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뉴트 크렌쇼의 기고글인 ‘판단보다는 경청하면 틱톡에서 도덕적 교훈을 얻을 수 있다’(Moral lessons can be learned from TikTok if we listen rather than judge)를 최근 게재했다.
뉴트 크렌쇼는 청소년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소개하고 그들의 신앙 속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영 라이프(Young Life)에서 사역하고 있으며 1980년 영 라이프를 처음 접한 그는 2016년부터 제6대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필자는 소셜미디어 트렌드를 부지런히 챙겨보는 편은 아니지만, Young Life(영라이프) 리더들이 우리가 함께 섬기는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듣는 것을 좋아한다. 요즘은 이런 이야기들 속에 소셜미디어 유행이나 농담이 자주 등장한다.
그런데 가끔 이런 이야기들이 의외로 깊은 성찰을 불러오기도 한다. 이번에 그랬던 것이 바로 “우리는 듣고, 판단하지 않는다(we listen and we don’t judge)”라는 바이럴 트렌드였다.
처음엔 조금 유치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필자는 이 트렌드에 걸음을 멈추었다. 소셜미디어 채널 곳곳에서 사람들이 카메라를 켜 두고 상대방과 함께, 다소 민망하지만 해롭지 않은 고백을 나누는 영상을 찍는다. 그들은 듣고, ‘판단하지 않는다’. 물론 많은 경우 웃음이 터지기도 한다.
이 트렌드가 바이럴이 된 이유는, 두 사람 사이에 진짜, 즉흥적인 취약함(vulnerability)의 순간을 불러오고 담아내기 때문이다. 농담 형식의 유행 영상이면서도, 인간의 본질적이고 깊은 갈망을 건드린 것이다. 우리는 취약해지기를 피하면서도, 그 취약함을 갈망한다.
우리는 ‘알려지도록’, ‘취약해지도록’, 그리고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의 기쁨을 알도록 창조되었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의 사랑 안에 거하고, 서로를 잘 사랑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여러 번 말씀하셨다. 로마서 12장에 나오는 참된 그리스도인의 특징은 모두 서로를 사랑하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
“사랑에는 거짓이 없나니 악을 미워하고 선에 속하라 형제를 사랑하여 서로 우애하고 존경하기를 서로 먼저 하며 부지런하여 게으르지 말고 열심을 품고 주를 섬기라 소망 중에 즐거워하며 환난 중에 참으며 기도에 항상 힘쓰며” (로마서 12:9-12)
마태복음 7장에서 예수님은 더 분명하게 말씀하신다. “비판을 받지 않으려거든 비판하지 말라. 너희가 비판하는 그 비판으로 너희가 비판을 받을 것이며, 너희가 헤아리는 그 헤아림으로 너희도 헤아림을 받을 것이다.” (마태복음 7:1-2)
하나님의 계획은 사랑의 공동체이다. 그리스도의 몸 안에서 다른 사람들과 건강하고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세우는 법을 배우는 것은 이를 실현하는 가장 중요한 길 중 하나이다.
이 트렌드는 우리에게 사랑으로 시작하고 판단으로 시작하지 않는 것이 신뢰를 얻고 유지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 준다. 이는 단순히 예수님의 명령이 아니라, 현명하고 실제적인 지침이다.
Young Life에서는 “우리가 들을 권리를 먼저 얻어야 한다”고 말하곤 한다. 대화를 시작할 때, 리더들은 말하기보다 먼저 잘 듣는다. 잘 듣는 것은 학생들이 진정으로 안전하다고 느끼도록 돕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신뢰를 세우는 것은 쉽지 않다. 사실, 관계를 세울 때 가장 시간과 용기가 많이 드는 일 중 하나이다. 하지만, 누군가가 고난과 역경을 겪고 있을 때, 그것은 가장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
최근 Young Life의 RELATE 프로젝트(젊은이들이 어떻게 번영할 수 있는지를 연구한 프로젝트)에서도, 잘 듣는 것이 어떻게 회복력 있고 세우는 관계를 만드는지 반복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이는 나이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에게 해당된다. 얕은 관계를 많이 가진 젊은이들보다, 소수이지만 깊은 관계를 맺은 젊은이들이 더 안전함과 사랑받음을 느꼈다.
우리 모두 그렇다. 우리는 판단 없는 취약함을 갈망한다. 우리는 깊은 관계를 필요로 하며, 그런 관계는 깊은 경청에서 시작된다. 깊이 들어주는 것만이 진정한 취약함을 낳을 수 있다.
따라서, 관계를 맺을 때는 먼저 들어야 한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나서야, 그 사람의 삶에 말할 권리를 얻을 수 있다.
물론 이것이 도덕적 기준을 내려놓는다는 뜻은 아니다. 우리는 서로를 책임지게 하고 죄에 대해 말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지혜와 사랑, 절제를 가지고 그렇게 해야 한다.
‘판단하지 않는 것’은 죄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 교정이 필요한 이들에게 사랑으로, 적절하게 말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나님만이 우리의 심판자이시다. 우리의 임무는 하나님의 마음을 가장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혹시 여러분의 주변에 나쁜 일을 보거나 겪은 이가 있다면, 혹은 상상도 못할 고난을 겪은 이가 있다면, 먼저 들어주기를 바란다. 상대방이 마음을 다 내보냈다는 확신이 있을 때까지 듣고, 그 후에 말하라. 이런 증언은 조심스럽고 부드럽지만, 도덕적 명확성과 정직함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필자는 매일 사역 리더들로부터, 그리고 그들이 서로 나누는 이야기 속에서 배운다. 필자는 내 삶 속에서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을 점검하는 법을 배워왔다. 여러분도 그렇게 하기를 권한다. 판단하지 않고 듣는 이 트렌드에 우리도 함께 동참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