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 생명존중 선언… “절망 끝에서 생명 손잡는 신앙 되겠다”

7대 종단과 33개 시민단체, 제주서 생명운동 세미나 열고 ‘종교인 1000인 선언문’ 채택
33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생명운동연대와 기독교 등 7대 종단의 협력네트워크인 한국종교인연대는 공동으로 제주도에 있는 법화사 세미나실에서 종교지도자와 생명운동 전문가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생명존중·상생평화세미나'를 개최했다. ©생명운동연대

한국 주요 종단의 종교인들과 시민사회단체가 자살 문제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통감하며, 생명존중 문화 확산을 위한 공동 선언을 발표했다.

최근 제주도 법화사 세미나실에서는 33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생명운동연대와 불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천도교, 유교, 민족종교 등 7대 종단이 협력한 한국종교인연대가 공동으로 '생명존중ㆍ상생평화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는 종교 지도자와 생명운동 전문가 등 100여 명이 참석했으며, 이 자리에서 '종교인 1000인 선언문'이 공식 채택됐다.

선언문에서 종교인들은 "생명은 그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고귀한 가치"라며, 매년 1만 명 이상이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하는 현실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했다. 특히 지난해에만 1만5천 명이 자살로 삶을 마무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종교계는 이들의 고통을 충분히 끌어안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자살을 단지 개인의 선택으로만 간주하거나, 유가족의 아픔을 외면했던 무관심, 나아가 낡은 교리와 관행으로 상처를 줬던 지난날을 진심으로 참회한다"고 밝혔다.

종교계는 반성의 뜻을 담아, 생명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종교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선언문은 "종교가 생명의 방파제가 되겠다"며 "절망의 끝자락에서 생명의 끈을 다시 붙잡을 수 있도록 손 내미는 신앙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이 선언이 종교계를 넘어 사회 전반으로 확산돼, 생명존중 문화를 실천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며 국민적 공감과 참여를 요청했다.

이번 세미나는 생명존중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중심으로 종교계와 시민사회가 협력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실천적 시도의 하나로 마련됐다. 주최 측은 앞으로도 선언문을 바탕으로 생명 보호 활동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유가족 지원과 자살 예방 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번 선언은 단순한 상징적 제안이 아닌, 종교계가 자살 문제에 대한 책임을 자각하고 실질적인 변화의 전환점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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