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형식·내용 달라질 수 있지만 본질·소명 변함없어”

목회·신학
학회
장요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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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설교학회·한국예배학회, ‘예배와 설교’ 주제로 공동학술대회
한국설교학회·한국예배학회 제3회 공동학술대회 참석자 기념 사진. ©한국설교학회 제공

한국설교학회(회장 최진봉 박사)와 한국예배학회(회장 유재원 박사)가 공동으로 최근 강원도 홍천 소재 소노펠리체 비발디파크에서 ‘오늘의 교회를 위한 예배와 설교’라는 주제로 제3회 공동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 네 명의 학자가 발제자로 참여해 각기 다른 주제를 통해 한국교회의 현주소를 분석하고 미래를 위한 대안을 제시했다. △안덕원 박사(횃불트리니티대)가 ‘한국교회 진단 리포트-예배 분야에 대한 분석과 제언’ △오영민 박사(장신대)가 ‘문화 언어적-신학모델에 따른 모형론 설교의 유용성: 죠지 린드벡을 중심으로’ △최진봉 박사(장신대)가 ‘전례독서의 상호적 읽기를 위한 설교의 해석학적 토대에 관한 연구: 루터의 내적 통일성과 리꾀르의 은유화의 대화를 중심으로’ △장래혁 박사(실천신대)가 ‘관상신학을 통한 한국 개신교 예배 갱신 연구-회중의 참여적 예배 영성의 재구성’이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 예배의 본질, 그 변하지 않는 소명

먼저, 안덕원 박사(횃불트리니티신학대)는 “예배의 형식과 내용은 시대와 문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그 본질과 소명은 언제나 변함이 없다”고 했다.

이어 “예배는 주님의 명령에 따라 복음을 선포하고, 복음대로 살아가려는 공동체가 함께 드리는 행위”라며 “예배의 본질에 대한 신학적 성찰과 깊이 있는 실천이 절실하다. 특히 현대 한국교회의 예배는 감정 중심의 기도, 개인주의적 기복주의, 그리고 설교의 본질을 벗어난 사견 중심의 내용으로 흐르고 있으며, 예전적 깊이나 신비의식이 결여된 형태로 굳어져 있다”고 했다.

그는 이러한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열정에서 성찰로, 회심에서 섬김으로, 성장에서 성숙으로, 일치에서 포용으로, 순종에서 소통으로, 전달에서 참여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이는 단순한 외형적 변화가 아닌, 공동체 중심과 복음 중심으로의 본질적 회복을 요구하는 메시지였다”며 “예배가 하늘의 삶을 이 땅에 구현하는 종말론적 실천이다. 삶과 분리되지 않는 일상의 예배를 지향해야 한다”고 했다.

◇ 설교, 공동체의 언어와 정체성을 세우다

오영민 박사(장로회신학대학교)는 “린드벡의 문화 언어적 모델을 바탕으로, 현대 신자들이 교회 공동체의 언어와 규칙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면서 그리스도교적 정체성을 상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 박사는 “교회의 언어는 단순한 표현이 아니라, 공동체의 정체성과 삶의 방향을 형성하는 핵심적인 틀이며, 설교는 이러한 공동체의 언어를 형성하고 지속시키는 중심 수단이 되어야 한다”며 “설교가 반드시 그리스도의 이야기 위에서 해석되고 구성되어야 하며, 그렇게 할 때 교회는 본래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진정한 공동체로 세워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그는 모형론 설교의 유용성을 강조했다. “모형론 설교는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서, 신앙 공동체가 과거의 신앙 경험을 현재에 재현하며, 미래의 신앙 방향을 함께 설정할 수 있도록 돕는 설교 방식”이라며 “설교가 공동의 정체성과 감정을 형성하고,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결하는 매개체로 작용해야 한다”고 했다.

◇ 성서 해석의 지평, 루터와 리꾀르의 대화

한국설교학회·한국예배학회 제3회 공동학술대회 진행 사진. ©한국설교학회 제공

최진봉 박사(장로회신학대학교)는 루터와 폴 리꾀르라는 상이한 시대의 해석학자들이 어떻게 성서 해석의 지평에서 교차할 수 있는지를 탐구했다. 최 박사는 “루터는 성서의 문자적 의미를 저자의 의도에 따라 읽으며 통일성을 강조했지만, 리꾀르는 텍스트의 자율성과 은유적 의미의 확장을 통해 다층적 해석의 가능성을 열었다”고 했다.

그는 “이들의(루터와 리꾀르의) 해석학이 전례독서의 상호적 읽기를 위한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 네 가지 축을 중심으로 이들의 사유는 연결된다”며 “△첫째, 루터의 자기 확증과 자명성은 리꾀르의 소격화 개념과 만난다. △둘째, 루터의 알레고리적 읽기는 리꾀르의 은유 이론을 통해 보다 구조화된다. △셋째, 루터의 ‘의미로서의 그리스도’는 리꾀르의 ‘의미의 잉여’ 개념과 연결된다. △넷째, 이 모든 해석학적 공명은 전례독서 간 간텍스트적 읽기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그는 오늘날 예배에서의 설교가 단순한 성경 해설에 그치지 않고, 신비하고 생동감 있는 하나님의 임재 경험으로 확장되어야 한다”며 “이 같은 해석학적 접근은 한국교회가 잃어버린 말씀의 깊이와 풍성함을 회복하는 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 예배의 내면 회복, 관상신학의 가능성

장래혁 박사(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는 예배의 영성 회복을 위한 실천적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현대 한국교회가 급속한 성장과 외형적 성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신앙의 내적 깊이를 놓치고 있다”며 “그 결과, 예배는 감정적 고양에 치우치거나 형식적인 의식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장 박사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다섯 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첫째, 묵상과 침묵을 포함한 예배 형식의 개발이며 △둘째, 신학적으로 올바른 관상기도 교육의 보급이며 △셋째, 개인과 공동체 사이의 균형 있는 영성 형성이며 △넷째, 개혁주의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현대 기독인의 영적 필요를 반영하는 실천의 모색이며 △다섯째, 관상신학에 대한 신학적 오해를 해소하고 이를 건전하게 수용할 수 있는 신학적 공론장 형성”이라고 했다.

끝으로 장 박사는 “관상신학이 결코 개신교 신학과 대립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깊이를 더하고 예배의 본질을 회복하는 유익한 도구가 될 수 있다”며 “예배가 단지 형식적인 행위가 아니라, 삶의 전 영역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인식하고 응답하는 훈련이어야 한다”고 했다.

한편, 학회 행사는 연구윤리교육 순서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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