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의 영의 논리, 복음에 기초해야”

최창국 교수 ©유튜브 영상 캡처

최창국 교수(백석대 실천신학)가 최근 복음과 도시 홈페이지에 ‘그리스도인도 마귀에 사로잡힐 수 있는가?’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최 교수는 “교회 안에서 인간의 정신세계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해 매우 빈번하게 혼동하는 문제가 영적 문제와 정신적 문제의 혼동”이라며 “기독교 역사에서 영적 지도자들이 큰 악을 저지른 대표적 사건인 마녀사냥도 인간의 정신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되었다”고 했다.

이어 “중세 마녀사냥의 가장 큰 피해자는 그 시대에 가장 취약할 수밖에 없었던 여성들이었다”며 “중세 교회는 그들의 정신적 아픔과 상처를 치료하고 돌봐주기보다는 그들을 영적으로 학대하고 잔혹한 폭력을 행사했다. 이러한 영적 학대와 폭력은 그 양상과 방법을 달리하여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교회 공동체 안에서 정신 세계, 특히 그 무의식 영역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해 영혼을 잘못 인도하고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사례가 지금도 드물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혼을 돌보는 사역자들은 영혼을 건강하게 보살필 수도 있지만, 그들이 인간의 정신과 영혼에 대한 그릇된 이해와 판단을 할 경우에는 영혼을 파괴할 수 있다”며 “더구나 정신 현상에 대한 왜곡된 이해를 영적인 이름으로 선하게 포장하기도 한다. 영적 지도자는 아픔과 상처와 고통 가운데 있는 영혼이 내뱉는 언어와 행동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바르게 해독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영적 지도자에게는 영적 분별력이 있어야 한다”며 “정신질환과 귀신들림을 구별하기란 매우 어렵다.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 정신질환을 귀신들림으로 잘못 이해하고 규정할 때 당사자에게 매우 큰 상처를 줄 수 있고, 정신질환의 현상을 사탄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적 지도자가 잘못된 영적 진단을 함으로써, 정신적으로 많은 아픔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을 치료하기보다는, 오히려 더 큰 상처를 줄 뿐 아니라 비극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귀신들림과 정신질환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더구나 영적 지도자가 정신질환을 겪으며 괴로워하는 사람을 귀신 들린 사람으로 여기고 잘못 대할 때는 그 환자는 물론이고 그의 가족이나 그가 속한 공동체까지도 이중, 삼중으로 고통과 상처를 입을 수 있다”며 “자신의 판단에 확신이 서지 않는 영적 지도자는 함부로 추정해서는 안 된다. 애초에 함부로 상담을 해서도 안 된다. 설사 본인에게 상담을 요청하더라도, 그를 전문가에게 보내야 한다. 의사라는 직업도 목양의 은사만큼이나 하나님이 주신 놀라운 은사”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성경은 악한 영의 존재와 영향력을 다양하게 기술하고 있다. 정신질환자가 밖으로 드러내는 언행은 악한 영의 역사와 유사한 면이 많다, 그래서 그 현상만으로는 자칫 둘을 혼동하기 쉽다”며 “따라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돌이키기 어려운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했다.

또한 “정신분열증과 귀신들림 모두 괴상한 행동이나 현상을 동반할 수 있다. 하지만 귀신들림의 경우에는 중요한 특징이 있다”며 “일반적으로 마귀들은 매우 합리적이다. 성경에 언급된 마귀들을 보라. 그들은 자기가 원하는 곳과 원치 않는 곳을 진술하였다. 그들은 논리적으로 의사를 표현하였다. 그러나 정신분열증은 말과 논리가 일관성이 없을 뿐 아니라 비합리적인 경우가 많다”고 했다.

최 교수는 “정서와 관련된 질병은 종종 영적 질병을 가져다주기도 하고 육체적 질병을 가져다주기도 한다”며 “이 질병의 원인은 관계 속에서 받은 상처 때문에 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그 효과적 기도는 내면세계의 치유를 위한 기도다. 정서적 질병에는 상담과 기도가 병행될 때 더 효과적”이라고 했다.

이어 “육체와 관련된 질병은 종종 정서적 질병을 가져다주기도 하고 영적 무력감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이 질병의 원인은 질병과 사고와 심리적 스트레스다. 이 질병에 유익한 기도는 육체적 치유를 위한 믿음의 기도”라며 “이 질병은 의학적 돌봄과 규칙적 식사와 알맞은 운동과 함께 기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또 “상황에 따라 악한 영이 위의 질병 또는 모든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악한 영에 의한 질병은 악한 영을 축출하는 기도만이 효과적이다. 악한 영에 의한 질병에는 인간적인 처방은 효과가 없다”고 했다.

그는 “유대 사회에서 예수님이 사역을 하실 때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복음의 논리보다는 왜곡된 영 또는 마귀의 논리에 빠져 있었다. 유대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는 것과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을 죄와 마귀의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많았다”며 “실제로 예수님 시대에 유대 사회에는 가난하게 사는 것도 병에 걸리는 것도 모두 죄 때문이라는 잘못된 영적 공식이 만연했다. 나아가 유대 사회에는 어떤 잘못된 일이 일어나면 불순종과 거짓의 아비인 악한 영 때문이라는 잘못된 영적 공식에 노출되어 있었다”고 했다.

아울러 “오늘의 그리스도인들도 복음의 논리보다는 잘못된 영의 논리에 노출되기 쉽다”며 “그리스도인의 영의 논리는 복음에 기초해야 한다. 그리스도인의 영의 논리는 사탄은 그리스도인을 만지지도 못한다(요일 5:18)는 복음에 기초해야 한다. 그러므로 영적 지도자가 귀신에 사로잡혔다고 성도를 공격하거나 정죄하는 것은 복음이 아니”라고 했다.

#최창국교수 #칼럼 #복음과도시 #정신질환 #영적질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