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웨일스성공회, 최초로 여성·동성애자 대주교 선출

성공회 지도자들, ‘정통성 위기’ 경고 및 우려 표명
체리 반 웨일스 대주교. ©churchinwales.org.uk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는 웨일스성공회가 동성 동반자 관계에 있는 여성 성직자 체리 반(Cherry Vann) 주교를 제15대 대주교로 선출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에 대해 글로벌 성공회 지도자들이 잇달아 깊은 유감을 표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CT는 반 주교가 지난달 성공회 선거위원회(Electoral College)에서 3분의 2 이상 지지를 받아 선출됐다고 밝혔다.

이번 임명에 대해 가프콘(GAFCON) 원로회 의장 로랑 음반다(Laurent Mbanda) 대주교는 "배교의 행위이자 지도력의 실패"라고 비판했다. 그는 회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그리스도의 귀한 교회에 부도덕함을 강요하는 성공회 내 수정주의자들에 맞서야 한다”며, 이번 결정이 "성공회 정통성에 또 하나의 못을 박는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로마서 1장 25절을 인용하며, “하나님의 진리를 거짓으로 바꾸는 자들에 대한 성경의 경고는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남수단 성공회 프라이머스이자 글로벌사우스 성공회협의회(Global South Fellowship of Anglican Churches) 의장인 저스틴 바디 아라마(Justin Badi Arama) 대주교도 체리 반 주교의 임명에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2003년 미국 성공회가 동성애자 진 로빈슨(Gene Robinson) 주교를 임명한 이래 계속된 교단 내 분열이 이번 선출로 최고위직까지 확대됐다”며, "이는 전통적 성경 해석과 결혼관에 대한 공식적인 거부이며, 성공회 공동체의 일치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결정"이라고 밝혔다.

나이지리아 성공회 역시 성명을 통해 체리 반 주교의 선출을 "단호히 거부하며 인정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나이지리아 프라이머스 헨리 은두쿠바(Henry Ndukuba) 대주교는 “이번 결정은 성경의 권위를 포기하고 포스트모던 의제를 따른 결과”라며, “이는 성공회의 신학적 정체성은 물론, 전 세계 선교 및 복음 전도의 신뢰성에도 심각한 타격을 준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이야말로 '누가 주님의 편에 서 있는가'라는 외침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정통 신앙을 지키기 위한 저항과 회복을 촉구했다.

이집트 교구를 관할하는 알렉산드리아 대주교 사미 파우지(Samy Fawzy) 역시 체리 반 주교의 임명에 "깊은 슬픔"을 표했다. 그는 교구 서신에서 “이번 결정은 지역 교회의 자율적인 선택이 아니라 전 세계 성공회 공동체를 향한 공개적인 성경적 가르침의 거부”라고 평가했다. 또한 “주교는 지역만이 아니라 글로벌 공동체를 섬기는 존재이며, 진리가 없는 연합은 지속될 수 없다”며, “이번 결정은 화해의 가능성을 저해하고 공동체의 분열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반 주교는 앞으로 수개월 내 뉴포트 대성당에서 공식 취임식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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