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대 김운용 총장 취임 “신학교육은 한국교회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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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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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장신대서 총장 이·취임 예식
 ©노형구 기자

장로회신학대학교 총장 이·취임예식이 20일 오전 장신대 한경직기념예배당에서 열렸다. 제22대 장신대 총장에는 김운용 교수가 취임했다.

이날 이사장 리종빈 목사의 인도로 시작한 1부 예배에선 이사 김영걸 목사의 기도, 이사 김순미 장로의 성경봉독에 이어 장신 앙상블이 ‘내 맘의 주여 소망 되소서’를 찬양했다. 이후 예장 통합 총회장 류영모 목사가 ‘복음의 중심에 서는 교회’(로마서 1:16)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류 목사는 “아픔은 치유하기 위해서 존재한다. 갈등은 풀기 위해서 존재한다. 지나간 역사를 돌아보면 교회는 갈등의 중심에서 갈등을 치유하는 공동체였다. 그러나 갈등의 당사자·유발자가 됐다. 위기는 복음의 본질로 돌아가라는 하나님의 사인이다. 교회가 주님의 심장소리를 회복하면 세상의 희망이 될 것”이라며 “교회의 공공성이 회복되면 세상을 이롭게 할 것이다. 교회는 뿌리와 본질부터 새로워져야 한다. 돈과 명예, 부정부패, 진영논리가 하나님의 저울추를 기울여선 안 된다”고 했다.

이어 “복음은 능력이다. 이를 믿고 살면서 전파하고 가르치면 코로나 팬데믹 등 어떠한 위기가 와도 교회는 세상의 희망이 될 것”이라며 “하나님은 역사와 교회의 주인이시다. 좌우를 붙들고 갈등에도 치유를 위해서 눈물과 땀, 십자가 보혈로 이 땅을 치유해야 한다”고 했다.

설교 후에는 다 같이 찬송가 ‘빛의 사자들이여’(502장)을 부른 뒤 증경총회장 김창인 목사의 축도로 1부 예배를 마무리 했다.

2부 이·취임식에선 먼저 제21대 총장 임성빈 박사가 이임사를 전했다. 임 박사는 “중요한 것은 바람직한 변화 곧 신학대다운 변화다. 한국교회를 섬기고 사회와 소통하는 신학교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실현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이는 오직 주님께만 시선을 고정하고 그를 의지할 때만 가능하다. 버거운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동역해 온 여러 보직 교수·교직원들에게 감사하다. 경비·미화원 분들과 신학생들에게도 감사와 격려를 보낸다. 제22대 총장 김운용 교수와 장신공동체를 위해 계속 기도를 부탁한다”고 했다.

전임 총장 임성빈 박사 ©노형구 기자

이어 전임 총장 임성빈 박사에게 이사장 리종빈 목사가 공로패를 증정했고, 이사회 서기 박봉수 목사가 신임 총장 김운용 박사에 대한 약력을 소개했다. 이후 김운용 총장의 취임서약과 이사장 리종빈 목사의 신임 총장 취임을 알리는 선언이 있었다.

김 신임 총장은 취임사에서 “한국교회와 신학교는 수많은 쓰나미 앞에 서 있다. 한국교회 신뢰도 추락·탈교회화·저출산·학령인구 감소 등이 있다. 그러나 신학교는 어두운 시대에도 반드시 지켜야 할 최초의 성이자 보루다. 왜냐하면 교회의 미래이기 때문”이라며 “지난 교회의 역사 2000년 간 어둡지 않았던 적이 없었지만 그 어둠을 자각하는 자가 있을 때만 역사는 계속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바로 그런 지도자를 양성하는 게 장신대의 사명이다. 하나님의 정념에 사로잡혀 이 위기상황을 타개할 영적 리더를 양성하는 데 사명을 지닌 장신대는 여러 가지 어려움에도 굳건히 서갈 수 있었다”며 “신학교육은 한국교회의 미래다. 이는 혼자서 감당할 수 없기에 주님·말씀·복음·교회·노회·총회·후원자, 장신공동체와 함께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수행하겠다”고 했다.

또한 “신학교육의 내실화에 힘을 기울이겠다. 이는 화려한 수치, 홍보, 구호로 되는 게 아니다. 이 시대에 걸 맞는 신학이론의 재개념화에 힘을 쓰고 신학생들의 영성 함양에 주력하겠다. 그동안 장신대가 120년 동안 해온 것”이라며 “이제는 내실을 다지겠다. 교회 현장과 연결된 신학을 계속해서 추구하겠다”고 했다.

신임 총장 김운용 박사 ©노형구 기자

그는 “글로벌 리더 양성이 요구되는데 민족복음화와 통일 이후 당면한 신학적 과제 해결을 위해 교수님들과 토의해서 학생들을 잘 교육하겠다. 우리 학생들이 다윗의 물맷돌 던지기를 잘하도록 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세상은 생명이 없는 무정란의 세계였다. 그러나 더 큰 비극은 무정란과 같은 설교 예배 등이다. 결국 해답은 예수 그리스도다. 하나님의 현존과 역사하심을 신뢰하며 일꾼을 양성하는 교육을 주님 오시는 그날까지 장신공동체와 함께 마음과 힘, 기도를 모아 수행해가겠다”고 했다.

이어 조성환 교수의 감사찬송 메들리 축가, 안산제일교회 원로 고훈 목사의 축시에 이어서 증경총회장 박종순 목사·이성희 목사가 축사했다. 박종순 목사는 “신학은 교회의 엔진과도 같다. 엔진이 꺼지지 않도록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해 달라. 어려운 일이 생기면 기도로 무릎 꿇으라”고 했다. 이성희 목사는 “한 신학자에 따르면, 우리가 때때로 지치고 실패하는 이유는 예수를 위하여 일하기 때문이다. 예수를 위하여가 아니라 예수와 함께 일해야 한다. 장신대는 경건과 학문의 공동체다. 기틀을 잘 닦기 위해 열심히 일해 달라”고 했다.

다 같이 합심기도 하고 있다.©노형구 기자

장신대와 자매결연을 맺은 프린스턴, 유니온, 콜럼비아, 낙스 신학교의 총장은 영상으로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전 한일장신대 총장 정장복 목사가 권면했다. 정 목사는 “제자의 성공과 실패가 스승과 직결된다. 김운용 총장에게 예수님이 동행하시기를 바란다. 선지동산의 기본 정신을 잘 지켜 달라. 평양신학교의 혼이 거의 사라졌다는 지적이 많이 들린다. 뿌리 없는 나무는 없다. 성스러운 선지동산의 얼이 무엇인지 깊이 뿌리를 찾아 달라”며 “선지동산의 목적에 부합하는 신학 교육을 해 달라. 하나님의 교회가 위축되는 세상에서 선지동산이 본래의 본분을 갖추도록 해 달라. 주님이 보여주신 종(Servant)의 리더십을 잘 감당해 달라. ‘총장’에서 ‘총종’의 자세로 일해 달라. 총장은 희생과 봉사, 헌신 등에 있어 본을 보여야 한다. 장신대에서 경건과 학문의 두 바퀴가 잘 돌아가도록 노력해 달라. 쓴 말과 단 말 모두 듣고 모두를 품어 달라. 성령의 음성에 24시간 눈과 귀를 열어 달라”고 했다.

이후 총동문회장 김영철 목사의 기념품증정에 이어 다 같이 임기를 위한 합심기도를 한 뒤 교가를 제창하고 행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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