해 ‘예수 행진의 날’로 공식 지정한 국가 기념일에 맞춰 진행되었으며, 매년 8월 첫째 주 토요일에 열리도록 법제화되었다. 정부 결정 과정에서 논란이 있었지만, 이번 행사는 종교적 의미를 넘어 사회·문화적으로도 큰 주목을 받았다.
라틴복음연맹(AEL)에 따르면, 전국 23개 주와 수도구에서 교단별 대표단이 참여했으며, 다양한 배경을 지닌 신자들이 한목소리로 “예수님은 주와 구세주”라는 메시지를 외쳤다. 행렬 속에는 찬양과 기도, 연합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이어졌으며, 올해의 주제는 “예수여, 민족은 주께 속합니다”였다.
수도 카라카스에서는 동쪽과 서쪽에서 출발한 두 행렬이 리베르타도르 대로에서 합류해 예배와 말씀 묵상, 나라를 위한 기도로 집회를 마무리했다. 청년, 목회자, 음악인, 지역 지도자 등 자원봉사자들이 준비에 동참하면서 행사는 원활히 진행되었다.
안소아테기 주에서는 바르셀로나, 레체리아, 푸에르토라크루스 등지에서 모인 신자들이 체육 단지에 집결했다. 가족, 청소년, 노인, 지역 목회자와 공직자까지 참여해 평화롭고 축제 같은 분위기를 만들었으며, 농촌 마을에서 열린 행진 장면도 SNS를 통해 확산되었다.
쿠마나 지역에서 연설한 베네수엘라복음주의협의회(CEV) 사무총장 호세 피녜로 목사는 이번 행사를 “은혜와 희망의 고백”이라고 정의하며 “우리는 특정 교단이나 개인의 이름이 아닌,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행진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행진은 단순한 퍼포먼스가 아니라 거리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기쁨으로 선포하는 자리”라고 밝혔다.
집회 직후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SNS에 “믿음과 연합, 희망의 동원”이라며 참가자들을 치하했다. 그는 “하나님의 백성과 함께 빛으로 전진한다. 겸손한 자, 소외된 자, 축복받은 자들과 함께 승리한다”고 전했다.
이번 집회는 복음주의 교회와 국가의 관계가 점차 긴밀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최근 베네수엘라에서 복음주의 신자 수와 영향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국가 차원의 인정을 받았다는 점에서 전환점이 되었다.
그러나 비판도 제기되었다. ‘예수 행진’ 창립자 중 한 명으로 현재 망명 중인 아리스토텔레스 로페스는 정부가 행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행사의 날짜를 10월에서 8월로 옮긴 결정은 정부의 개입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피녜로 목사는 “우리는 정치가 아니라 오직 예수를 위해 행진한다”며 반박했다. 그는 “만약 정치적 목적이 개입되었다면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베네수엘라 전국 언론과 디지털 플랫폼에는 사진과 영상이 빠르게 퍼졌고, 참가자들의 간증도 이어졌다. 일부는 깊은 영적 회복을 경험했다고 전했고, 또 다른 이들은 신앙을 자유롭게 표현할 기회를 감사히 여겼다. 많은 이들이 “존중과 연합, 희망의 분위기 속에서 열린 집회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