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프락치활동” VS “신분 밝히고 수사협조 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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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형구 기자
hgroh@cdaily.co.kr
기자회견 당시 한 집회 참석자가 발언을 하고 있다. ©NCCK 인권센터

NCCK인권센터 등 4개 단체는 지난 3월 기독교계 단체인 포천이주노동자센터(대표 김달성 목사)에서 은평경찰서 소속 경찰관이 자신의 신분을 위장하고 수사활동을 벌였다고 주장하며 은평경찰서를 규탄하는 집회를 최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개최했다. 그러나 은평경찰서 정보안보외사과 계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국내 체류 중인 불법 환치기 외국인 업자를 체포하려고 당시 이주노동자에게 신분을 밝히며 진행한 수사협조 과정의 일환이라고 했다.

NCCK인권단체 등 4개 단체는 지난 3월 포천이주노동자센터의 프로그램인 ‘밥상코이노니아’에서 서울 은평경찰서 소속 김 모 경사는 신분을 위장하는 등 프락치활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김 모 경사는 당시 동 프로그램에 참여한 방글라데시 출신 이주노동자 A씨에게 접근, 불법 환치기업자를 통해 해외 송금을 해줄 것을 부탁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취업비자를 통해 한국에서 근로 활동 중인 A씨는 지난 5월 8일 김 모 경사 권유로 불법 환치기 업자를 통해 해외 송금을 진행했다. 그러다가 그달 11일 김 모 경사는 A씨를 은평경찰서 정보안보외사과로 소환해 진술서를 쓰도록 하고 A씨에게 일정 액수를 지급했다. 이후 그달 31일 김 모 경사가 다른 이주노동자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포천이주노동자센터 대표 김달성 목사에게 연락을 하면서 해당 내용이 드러났다고 집회 주최 측은 주장했다.

집회 주최 측은 “김 경사는 분명 특수한 목적을 갖고 포천이주노동자센터에 침투해 비밀리에 활동하다 덜미가 잡힌 것”이라며 “이 사건은 경찰의 조직적이고 장기적 계획으로 진행된 심각한 인권침해다. 포천이주노동자센터의 선교활동을 방해한 종교탄압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이미 포천이주노동자센터의 선교활동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 그것은 센터의 회원들 사이에 의심을 심고, 도움을 받으러 센터에 오고 싶은 이주노동자들의 발걸음을 머뭇거리게 하고 있다”며 “이 사건은 경찰이 직권을 남용한 범죄이자 취약한 이주노동자를 악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상임대표 전남병 목사는 “이번 이주노동자에게 접근해서 그를 포섭하고 유인하여 공작을 벌인 경찰관은 그 자신도 프락치이지만 이주노동자를 프락치로 만들겠다는 의도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경찰이 이주노동자라는 불안정한 신분을 이용했다는 데에 사안의 중대함이 있다. 경찰청은 본 범죄 행위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하고 발표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NCCK가 은평경찰서로부터 받은 공문. ©NCCK 인권센터

집회 주최 측 단체들은 지난 6월 말 경찰청장과 은평경찰서장에게 항의 서한을 보냈고, 지난 4일 은평경찰서장으로부터 공문을 받았다. 은평경찰서장 명의의 해당 공문에서는 “우리 경찰서 직원이 물의를 야기한 데 대해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며 “김 경사를 직무에서 배제하고 자체 감찰기관에 넘겨 조사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했다.

은평경찰서 정보안보외사과 계장은 28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위 집회 주최 측의 주장에 대해 “경찰의 프락치 활동은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이어 “물론 우리 경찰서 소속 직원이 포천이주노동자센터에 방문한 것은 맞다”며 “그러나 그곳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참석해 방글라데시 출신 이주노동자 등 4명과 만나 경찰관 신분을 밝히고 명함까지 건내줬다”고 했다.

그는 “우리 경찰관이 외국인 관련 피해사례 등을 파악하고 관련 내용을 수사하고자 포천이주노동자센터에 방문해 이주노동자들을 만난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우리 경찰서 소속 직원이 국내에서 활동 중인 불법 환치기 외국인 업자의 존재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이주민 피해 현황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불법 환치기 외국인 업자 계좌를 추적하고 체포하고자, 포천이주노동자센터에서 만난 이주노동자 A씨에게 해당 환치기 업자 계좌에 본인의 이름으로 송금해달라고 수사협조를 부탁했다. A씨도 우리 측 수사협조에 흔쾌히 허락한 것”이라고 했다.

또한 “이후 경찰이 A씨에게 준 돈은 불법 환치기 업자 계좌에 본인 돈으로 송금한 A씨에게 그만큼의 액수를 보전해드리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포천이주노동자센터가 선교센터인지도 몰랐고 종교탄압도 더욱 아니”라며 “몰래 잠입을 한 목적이나 사실도 없다. 경찰서 직원이 이주노동자 A씨 등 4명을 만나 신분을 명확히 밝히고 수사협조를 부탁한 것”이라고 했다.

감찰 조사 진행 결과에 대해선 “따로 말씀드리긴 어렵고 위 내용 그대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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