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법 재개정, 기독교학교 존립 걸린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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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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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통합 사학법재개위, 19일 영락교회서 세미나 개최
박상진 박사가 강의하고 있다. ©노형구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총회장 김영걸 목사, 이하 예장통합) 사학법재개정대책위원회(위원장 김운성 목사)는 10일 영락교회(담임 김운성 목사) 50주년기념관에서 ‘제109회기 잘파 세대를 위한 신앙교육 모범 사례 공모 시상 및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선 ‘잘파 세대를 위한 신앙교육 모범 사례 공모 시상식’이 있었다. 주최 측은 우수 신앙교육을 개발해 진행한 기독교학교 교목들에게 상을 수여했다. 최우수상은 박소영 목사(영광중학교), 우수상은 이기석 목사(군산영광여자고등학교), 권명진 목사(인천숭덕여중고등학교), 장려상은 정선제 목사(경신중고등학교), 육근호 목사(안양성문고등학교)다.

아울러 이날 박상진 박사(장신대 명예교수)는 ‘한국교회와 기독교학교의 연대 필요성과 방안’이라는 제목으로 특강을 전했다. 박 박사는 “교회와 교육 현장의 연계성이 서로 끊겨 있다. 특히 반기독교적 교육이 횡행하는 학교 현장에 물든 아이들은 교회를 떠나고 있다”며 “그래서 교회와 학교 현장을 연결하는 중요한 다리가 바로 기독교학교”라고 했다.

이어 “특히 기독교 세계관은 창조-타락-구속을 축으로 성경적이고 하나님 중심적인 세계관으로, 기독교학교는 아이들을 세속으로부터 건져내고 기독교 세계관으로 세상을 바라보도록 무장하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독교교육은 교육의 영역에서 하나님 나라를 회복하는 것”이라며 “죄로 뒤틀린 교육 현실은 기독교교육으로 치유해야 할 대상”이라고 했다.

특히 “공교육에선 기독교 가치관을 배제한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2022 개정교육과정에는 잠언 22장 6절의 말씀처럼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 그리하면 늙어도 그것을 떠나지 아니하리라’가 없다”며 “1974년 고교 평준화 이후 미션스쿨도 평준화 대상에 포함되면서 공교육의 틀에 얽메이게 됐고, 그 결과 성경교육 등 기독교 건학이념을 추구하기가 어려워졌다”고 했다.

그는 “과거 미션스쿨은 성경을 교육했지만, 지금은 ‘종교학’만 가르칠 수 있다”며 “기독교학교에서 성경이 아닌 종교학을 가르쳐야 하는 교육과정의 문제에다, 고교학점제의 등장으로 종교과목이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6학기가 아닌 1학기 과목으로 전락됐다”고 했다.

이어 “학생들에게 그나마 신앙교육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제한됐고, 이에 따라 종교교사나 교목의 정원 축소 등 기독교학교의 지속가능성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했다. 또한 “21대 국회에서 통과된 사학법 개정안으로 기독교학교에선 기독교적 가치관을 지닌 교원의 임용에 제동이 걸렸다”며 “사학법 재개정은 기독교학교의 존립이 걸린 문제”라고 했다.

아울러 박상진 박사는 기독교학교들이 ▲이사회의 법인구성원(기독교건학이념에 찬성하는 이사 참여) ▲기독교 건학이념에 동의하는 학생 선발권 ▲교육과정 편성권 ▲교원임용권 ▲등록금책정 자율성의 제한 문제에 처해 있다고 설명했다.

시상식 수여자들 모습. 맨 왼쪽에서 두번째가 손달익 목사, 맨 오른쪽이 김운성 목사. ©노형구 기자

박 박사는 교단의 기독교학교 지원을 역설했다. 그는 “아펜젤러와 언더우드 등 초기 선교사들은 학교를 통해 기독교 선교를 시작했고, 네비우스 선교방침에 따라 한국 토착교회도 적극적으로 교회학교를 세웠다”며 “1900년 전후로 조선인들이 자체적으로 599개 초등학교를 세우는 등 교회와 학교는 신앙과 학업을 연계한 민족교육과 항일운동의 기반이 됐다”고 했다.

또한 “1907년 예수교장로회 독노회는 학무국을 두고 교단 차원에서 기독교학교를 조직적으로 지원하며 교회와 학교의 긴밀한 협력 체계를 마련했다”고 했다. 그런 점에서 “현재의 예장통합 교단은 초기 한국 기독교 역사를 본받아 기독교학교를 전문적으로 지원할 조직이 필요하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지역교회는 기독교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어 재정(장학금 지원)과 신앙교육 면에서 상호 협력하고, 교목의 역할이 사라지지 않도록 TO 확보와 지원이 필요하다”며 “학부모는 자녀의 신앙교육 책임을 자각해 기독교학교 진학을 돕고 기독학부모 운동에 참여해야 하며, 이는 곧 한국교회의 다음세대 신앙을 지키는 길이다”고 했다.

단체사진 촬영에 임하는 참석자들. ©노형구 기자

앞서 손달익 목사는 1부 예배에서 전한 설교에서 “패배의 제1원인은 내부 분열로 교계 내부에서 사학법 재개정이 하나님의 뜻에 맞게 이뤄지도록 마음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격려사에서 총회장 김영걸 목사(포항동부교회)는 “사학법 재개정 문제는 교단 직영 신학교의 문제와도 직결된다”며 “이것은 목회자 수급 등 교단의 현안에 연결돼 있기에 예장통합 교단을 비롯해 한국교회가 한마음으로 연합해 문제를 타개하자. 사학법 재개정은 각 기독교 사학들이 주님의 군사를 길러내는 방향으로 이뤄지도록 기도하자”고 했다.

이 밖에 노회와 기독교학교를 위한 간담회에선 김운성 목사(사학법재개정대책위원회 위원장, 영락교회 담임), 우수호 목사(교목전국연합회 총무), 홍배식 장로(한국기독교학교연합회 회장)이 패널로 나섰다.

#예장통합 #사학법재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