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 세계 보존, 교회의 가장 위대한 과업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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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형구 기자
hgroh@cdaily.co.kr
김영선 협성대 명예교수, 12일 기독학술원서 발제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기독교학술원

제42회 기독교학술원 영성학술포럼이 ‘탄소중립, 생태정의, 녹색교회’라는 주제로 12일 서울 양재 온누리교회에서 열렸다. 이날 김영선 박사(협성대 명예교수)는 ‘기후변화와 생태 신학’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김 박사는 “기후위기가 대두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지난 30년간 평균기온은 1.6도 상승했다. 100년간 강수량은 177mm 증가했으나 실제 비 오는 날은 27.3일 줄었다. 과거 우리나라에서 겨울이 87일로 가장 긴 계절이었으나 여름이 118일로 그 길이가 겨울보다 훨씬 길어졌다. 이것은 지구 온난화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지난 3월 호주 달링강에서 수백만 마리 물고기가 집단 폐사했다. 유럽 전역도 45도 이상의 폭염으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2021년 7월 캐나다와 미국 북서부는 50도에 육박하는 폭염으로 일주일간 900여 명이 사망했다. 기후변화는 폭염, 폭우, 한파, 폭설, 가뭄, 해수면 상승 등으로 인해 농업 생태계에 막대한 파괴를 초래한다. 수질악화로 인한 생태계의 파괴는 인간에게 큰 고통의 날을 안겨다 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창조신앙은 구원신앙과 함께 기독교 신앙의 두 축을 이루고 있으나 지나치게 강조돼온 구원신앙에 비해 창조신앙은 홀대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 위기가 창조신앙을 소환했다”고 했다.

아울러 “창조신앙의 핵심은 생명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것으로 존엄한 가치를 갖고 있으며, 이런 생명을 함부로 취급하는 것은 창조주 하나님을 모독하는 불신앙이라는 것이다”라며 “창조를 잘 가꾸고 돌보는 것이 인간이 수행해야 할 중차대한 과제라는 것이다. 즉 창조 세계를 보존하는 일이 교회의 가장 위대한 과업 가운데 하나임을 고백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인간은 창조 세계에 대한 긍정과 온 생명에 대한 경외를 품고 관계 맺는 자세를 요구받는다. ‘창조된 만물을 다스리라’(창 1:28)는 것은 지배나 소유나 착취가 아니라 공존과 상생의 관계를 의미한다”며 “이 말씀은 자연을 정복하고 착취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세상을 가꾸고 돌보라고 명하신 것으로 해석돼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첫째, 자연의 지배를 정당화한 인간의 정복 논리는 공존과 화해의 논리로 진행돼야 하고, 둘째, 자연을 그것이 아니라 나와 너의 관계로 보아야 하며, 셋째, 생태적 불균형을 풀고 넷째, 탐욕과의 관계에서 패배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발표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기독교핛루원

김 박사는 “우리는 하나님을 관계하시는 분으로 말할 수 있다. 관계성은 삼위일체 하나님의 본질적 특성이다. 삼위일체 하나님의 관계 속에는 사랑과 자유와 생명이 있다. 성부 성자 성령이 관계 속에 사시는 것처럼 우리도 관계 속에 살아야 한다”며 “하나님, 사람, 자연과의 관계에서 그 관계는 착취와 지배가 아니라 헌신, 소통과 순환 등 상호 내주하는 관계로서 돼야, 이럴 때 구원과 행복과 축복과 평화가 있다”고 했다.

또 “생명은 생명을 먹는다. 생명의 원형은 관계성 속에 있다. 관계성의 핵심은 긍휼이다. 긍휼은 이타주의가 아니라 자기 사랑과 대상 사랑이 하나가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긍휼은 모든 피조물이 서로 연결돼 있다는 인식에서 태어난 생활방식이다”라고 했다.

그는 “기후변화는 개인적 차원의 분노나 사회적 제도 개선, 경제 제도를 통한 정책 변화 등의 방식으로 해결할 수 없다. 생태 문명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며 “첫째, 각종 난 개발과 환경오염 등 생태학적 수치심을 죄로 느끼는 영성 교육이 진행돼야 한다. 우리의 생태학적 수치심에 대한 치유가 일어나야, 우주 만물은 우리에게 많은 선물을 준다. 인간이 환경파괴의 죄를 자복하고 회개하는 길이 환경보호에 나서는 것이 필수다. 성취가 아니라 창조 질서의 회복을 향한 올바른 방향이 요구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둘째, 지속 가능한 생명을 위한 새로운 영성훈련을 개발하고 시행해야 한다”며 “셋째, 생태학적 수치심과 새로운 영성훈련을 기초로 신음하는 피조 세계를 위한 기도, 창조질서보존에 대한 이해와 설교 그리고 교육, 자원 재활용에 적극 참여, 유기 농산물로 밥상 차리기, 교회주보 재생 용지로 만들기, 자동차 없는 주일 지키기, 불필요한 행사 줄이기 등의 일을 시행해야 한다”고 했다.

나아가 “입맛도 바꾸자. 전체 온실가스의 17.4%는 동물성 식품 섭취로 인한 것이다. 네덜란드 환경평가원은 전 세계가 고기를 덜 먹는 식단으로 전환할 경우 2050년까지 예상되는 기후비용의 최대 80%를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이로 인해 고혈압, 암, 치매 등 만성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며 “전자 영수증 발급, 텀블러·다회용 컵·다회용기 이용, 무공해차 대여, 친 환경제품 구매, 고품질 재활용품 배출 등 저탄소 생활 실천이 범국민 실천 운동으로 전개되도록 교회가 선도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우리의 삶을 타자에 대한 관계로부터 새롭게 보고 타자의 생명권을 인정해줘야 한다. 더 나아가 타자를 경청하고 타자에게 대답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 배움을 외면하면 생태적 삶을 포기하게 되고 생태적 위기를 초래하게 된다”며 “종교를 정신적인 초월적 영역으로 간주해 정치 경제 사회적인 영역으로부터 물러나 초연한 태도를 지닌다면, 현대사회가 만들어내는 생태계 위기 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다. 그것은 관념적으로는 생태계를 보호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생태계를 파괴하는 시스템을 용인하고 그것을 강화하는 데 동참하는 셈이다. 생태 신학은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위한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방책들을 제시하고 그것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라고 요구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한신대 전철 교수는 ‘탄소제로 생태윤리 미하일 벨커 중심으로’를, 백석대 박찬호 교수는 ‘녹색교회 생명신학’을 발제했다. 논평은 합신대 이승구 교수가 맡았다.

#김영선교수 #기후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