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청년, 답 있수다] 피 남편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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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갈렙 목사

“십보라가 돌칼을 가져다가 그의 아들의 포피를 베어 그의 발에 갖다 대며 이르되 당신은 참으로 내게 피 남편이로다 하니” (출 4:25)

성경 내용 중에서 의아한 내용이 많은데 그중에 하나가 요절이 포함된 출애굽기의 한 부분이다. 하나님이 모세를 죽이려 한 내용으로 무슨 내용인가 대부분의 처음 읽은 분들은 의아해하는 부분이다. 일은 모세가 소명을 받고 애굽(:이집트)으로 향하면서 일어난다. 먼저 모세는 하나님의 소명을 받은 것을 장인 이드로에게 솔직하게 다 이야기하진 않는다. 가족들이 어떤 상태인지 알아보기 위해 다녀오겠다고 한다. 애굽에 선교사로 나간다고 하면 걱정할까 봐 눈높이를 낮추어 그 정도로 이야기한 것으로 생각한다. 인간적인 장인은 십분 이해하고 사위의 이집트 행을 허락한다.

모세는 그 아내와 아들들을 데리고 애굽으로 간다. 하나님은 모세에게 바로가 쉽게 이스라엘 민족의 출애굽을 허락하지 않을 것을 알려주신다. 하지만 자신의 아들인 이스라엘을 내보내지 않으면 바로의 아들을 하나님이 죽이겠다고 위협하도록 코치하신다. 바로의 아들을 볼모로 삼아서 출애굽을 추진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러고 나서 뜻밖에 일이 발생한다. 갑자기 하나님이 모세를 죽이려 하시는 것이다. 아마도 여호와의 천사가 나타나서 모세를 죽이려 한 것 같다. 그것을 숙소 앞에서 하였다. 이것을 십보라가 본 것이다. 이에 십보라는 급히 그의 아들의 포피를 베며 모세에게 “당신은 참으로 내게 피 남편이로다”라고 고백하며 사건은 종료된다.

이 내용을 이해하려면 행간을 읽는 것이 필요하다. 하나님은 모세의 마음을 준비하셨을 뿐 아니라 모세의 가족도 하나님의 백성이요 선교사 가족으로서 정체성을 분명히 하도록 하신 것 같다. 특히 어린 아들들을 할례를 행하도록 하신 것이다. 할례란 아브라함 때 처음 시행된 것으로 사람이 자기 정욕대로 살지 않고 아픔이 있더라도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겠다는 결단을 살에 새기는 의식이다. 하나님이 고안하신 언약백성의 표식이다.

그런데 이방여인이었던 십보라는 이것을 반대하였던 것 같다. 왜냐하면 어린 애들한테 큰 아픔과 트라우마를 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돌칼로 마취 없이 아이에게 할례를 하는 것이 인간적으로는 못할 짓으로 보였을 것이다. 모세는 아마 십보라에게 한두 번 “할례를 합시다” 라고 했지만 십보라의 반대에 부딪혔다. 이때 모세는 포기하고 아내의 의견을 따르고 있었다. 이때 하나님은 모세를 인질로 삼아 십보라를 위협하셨다. 남편을 죽일 수 있으니, 아들 할례를 할 것인지 말 것인지 선택하도록 한 것이다. 아내에게 남편은 자식 못지 않게 소중하다. 또한 할례의 아픔이 크다 한들 사람 죽는 것보다야 작지 않는가? 그래서 십보라는 혀를 내두르며 아들 할례를 시행한 것이다. 그러면서 남편을 “피 남편”이라고 불렀다.

피 남편의 의미가 무엇인가? 신앙 때문에 아내가 피를 보게 하는 남편이란 뜻이다. 그렇다면 피 남편만 있는 것이 아니다. 피 아버지도 있고, 피 아내, 피 자식도 있다. 그가 하나님을 믿고 섬기고 순종하는 것 때문에 주위 사람들이 인간적으로 어떤 면에서 아픔을 겪는 경우이다. 이것을 온전히 소화하지 못한 상태에서 그 아픔을 감당할 때 우리는 그들에게 피 남편, 피 아내, 피 아버지, 피 자녀가 될 것이다. 아브라함이 이삭을 번제단에서 칼을 들어 치려 한 경험은 이삭에게 아버지 아브라함은 피 아버지임이 틀림없다. 드보라가 전쟁을 앞장서서 이끌 때 그 남편이 볼 때 드보라는 피 아내였을 것이다. 바로의 공주의 아들임을 거절하고 하나님의 백성과 함께 고난당하기를 선택한 모세는 모세 양어머니 입장에서는 ‘피 자식’ 임이 틀림없다. 무엇보다 하나님 아버지는 피 아버지시다. 우리를 구원하시려고 자식을 십자가에 못 박아 피 흘리게 하셨으니 말이다.

내가 아픔을 겪는 것은 그래도 낫다. 나 때문에 다른 사람이 아픔을 겪을 때 지켜보기가 쉽지 않다. 내가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삶은 비단 나의 아픔과 희생으로 끝나지 않고 불가피하게 주위 사람들에게도 아픔을 준다. 하지만 당시에는 소화하기 힘들지만 나중에는 감사하게 된다. 린튼가의 선조들이 한국에 와서 섬길 때 그 자녀들은 애매한 고난을 당했다. 손양원 목사님이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에 순종할 때 손동희 권사는 오빠들을 죽인 자를 오빠라 하며 같이 살아야 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그 아픔이 그들에게 결국은 큰 복이 되었다. 정말로 하나님의 뜻을 순종하는 사람은 그 삶에 피가 흐른다. 피 남편이란 단어는 명목상의 크리스천으로 사는 이들에게 신앙이란 무엇인지 강한 메시지를 준다. 기독청년 파이팅~

김갈렙 목사 (UBF 세계선교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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