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대표직 사퇴… 대선 본격 출마 행보 돌입

출마 선언 임박 속 경선 캠프 구성 완료… 민주당, 대선 체제로 전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표직 사퇴 후 박찬대 원내대표와 최고위원 등 의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국회를 나서며 박수를 받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대표가 4월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끝으로 당 대표직에서 공식 사퇴했다. 6월 3일로 예정된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 대표는 사실상 대선 출마 준비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대선 경선에 출마하는 인사는 당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특히 이번 대선은 대통령 궐위에 따른 보궐선거로 치러지는 만큼, 당무위원회 의결을 통해 당직 사퇴 시점이 조정됐다. 이 대표의 사퇴는 이에 따른 절차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회의 직후 "당대표로서 지난 3년 가까운 시간 동안 나름대로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데 대해 감사드린다"며 "출발할 때는 험난했지만 퇴임하는 지금은 그때보다는 훨씬 나은 상황이라 생각한다. 모두 동료들의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의 문화도 많이 변화했다. 과거에는 '민주 없는 민주당'이라는 말도 있었지만 지금은 당원 중심의 민주적 정당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재임 기간의 성과를 강조했다. 또한 "이제 또 다른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며 대선 출마를 사실상 예고했다.

이 대표는 '비상계엄 사태'를 언급한 뒤,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시민들의 자발적 공동체 형성을 언급하며 국민의 역량을 강조했다. 그는 "절도도, 폭력도 없었던 완벽한 공동체가 열흘 넘게 이어졌고, 그것이 바로 국민의 힘"이라며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위기 또한 국민의 위대한 DNA로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 저도 그 역경을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사퇴 이후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 커버 이미지를 '국민 옆에 이재명, 다시 뛰는 대한민국'이라는 문구가 적힌 사진으로 교체했다. 공식적인 출마 선언은 이르면 10일에 이뤄질 가능성이 있으며, 캠프 인선도 거의 마무리된 상태다.

캠프는 계파색을 최대한 줄이고 실무 중심의 인사들로 구성될 전망이다. 선거대책위원장에는 5선 윤호중 의원이, 총괄본부장에는 3선 강훈식 의원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인 한병도·박수현 의원도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번 주말 또는 다음 주 초를 전후해 대선 출정식이 열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대표는 출마 선언문을 통해 '민생 우선', '회복과 성장'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자신의 정책 기조를 설명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 4일 윤 전 대통령의 탄핵 인용 이후 내놓은 발언과도 맥을 같이 한다.

또한 이 대표의 정책 싱크탱크로 알려진 '성장과 통합'은 오는 16일 공식 출범한다. 유종일 전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장과 허민 전남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가 상임 공동대표를 맡으며, 이 대표와 오랜 인연을 이어온 정책 파트너들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의 사퇴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은 박찬대 원내대표를 당 대표 권한대행으로 내세우며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경선 룰을 마련하기 위한 특별당규준비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도 구성됐다. 특별당규준비위원장에는 4선 이춘석 의원, 선거관리위원장에는 4선 박범계 의원이 각각 임명됐다.

한편, 비이재명계 주자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김 지사는 비명계의 대표 주자로 꼽히며, "포퓰리즘이나 무책임한 감세 정책은 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이 대표와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7일 출마를 선언한 김두관 전 의원은 이날 부산, 봉하마을, 평산마을을 연이어 방문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배우자인 권양숙 여사와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며, 정치권 안팎에서는 불출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역시 출마 여부와 시점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의 사퇴를 기점으로 더불어민주당은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돌입했다. 당내 경선 구도가 빠르게 형성되며 후보자 간 경쟁도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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