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조슈아 와드의 기고글인 ‘“고아라는 표현은 실제로 매우 자주 부정확한 명칭이다’(Orphan is actually very often an inaccurate label)를 최근 게재했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1990년대 후반, HIV/AIDS가 창궐하던 시기에 필자의 부모님은 에스와티니에서 고아와 취약 아동들을 돌보는 일을 시작하셨다. 에스와티니는 전통적으로 가족 공동체가 강한 나라였지만, 극심한 빈곤, 부족한 일자리, 그리고 일부다처제가 문화적으로 용인되는 영향 등으로 인해 아프리카 대륙 내에서도 HIV/AIDS의 피해가 가장 심각한 국가가 되었다.
사망률은 너무 높아 마치 전쟁터에서 사는 것과 같은 시기가 몇 년간 지속됐다. 결국 부모님은 이 아이들을 위한 첫 ‘가정 형태’의 돌봄 시설을 열었다. 그러나 지역 사회의 필요는 여전히 컸다.
이후 뜻을 같이하는 여러 단체 및 후원자들과 함께, 폐광촌이었던 '불렘부(Bulembu)'라는 마을을 구입하고 ‘불렘부 미니스트리(Bulembu Ministries)’의 시작을 위한 자금을 마련했다. 이 사역의 비전은, 에스와티니의 수많은 취약 아동들을 위해 전형적인 가족 단위와 유사한 소규모 사랑의 가정들을 만들어 마을을 조성하는 것이었다.
당시 이 사역에 참여한 모든 이들은 최선을 다했고, 아이들을 위해 이것이 최선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한 아이가, 우리로 하여금 취약 아동을 위한 전혀 새로운 가능성을 보게 만들었다.
어느 날 사회복지부에서 아버지에게 한 ‘청년’을 돌볼 수 있겠냐고 문의해왔다. 당시 아버지는 17세 정도의 소년을 만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그 “청년”은 겨우 9살이었다. 그 아이는 죽어가는 어머니를 돌보고 있었다. 아버지는 큰 충격을 받았고, 이 만남은 불렘부 마을을 구입하고 가정 형태의 공동체를 설립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수년간, 불렘부 공동체는 아이들의 신체적, 정서적 필요를 가능한 최대로 채우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아무리 헌신적인 직원들이라 해도, 아이들이 진정으로 갈망하는 것을 대신할 수는 없었다. 바로, 진짜 가족이었다.
이 사실을 일깨워준 아이가 있다. 그를 '데이비드'라고 부르겠다. 데이비드는 시작부터 불렘부의 '가정 형태' 모델을 거부했다. 우리 팀은 모든 자원을 동원해 데이비드의 불만과 공격성을 완화하려 했지만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결국 그에게 물었다. “우리가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데이비드는 눈물을 흘리며 대답했다. “집에 데려다 주세요.” 안타깝게도 데이비드의 어머니는 세상을 떠났고, 아버지는 행방불명이었다. 그러나 그는 가난하고 연로하긴 했지만 살아 있는 할머니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우리 팀은 재결합의 가능성을 탐색하기 시작했고, 할머니의 삶의 조건을 강화하기 위한 자원을 제공한 후, 마침내 데이비드는 할머니와 함께 살게 되었다. 이후 사회복지사가 방문했을 때 데이비드는 매우 잘 지내고 있었다. 심지어 할머니는 사회복지사들에게 지역 내 다른 가정들도 도와줄 수 없겠느냐고 요청했다.
이 사건은 우리 사역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는 전환점이 되었다. 수십 년 간의 경험과 배움을 거쳐, 우리는 이제 모든 아이들이 가정으로 돌아가도록 돕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가족이 처음부터 분리되지 않도록 지역 가족들을 강화하는 일도 함께 한다. 아이들은 가정과 지역 공동체 안에서 살아야 한다.
필자는 수많은 ‘고아’들과 함께 자랐다. 하지만 그중 상당수는 실제로 가족이 있었다. 전 세계적으로 고아원이나 생활시설에 있는 아동의 80%는 살아 있는 부모가 있다. 그들을 ‘고아’라고 부르는 것은 부정확한 명칭이다.
아이들이 고아원에 보내지는 가장 큰 이유는 가족이 없어서가 아니라 가난 때문이다. 그리고 고아원은 가정의 대체물이 될 수 없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 발달 면에서 가장 좋은 결과를 보인다. 이러한 데이터가 너무나 명확하여, 에스와티니 정부는 우리에게 공식적으로 협력 요청을 해, 생물학적 가족과의 재결합을 위한 국가 모델을 함께 개발하고 있다.
우리가 가족 강화와 재결합 중심으로 전환한 이후, 42명의 아이들이 가족과 다시 만났다. 우리는 교회 개척 네트워크, 유치원, 급식 프로그램, 그리고 850개의 농지를 통해 가족이 해체되지 않도록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필자들은 에스와티니가 진정으로 변화되기 위한 소망은 복음과 제자훈련에 있다고 믿는다. 우리는 아이들이 사랑하는 가정 안에서 예수님의 제자가 되기를 원한다. 건강한 제자가 건강한 가족을 만들고, 건강한 가족은 건강한 공동체를, 그리고 건강한 공동체는 건강한 나라를 만든다.
주기도문의 말씀처럼,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필자들은 이 땅, 에스와티니 왕국에서 하나님 나라의 변화를 이루기 위해,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을 통해 계속해서 일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