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 원하는 건 ‘메시지’ 아닌 ‘메신저’”

[온라인 사역자를 만나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김연진 씨

2020년 코로나19의 여파로 비대면 사회가 지속됨에 따라 온라인 사역도 더는 먼 이야기가 아니다. 온라인 사역자가 늘어나고 있는 이때, 앞서 기독교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 온라인 사역자들을 소개하려 한다. 이번에는 작가, 찬양작곡가 등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 ‘찬만빠 REFORM DADDY’을 운영하는 김연진 씨를 만났다.

유튜브 채널 ‘찬만빠 REFORM DADDY’을 운영하는 김연진 씨 ©찬만빠

- 안녕하세요. 본인과 유튜브 채널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찬만빠(찬양 만드는 아빠)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김연진이라고 합니다. 원래 채널명은 ‘찬양 만든 아빠’였어요. 처음에는 채널명 그대로 제가 만든 찬양을 업로드하기 위해 이 채널을 만들었었죠. ‘Reform Daddy’라는 이름은 ‘찬양 만드는 아빠’를 영어로 표현해본 건데, 찬양 만드는 것도 기존에 없는 것을 만든 게 아니라 리폼해서 내놓는 것이라는 뜻을 담고 싶어서 그렇게 짓게 됐어요. 그런데 어느 날 청년들에 대한 영상을 하나 올리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뜨거운 거예요. 그 이후로 청년들의 필요에 부응하기 위해 그들을 위한 메시지 영상을 하나 둘 씩 올리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지금은 크리스천 청년들을 위한 채널이 되었답니다.”

-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알려주세요.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제가 만든 찬양을 유튜브라는 공간을 통해 공유하고 싶었기 때문이예요. 저는 어린이 찬양을 10년 넘게 만들어 왔었거든요. 섬기던 교회에서 어린이 찬양을 만들어 공유하는 일을 해왔어요. 더 많은 아이들에게 제가 만든 찬양을 통해 은혜를 나누고 싶었어요. 그래서 유튜브를 시작하게 되었답니다.”

- 연애, 진로, 신앙생활 등 다양한 주제의 콘텐츠를 게시하고 있으신데요. 이 콘텐츠들을 통해서 전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신가요?

“저도 그랬지만, 청년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연애와 진로예요. 하지만 크리스천으로 살아가면서 이 문제가 제일 크다고 할 수는 없어요. 어디까지나 청년 때만 깊이 하는 고민이죠. 저는 연애와 진로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포장지에 불과해요. 도구일 뿐이죠. 그 안에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왜 살아야 하는지, 어떤 가치와 힘을 붙잡고 살아야 하는지를 담고 싶었어요.”

©김연진 씨 제공

- 취업, 연애 등 고민이 많은 청년의 때 힘이 된 성경 구절은 무엇이었나요?

“힘이 된 성경 구절은 민수기 14장 24절 말씀 ‘그러나 내 종 갈렙은 그 마음이 그들과 달라서 나를 온전히 따랐은즉 그가 갔던 땅으로 내가 그를 인도하여 들이리니 그의 자손이 그 땅을 차지하리라’입니다. 지금도 이 말씀을 붙잡고 시간이 늦는 것을 떠나서 하나님은 반드시 나를 어떠한 목적지를 향해서 쓰실 거라는 마음으로 살고 있어요. 청년의 때도 하나님을 나침반으로 놓고 분명한 목적지를 가고 있다는 마음으로 보낸 것 같아요. 그래서 저에게 빠르고 느리고는 중요하지 않았고, 반드시 하나님이 준비한 그 땅을 차지하게 될 거라는 믿음이 있었어요.”

- 유튜브 채널에 게시된 영상 중에 ‘크리스천 청년들이 백수생활을 꼭 해야 하는 이유’라는 것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이 영상을 만든 이유가 있나요?

“물론 다들 열심히 살고 있지만, 연애, 결혼, 육아가 (삶의) 목적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또, 우리가 바쁘게 살다 보면 진짜 본질을 놓치고 살 수 있기 때문에 휴학, 심지어 자퇴를 해서라도 먼저 본질을 붙잡고 가는 게 중요하지 그냥 공부, 취업, 연애를 먼저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었어요.

또, 대부분의 청년들이 일반적으로 공백 기간이 생기는 것을 두려워해요. 그러나 신앙은 자기 자신이 부족해 보일 때 자라는 것 같아요. 그래서 백수생활을 하게 되어도 신앙의 본질을 붙잡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고 전하고 싶어 영상을 만들게 되었어요.”

-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느낀점이나 은혜가 있다면요?

“저는 이메일과 오프라인을 통해서 청년들과 소통을 많이 하고 있어요. 크리스천이라고 해도 요즘 청년들은 많이 힘들고 외롭다는 것을 느꼈어요. 어려서부터 줄곧 교회에 출석하기는 했지만, 참 하나님과 예수님을 마음에 두고 있지 못한 느낌을 받았어요. 아주 기초적인 것도 잘 모르는 청년들이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그래서 제 나름대로 신앙상담을 많이 해주고 있어요. 직접 만나서 할 때도 있고, 전화통화로 할 때도 있고 이메일로 할 때도 있고요. 청년들이 저를 통해 힘을 얻고 은혜를 받을 때 행복해요. 그리고 단톡방을 만들어서 함께 성경도 읽고, 암송도 하고, 필사도 같이 하면서 각자 받은 은혜들을 나누고 있어요. 올해만 거의 100명이 넘는 청년들과 이런 일들을 해온 것 같아요. 그리고 전국에 다양한 크리스천 청년들과 소통을 하면서 서로서로 동기부여를 하고 시너지를 얻고 있죠. 이 부분이 참 은혜인 것 같아요.”

©김연진 씨 제공

- 요즘 기독교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늘어나고 있는 걸 볼 수 있는데요. 앞으로 더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분야의 콘텐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크리스천 유튜버가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다들 열심히 사역하고 계신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좋게만 보지 않아요. 검증되지 않은 분들이 전하는 메시지를 통하여 청년들에게 악영향의 혼란을 줄까봐요. 저는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스천 유튜버들이 나오는 것도 좋지만, 청년들의 말씀의 뿌리를 잘 잡아줄 수 있는 그런 유튜버들이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어요. 딱딱한 설교식이 아닌, 청년들에게 잘 맞는 재미와 웃음과 감동과 은혜를 동시에 줄 수 있는 그런 유튜버요. 우선 청년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콘셉트가 중요한 거 같아요. 안 그러면 눌러보지 않으니까요.”

- 이번 기사를 통해 처음 ‘찬만빠’를 알게 될 분들을 위해 소개하고 싶은 영상이 있으신가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주된 목적은 올바른 예수그리스도를 전하는 것이예요. 그런 차원에서 이야기한다면, ‘당신의 아버지가 교회에 다니지 않는 이유’라는 영상을 추천하고 싶어요. 이 영상은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 일수도 있지만, 삶으로 잘 살아내야 한다는 주제를 담고 있어요. 아버지께 교회만 가라고 하는 게 아닌, 아버지와 좋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교회에서 마음 맞는 청년들하고만 예배를 드리며 왜 아버지는 왜 교회에 다니지 않으실까 고민하지 말고, 아버지와 함께 TV도 보고 치킨도 먹으며 아버지의 마음을 열고 신앙생활을 하라는 내용이예요.

저는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리는 게 우리 신앙의 본질이 아니라 가족, 친구, 직장동료에게 그리스도인으로서 잘살아내는 것이 진짜 예배이고 전도라고 생각해요.”

- 요즘 주목하거나 추천하는 기독교 크리에이터가 있다면요?

“저는 ‘종리스찬’이라는 유튜버를 좋아해요. 이분은 전도사님이신데, 영성도 있으시지만, 청년들의 필요를 잘 파악하고 콘텐츠를 만들어 내시려고 노력하세요. 이 시대에 정말 필요한 크리스천 크리에이터라고 생각합니다.”

-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나눠주세요.

“유튜브는 어디까지나 제게 도구일 뿐이에요. 복음을 전하고 소통하는 또 하나의 수단과 창구에 불과하죠. 이 공간을 통해서 청년들과 많은 소통을 하고 싶어요. 되도록이면 오프라인 모임을 많이 만들어 그들 안에 있는 내면의 얘기를 듣고, 삶을 들으며 그들을 위로해주고 싶어요. 그리고 저는 음악도 좋아해요. 2007년부터 작년까지 13~14년 동안 매년 3~4곡을 만들었어요. 찬양도 꾸준히 만들어서 앨범을 낼 계획도 가지고 있고 작은 공연도 하고 싶어요. 음악을 통해서도 내 안에 살아계신 하나님을 전하고 싶어요.”

또, 꾸준히 글을 써서 시간 관리에 대한 자기계발서를 만들려고 준비하고 있구요. 크리스천 연애를 주제로 책을 낼 생각이 있어요.”

- 끝으로 더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신가요?

“유튜브에는 좋은 말씀들이 너무 많아요. 버튼 하나만 누르면 언제든지 마음을 감동케 하는 설교와 영상을 듣고 볼 수 있죠. 하지만 이제는 말뿐이 아닌, 삶으로 살아내는 크리스천 선배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청년들이 원하는 건 좋은 메시지가 아닌, 좋은 메신저거든요. 저는 부족하지만 삶을 잘 살아내는 크리스천이 되고 싶어요. 제 삶을 통해서 청년들에게 힘이 되고, 본이 되는 그런 크리스천으로 남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