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없고 제게 허락하신 곡만 찬양의 도구로 쓰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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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수 기자
msjeon@c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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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M 인터뷰]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다’ 발매한 하들(Hadll)
©유튜브 채널 Nam D

최근 하들(Hadll, 활동명)의 첫 앨범,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다’가 발매됐다. 이 찬양은 정식발매도 전에 크리스천 SNS 채널에서 많은 크리스천에게 사랑받고 있는 ‘예람워십’을 통해 알려져 주목을 받았다. 하들과 서면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이의 요청으로 얼굴과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고 싶은 '하들(Hadll)'이라는 예명의 작곡자입니다.”

- 이번 앨범 소개 부탁드려요.

“타이틀 곡인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다'에 대해서 먼저 소개해드리자면, 2019년도에 저희 교회에 출석했던 한 학생과의 대화를 한 후 쓰게 된 곡이에요. 그 학생이 오랫동안 교회를 다니면서 연합 수련회를 한번도 못 가본 거예요. 그런데 작년 초에 처음으로 수련회를 다녀오더니, 너무 좋았다고 꼭 기억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그래서 '아, 이 친구에게 뭘 해줄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에 곡을 써주자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렇게 시작해서 나온 곡입니다. 그해 중순쯤에 '예람워십'과의 연이 닿아서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게 되고, 음원을 원하시는 등 많은 응원에 힘입어 이렇게 정식음원으로 준비하게 됐어요.

또, 앨범에 수록되어 있는 '골고다언덕처럼 아리랑고개를 넘어'같은 경우에는 올해 고난주간에 맞춰서 유튜브로만 올리려고 했던 곡인데, 여기에 또 에피소드가 있어요. 어느 날 '과연 처음 조선에 복음이 들어왔던 그 당시에는 골고다 언덕을 어떻게 이해했을까? 우리나라에는 골고다 언덕 같은 곳이 뭐가 있을까?'를 생각하다가 우리 민족에게 가장 유명한 '아리랑고개'를 떠올리게 됐어요. 그래서 아리랑고개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니까 '자기의 정체성을 찾아 넘어가는 고개'라는 의미도 있더라구요. 그 의미를 보고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은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것. 그리스도인으로 산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접목시켜서 곡을 쓰기 시작했어요.

또 작사를 노래를 부르신 채조은 씨에게 부탁을 했어요. 부탁을 드리면서 ‘우리가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라 산다는 것이 이 세상에서 너무 힘들지 않냐. 하지만 우리의 마음은 늘 예수님을 따라 살고 싶은 그 간절함과 발버둥이 가사에 들어갔으면 좋겠다’라는 요청을 했어요. 사실 조은씨가 처음 쓰는 가사인데, 너무 부담감을 줬나 하는 미안한 마음이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조은씨가 긴 시간 끝에 정말 진심을 담아 고민해서 가사를 완성해주셨고, 오래 걸린 만큼 너무 좋은 가사가 나왔어요. 그 가사가 조은씨의 진심과 발버둥치는 간절함이 노래에 그대로 담겨서 들으시는 모든 분들에게 더욱 진정성 있는 노래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음악 작업을 하고 있다. ©하들

- 이번 앨범을 만들 때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제가 꼭 나누고 싶은 에피소드는 저의 예명으로 발매된 앨범이지만, 앨범에 참여한 모든 분들의 열정과 노력이 담긴 묵직하고 따뜻한 앨범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앨범에 참여해주신 분들은 다 저의 지인들이세요. 그리고 무엇보다 대부분의 분들이 평범한 대학생이시고, 갓 졸업하신 분들이신 정말 평범한 분들이시거든요.

저 역시도 아직 대학생이다보니 참여하신 분들에게 ‘페이는 당장에 주기 힘들지만, 여기에 들어가는 모든 지원은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보답하겠다고 약속하며 함께하자’고 이야기 했어요. 다들 자신의 곡처럼 너무 열심히 해주시고, 또 제가 음악적 전문지식 같은 부분은 아직 많이 부족하다 보니까, 정말 제가 신세를 많이 지게 됐어요. 본인의 해야 할 일들도 많은데, 이거까지 도와주시고…. 제가 정말 많이 감사하고 더 좋은 것으로 보답해드리지 못해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족한 환경과 상황 속에도 찬양에 대한 정말 기쁜 마음으로 참여해주시고 작업해주신 너무 소중하고 따뜻한 앨범이라고 여러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또 이 자리를 비롯해서 작업에 참여해주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고, 제가 더 좋은 모습으로 성장해서 더 좋은 것으로 보답해드리겠습니다.”

- CCM을 하게 된 계기를 알려주세요.

“모태신앙은 아니지만, 제가 초등학생 때부터 교회를 다녔고 자주 들어오던 음악이 찬양이라서 그게 익숙했던 것 같아요. 교회에서 드럼으로 찬양팀을 섬기기 시작했고, 조금 칠 수 있는 피아노로 CCM을 즐겨 연주해왔었고요. 그러다 '나도 내 음악을 가지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중학교 1학년때 호기심으로익숙했던 CCM 연주법으로 처음 곡을 써봤어요. 그렇게 곡을 쓰고 하는 부분들이 '그냥 내 취미생활'에서 그치고, 쓰임 받는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 했어요. 그러다 육체가 자라듯이 신앙도 함께 자라오면서 '아, 이 또한 하나님께 쓰임 받는 것이구나' 인정을 하게 된 그게 본격적으로 찬양을 쓰게 된 계기인 것 같아요.”

- 찬양 사역을 하며 기억에 남는 은혜가 있다면요?

“어떤 큰 자리도 아니고, 어떤 집회의 자리도 아니고, 저는 주일예배 찬양을 하면서 은혜 주신 것에 대해서 나누고 싶어요. 누구에게나 힘들었던 순간들이 있듯이 저에게도 크게 힘들었던 시기가 ‘두 번’ 있었어요. 그 힘든 시기에 하나님을 진짜 죽도록 찾았어요. 시간만 났다 하면 기도하러 가고, 말씀 읽고…

두 번째 힘들었던 시기에도 그렇게 하나님을 찾고, 주일에 제게 맡겨진 찬양의 자리에서 인도하고 있었어요. 마지막 곡인 '갈보리 산 위에'라는 찬송가를 부르는데, 그 찬양의 가사들이 훅하고 제 안에 들어오는 거예요. '험한 십자가를 내가 사랑함은 주가 보혈을 흘림일세'라는 가사를 보며 예수님은 나를 위해 겪지 않으셔도 되는 고난을 겪으시고 죽기까지 나를 위해 십자가를 지셨는데, 나는 하나님을 찾긴 찾았지만 힘든 시기에만 죽도록 찾고 평상시에는 적당히 찾지 않았는가? 생각이 들면서 '최후 승리를 얻기까지 주의 십자가 사랑하리'이걸 못 부르겠는 거에요. 하나님께 너무 죄송해서… 그러면서 평소 잘 나지 않는 눈물이 나는 거예요.

아, 이렇게 또 은혜를 주시는구나. 이렇게 또 알게 하시는구나. 그리고 그 다음 주에 같은 찬양을 했는데, 그 은혜를 받으니까 정말 감사하고 기쁜 거에요. 같은 찬양인데 웃으면서 그 찬양을 불렀어요. 너무 기쁘고, 너무 감사해서요. ‘같은 찬양을 이렇게 다르게 부를 수 있구나’를 다시 한번 경험하게 된 시간이었다고 생각해요.”

- 찬양을 통해 전하고 싶은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요?

“늘 다른 것 같아요. 하나님도 인격체시잖아요. 저에게 하시는 이야기가 늘 다르시고, 그렇기에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도 늘 다르고… 하지만 이건 동일한 것 같아요. 하나님의 일편단심.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하고 그 가정에서의 매일의 삶이 다르잖아요. 어느 날은 기쁘고, 어느 날은 슬프고 또 어느 날은 사람인지라 화도 내고. 그래도 한가지 동일한 것은 그 사람을 사랑한다는 거잖아요. 이게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도 동일한거에요.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저를 사랑하신다는 것이요. 전하는 하나님의 이야기는 다 다르겠지만, 똑같이 끝나는 것 하나. ‘하나님은 너를 사랑하셔’라는 메시지는 꼭 들어갈 것 같네요.”

- CCM 계와 기독교 문화를 볼 때 드는 생각을 나눠주세요.

“이제는 CCM 계에도 기독교 문화에도 다양한 범주들이 생긴 것 같아요. 여러 가지의 은사들이 모여 협력하여 선을 이루는 모습들이 누군가에게는 나도 할 수 있다는 도전을 안겨주기도 하고 기독교 문화가 한정적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줘서 더 좋은 거 같아요. 그렇지만 시험도 범위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서 더 열심히 보고, 더 자세히 보게 되듯이 갈수록 많은 영역에서 문화 사역을 하게 되는 저희 역시도 누가 이루어가시는지를 잊지 않고 밤낮으로 기도하고 깨어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 문화 사역을 하고 싶었는지 누구를 위해 하고 싶었는지, 첫걸음을 늘 생각하며 하나님 나라 확장하는 일에 귀하게 쓰임 받는 모든 크리스천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18일, 하들의 첫 앨범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다 (The light of the people)’가 발매됐다. ©하들(Hadll)

-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어떻게 되나요?

“모순적이지만, 하고 싶은 건 많지만 있는 듯 없는 듯 살고 싶어요. 작곡한 곡으로 앨범은 계속 내겠지만, 오프라인에서의 저는 그저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이려고요. 저는 없고 제게 허락하신 곡만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는 큰 도구로 쓰임 받았으면 좋겠어요. 그런 이유로 저는 만들어지는 곡들을 많은 분이 알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 추천 찬양이 있다면 이유와 함께 나눠주세요.

“너무 많은데요. 오늘은 어노인팅 9집에 수록된 '예수님만을 더욱 사랑'이라는 찬양을 추천해요. 가사가 정말 제 바람 그 자체에요. 요즘 제가 ‘예수님만을 더욱 사랑’하는게 너무 안 돼서 정말 그렇게 살고 싶어요.”

- 더 하고 싶으신 말이 있으신가요?

“이번 찬양들이 요즘같이 예배드리기가 힘들어지는 이 시대 가운데 작지만, 예배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그런 찬양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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