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왜 술 취함을 경고하고 금하는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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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부 목사(찬송하는교회 담임, 한국교회법학회 이사)

관련 성구와 강해

김정부 목사(찬송하는교회 담임, 한국교회법학회 이사)

성경은 술 자체를 죄악으로 규정하기보다는 '술 취함'과 그로 인해 파생되는 방탕하고 무절제한 삶을 엄중히 경고합니다. 또한, 특정 직분이나 서원을 한 사람에게는 술을 완전히 금하기도 합니다. 아래에 관련 성구들을 제시하고, 그 이유와 함께 신학적 의미를 강해합니다.

1. 술 취함은 방탕과 타락으로 이어진다

가장 직접적으로 술 취함을 금하는 구절은 신약성경에 명확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에베소서 5장 18절 "술 취하지 말라 이는 방탕한 것이니 오직 성령으로 충만함을 받으라"

• 이유와 강해:사도 바울은 술 취함의 결과를 '방탕'으로 규정합니다. '방탕'으로 번역된 헬라어 '아소티아(ἀσωτία)'는 구제 불능의 낭비, 무절제, 방종한 삶의 태도를 의미합니다. 술에 취하면 판단력이 흐려지고, 감정의 통제가 어려워지며, 이는 결국 도덕적, 영적 타락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바울은 술에 취해 세상의 쾌락에 지배당하는 삶과,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아 거룩하고 절제된 삶을 사는 것을 명확하게 대조합니다. 그리스도인은 세상의 가치관이 아닌, 하나님의 영이신 성령의 다스림을 받아야 할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술 취함은 성령의 내주하심과 그 역사를 거스르는 행위가 됩니다.

로마서 13장 13절 "낮에와 같이 단정히 행하고 방탕하거나 술 취하지 말며 음란하거나 호색하지 말며 다투거나 시기하지 말고"

• 이유와 강해: 이 구절 역시 술 취함을 방탕, 음란, 호색, 다툼, 시기와 같은 '어둠의 일'들과 동일선상에 놓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빛의 자녀로서, 어둠의 행실을 벗어버리고 단정하게 행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술 취함은 이성을 마비시켜 각종 죄악된 행동을 유발하는 통로가 될 수 있음을 경고하는 것입니다. 이는 개인의 경건 생활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거룩함을 해치는 행위로 간주됩니다.

갈라디아서 5장 19-21절 "육체의 일은 분명하니 곧 음행과 더러운 것과 호색과... 술 취함과 방탕함과 또 그와 같은 것들이라 전에 너희에게 경계한 것 같이 경계하노니 이런 일을 하는 자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할 것이요"

• 이유와 강해: 여기서 술 취함은 성령의 열매와 대척점에 있는 '육체의 일' 중 하나로 명시됩니다. 육체의 욕망을 따라 사는 삶의 대표적인 예로 술 취함이 언급된 것입니다. 특히 "이런 일을 하는 자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할 것"이라는 강력한 경고는 술 취함이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구원받은 자의 삶의 방식과 완전히 위배되는 것임을 보여줍니다. 이는 회개하지 않고 습관적으로 술에 취해 사는 삶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경고하는 메시지입니다.

고린도전서 6장 10절 "도적이나 탐욕을 부리는 자나 술 취하는 자나 모욕하는 자나 속여 빼앗는 자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하리라"

• 이유와 강해: 갈라디아서와 마찬가지로, 술 취하는 자는 하나님의 나라에 합당하지 않은 자로 분류됩니다. 이는 술 취함이 개인의 영혼을 파괴하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단절시키는 심각한 죄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줍니다.

2. 술의 파괴적인 결과와 폐해

구약의 지혜 문학인 잠언은 술의 실제적인 폐해에 대해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경고합니다.

잠언 20장 1절 "포도주는 거만하게 하는 것이요 독주는 떠들게 하는 것이라 이에 미혹되는 자마다 지혜가 없느니라"

• 이유와 강해: 술은 사람을 교만하고 거만하게 만들며, 분별력 없이 떠들게 하여 지혜롭지 못한 자로 전락시킵니다. 하나님의 지혜를 구하고 겸손히 행해야 할 성도에게 술의 유혹은 지혜를 잃게 만드는 어리석은 길임을 교훈합니다.

잠언 23장 20-21절, 29-35절 "술을 즐겨 하는 자들과 고기를 탐하는 자들과도 더불어 사귀지 말라 술 취하고 음식을 탐하는 자는 가난하여질 것이요 잠자기를 즐겨 하는 자는 해어진 옷을 입을 것임이니라... 재앙이 뉘게 있느뇨 근심이 뉘게 있느뇨 분쟁이 뉘게 있느뇨 원망이 뉘게 있느뇨 까닭 없는 상처가 뉘게 있느뇨 붉은 눈이 뉘게 있느뇨 술에 잠긴 자에게 있고 혼합한 술을 구하러 다니는 자에게 있느니라 포도주는 붉고 잔에서 번쩍이며 순하게 내려가나니 너는 그것을 보지도 말지어다 그것이 마침내 뱀 같이 물 것이요 독사 같이 쏠 것이며 또 네 눈에는 괴이한 것이 보일 것이요 네 마음은 구부러진 말을 할 것이며 너는 바다 가운데에 누운 자 같을 것이요 돛대 위에 누운 자 같을 것이며 네가 스스로 말하기를 사람이 나를 때려도 나는 아프지 아니하고 나를 상하게 하여도 내게 감각이 없도다 내가 언제나 깰까 다시 술을 찾겠다 하리라"

• 이유와 강해: 이 구절들은 술 취함의 비참한 결과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결정판과 같습니다.

• 개인적 파멸: 재앙, 근심, 분쟁, 원망, 까닭 없는 상처, 충혈된 눈 등 온갖 고통의 원인이 된다고 지적합니다.

• 판단력 상실: 헛것을 보게 하고,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하게 하며, 현실 감각을 잃게 만듭니다. (바다 한가운데나 돛대 위에 누운 것처럼 위태로운 상태)

• 중독성: 맞고 다쳐도 고통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감각이 무뎌지며, 깨어나면 다시 술을 찾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는 중독의 무서움을 경고합니다."보지도 말라"는 강력한 권고는 술의 유혹이 얼마나 강렬한지를 암시하며, 아예 가까이하지 않는 것이 지혜임을 강조합니다.

3. 특별한 구별됨을 위한 금주 명령

성경에는 특정 신분이나 서원을 한 사람에게 술을 마시지 말라고 명하는 구절들이 있습니다. 이는 영적인 직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온전한 정신과 거룩함을 유지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레위기 10장 9절 "너와 네 자손들이 회막에 들어갈 때에는 포도주나 독주를 마시지 말라 그리하여 너희 죽음을 면하라 이는 너희 대대로 지킬 영영한 규례라"

• 이유와 강해: 이 명령은 아론의 아들 나답과 아비후가 다른 불을 드리다가 죽임을 당한 직후에 주어졌습니다. 많은 학자들은 그들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분별력을 잃고 하나님의 명령을 어겼을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제사장은 하나님 앞에서 거룩한 것과 속된 것을 분별해야 하는 중요한 직무를 맡았기에, 그 판단력을 흐리게 할 수 있는 술이 엄격히 금지된 것입니다. 이는 하나님을 섬기는 자의 거룩함과 신중함을 강조합니다.

민수기 6장 2-3절 "남자나 여자가 특별한 서원 곧 나실인의 서원을 하고 자기 몸을 구별하여 여호와께 드리려고 하면 포도주와 독주를 멀리하며 포도주로 된 초나 독주로 된 초를 마시지 말며 포도즙도 마시지 말며 생포도나 건포도도 먹지 말지니"

• 이유와 강해: 나실인은 일정 기간 자신을 온전히 하나님께 바치기로 서원한 사람입니다. 이들은 포도와 관련된 모든 것(술, 즙, 생과일, 건과일 등)을 금해야 했습니다. 이는 세상의 즐거움과 쾌락을 상징하는 것으로부터 자신을 완전히 구별하여 하나님께 헌신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습니다.

누가복음 1장 15절 "(세례 요한에 대하여) 이는 그가 주 앞에 큰 자가 되며 포도주나 독한 술을 마시지 아니하며 모태로부터 성령의 충만함을 받아"

• 이유와 강해: 세례 요한은 구약의 마지막 선지자로서 예수님의 길을 예비하는 중요한 사명을 받았습니다. 그는 나실인처럼 포도주와 독한 술을 마시지 않음으로써 세상과 구별된 삶을 살았습니다. 그의 금주는 성령 충만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그의 사역이 인간의 힘이 아닌 하나님의 능력으로 말미암았음을 보여줍니다.

◎ 결론

성경은 술 취함을 단순한 습관의 문제로 보지 않고, 다음과 같은 이유로 엄중히 경고하고 금합니다.

1. 영적 타락의 통로: 술 취함은 이성과 판단력을 마비시켜 방탕과 각종 죄악으로 이어지게 합니다.

2. 성령의 역사를 거스름: 그리스도인은 술이 아닌 성령의 지배와 충만함을 받아야 합니다.

3. 하나님의 나라에 합당하지 않음: 습관적인 술 취함은 육체의 소욕에 속한 것으로, 하나님 나라를 유업으로 받을 자의 삶이 아닙니다.

4. 실제적인 폐해: 개인의 삶을 가난과 재앙, 다툼과 고통으로 이끌며, 결국 파멸에 이르게 합니다.

5. 거룩한 직무의 방해: 하나님을 섬기는 자는 온전한 정신과 거룩함을 유지해야 하므로 술을 멀리해야 합니다.

따라서 성도는 술의 유혹을 경계하고, 취하지 않도록 절제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술이 주는 일시적인 위로나 쾌락이 아닌, 오직 성령 안에서 참된 기쁨과 평안, 그리고 거룩함을 추구하는 삶을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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