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거주하며 지역 교회에 출석 중인 약 20여 명의 아프가니스탄 출신 기독교인 난민들이 추방 위기에 처한 가운데, 이들을 돕고 있는 교회 측은 미국 정부의 입장에 강하게 반발하며 정치권에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7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롤리에 위치한 '사도들의 교회(Church of the Apostles)'에 출석 중인 줄리 티스데일(Julie Tisdale) 신학대학원생은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아프간 기독교인 난민에 대한 임시 보호 지위를 해제한 결정에 대해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미국 국토안보부(DHS)는 지난달,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임시 보호 지위(TPS)를 오는 7월 14일부로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티스데일은 두 달 전 CP에 기고한 칼럼에서, 교회에 출석하는 난민들이 갑작스럽게 “1주일 내로 미국을 떠나라”는 통보를 받은 사실을 공개하며 심각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이후 그녀는 교회 성도들과 함께 미 의회 의원들에게 문제 해결을 위한 협조를 요청해 왔다.
티스데일은 “우리는 여전히 상·하원의원들과 행정부 내 관계자들에게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공감과 이해를 표한 이들은 많지만, 이 사안을 공개적으로 나서서 다뤄줄 실질적인 ‘챔피언’은 아직 없다.”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아프가니스탄의 보안 상황과 경제 회복을 이유로 TPS 종료를 정당화하고 있다. 크리스티 노엄 DHS 장관(미국 국토안보부 Department of Homeland Security)은 지난 5월 14일 성명을 통해 “아프간은 더 이상 TPS 지정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며 “DHS 기록상 일부 수혜자들이 사기 및 공공안전 위협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티스데일은 “해당 교회에 출석 중인 난민들은 경제적 이유가 아니라, 종교적 박해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이들의 문제는 가난이 아니다. 아프간은 가난한 나라라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이들이 위험한 이유는 그들이 ‘기독교인’이기 때문이다. 탈레반은 개종자들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라고 말했다.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오픈도어즈’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은 세계에서 10번째로 기독교 박해가 심한 나라로 분류된다. 해당 단체는 “개종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사형에 처해질 수 있으며, 탈레반이 재집권한 2021년 이후 이러한 법적 조치가 강화됐다”고 경고했다.
티스데일은 이 외에도 미군에 협력한 경력을 가진 난민들 역시 심각한 보복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난민들과의 인터뷰에서 개종 이후 체포와 고문을 당한 생생한 증언을 직접 들었다고 말했다.
티스데일은 “이들은 이미 아무 죄도 없이 개종했다는 이유로 고문을 당했다. 몇 주씩 실종되었고, 감옥에서 온갖 고문을 겪었다. 그런 경험을 한 이들이 다시 아프간으로 돌아간다면, 탈레반은 그들을 절대 살려두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빠른 죽음이 아닐 것이며, 고통스러운 고문 끝에 죽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CP는 현재 이 교회에 출석 중인 아프간 기독교인들은 각기 다른 이민 절차 단계에 있으며, 일부는 망명 신청, 다른 일부는 영주권 발급 대기 혹은 TPS(임시 보호 신분) 상태에 있다고 밝혔다. 티스데일은 “법적 절차가 제각각이라 일괄적인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교회 차원에서 법률 상담 및 소송 비용 지원 등 실질적인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좋은 변호인을 선임하는 것은 큰 비용이 드는 일”이라며 “교회는 계속해서 재정적·실질적 도움을 제공하고 있으며, 아이들 등하교 차량 지원이나 생계 부담 완화도 함께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복음주의 인도주의 단체인 '사마리아인의 지갑(Samaritan’s Purse)' 대표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도 워싱턴 정계 인사들과 접촉해 상황을 주시 중이다. 그래함 목사는 “아직까지 실제로 추방된 아프간 기독교인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사안은 정부 최고위층에서 논의 중이다. 린지 그래함 상원의원과도 논의했고, 대통령과도 관련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