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태호 신임 통상교섭본부장은 28일(현지시간) "글로벌 자유무역협정(FTA) 허브 국가로서의 완성을 위해서 중국과의 FTA는 필요하다"며 "무역뿐만 아니라 투자 유치도 중요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다보스포럼 참석 중 연합뉴스와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연합뉴스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은 28일(현지시간)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함에 있어서 "민감성을 감안해 상품의 경우 3개의 상자에 나눠 담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박 본부장은 연합뉴스 특파원과의 인터뷰에서 "FTA의 글로벌 중심축(허브) 국가라는 목표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중국과 FTA를 하는 게 좋다"며 "무역도 중요하지만 투자 유치가 중국과의 FTA에 있어서 중요한 전략"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중국과의 FTA 협상 방침을 설명해달라.

▲한-미, 한-유럽연합(EU) FTA는 굉장히 적절한 전략이었다. 만약 미국, EU와의 FTA 없이 중국과 했다면 국민들이 불안해했을 것이다. 미국, EU와 체결했으므로 중국, 일본과 FTA를 해야 한다. 일본은 현재로서는 실익이 별로 없지만, 중국과는 수준이 낮더라도 FTA를 하는 게 옳다. 중국은 내수 시장이 커지고 있고, 관세가 높은데 이를 뚫고 가야 한다.

--농민들이 한중 FTA는 매우 민감하게 생각한다.

▲한미 FTA 타결로 농민들의 피해의식이 큰 것은 사실이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상품의 경우 3개의 상자에 나눠 담는다는 원칙에 (중국 측과) 사실상 합의를 봤다. 한 상자에는 정상적인 무역자유화, 두 번째 상자에는 농산물 혹은 중소제조업 등 초민감 품목, 세 번째 상자에는 10~15년 가량 자유화를 늦추고 특별 세이프가드를 두는 민감분야를 담는다는 것이다. 상자에 무얼 담을지, 크기를 얼마로 할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중국과의 FTA에서 기대되는 효과는.

▲무역뿐만 아니라 투자유치가 중요한 전략이다. 우리가 미국, EU와 FTA를 했기 때문에 그런 점을 노려 중국이 생산기지를 한국으로 이전하고자 한다. 유럽과 미국 기업도 중국 시장을 노려 투자할 수 있다. 그러면 우리는 동북아 투자의 중심이 될 수 있다. 이는 일자리와 연결된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다보스포럼에서 미국-EU FTA를 주장했는데 그 의미와 영향은.

▲미국과 EU가 FTA를 하면 그건 또 다른 세계무역기구(WTO)나 마찬가지다. 양쪽의 시스템을 조화시킨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미국과 EU가 다자체제에서 역할을 강화하고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11년째 끌고 있는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은 올해 주요국 대선 때문에 더 어려울 것 같다.

▲대선도 있지만 그보다 근본적인 것은 글로벌 역학 관계가 변했기 때문이다.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경제국이 성장하면서 선진국과의 정치적 역학 관계가 변했다. 이에 대한 근본적 해결이 필요하다. DDA가 정체되니 우리뿐만 아니라 많은 나라들이 FTA를 추구하는데 FTA가 많아지면 세상이 너무 복잡해진다. 나중에 결국은 WTO 같은 다자체제에서 해결될 수밖에 없다.

--미국은 DDA가 부진하자 복수국가 서비스 협정을 거론하고 있는데 전망은.

▲DDA가 잘 안되니 그룹을 만드는 방식으로 가자는 것인데 개도국들이 완전히 반대하고 있다. 개도국들은 만약 그룹 만들기로 가려면 자기들이 참여하지 않더라도 혜택은 똑같이 달라고 한다. 그래서 쉽지 않다.

--통상장관 회의 외에 별도로 어떤 활동이 있었나.

▲미국, 캐나다, 스위스, 호주의 통상장관과 양자회담을 했다.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와 만나서 FTA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미국 가전회사 월풀이 한국산 냉장고에 대해 반덤핑 제소를 한 데 이어서 세탁기를 또 걸었는데 이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커크 대표는 기업의 제소에 개입할 수는 없지만 우려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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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