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사망’ 항의 시위 도중 백악관 근처 ‘대통령 교회’ 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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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기자
mklee@cdaily.co.kr
흑인 사망과 관련한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폭스뉴스 영상 캡처

미국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항의 시위가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백악관 근처 성요한 교회에서 화재가 일어났다.

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크리스천포스트는 폭스뉴스 백악관 특파원을 인용해 교회 건물에 낙서가 그려지고 기물이 파손되고 지하에 있는 보육실에 불이 붙었다고 보도했다.

폭스뉴스 특파원은 “성요한 교회에 불이 난 것으로 보인다. 아래층이 불타고 있다”며 “교회 벽에 낙서가 보이고 문이 파손됐다”며 워싱턴D.C. 통행금지령이 내려진 오후 11시가 되기 30분 전 교회 상황을 생중계했다.

이어 “이것은 슬픈 장면이다. 아름다운 교회인 성요한 교회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상징적인 건물이다. 이 건물에 화재가 일어난 것을 보기가 매우 어렵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또 “이 교회는 미국 역사상 대통령들이 도전적인 순간에 영적 지도를 받기 위해 방문해온 장소”라며 “많은 대통령들이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들은 국가적인 문제가 일어난 시기에 그 곳에 방문했다. 대통령과 가족들은 정기적인 주일예배를 드리기 위해 라파예트 공원을 가로 질러 교회로 걸어갔다”고 설명했다.

메트로폴리탄 경찰국은 화재사건이 일어난 밤, 트위터를 통해 “경찰과 워싱턴 D.C. 소방국은 성요한 성공회 교회를 포함해 도시 주변에서 의도적으로 일어난 여러 화재사건에 대응하고 있다”고 알리며 “이 지역 근처를 피하라”고 경고했다.

성공회 교회 웹사이트에 따르면 성요한 교회는 ‘대통령 교회’라고 알려져 있다. 건국의 기틀을 다진 제임스 매디슨 대통령 이후 모든 대통령은 재임 시절 성요한 교회 예배에 참석했기 때문이다. 지난 1816년 12월 27일에 봉헌된 이 교회는 국가유적지로 등록되어 있다.

화재 사건이 일어나기 몇 시간 전 롭 피셔 목사는 교구민들에게 서한을 보내 “수천 명의 사람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며 조지 플로이드의 삶과 수많은 다른 사람들의 생명이 헛되지 않도록 평화롭고 의미있는 행동에 참여하고 있다”며 “시위로 인해 교회가 입은 피해에 대해 염려하실 것이다. 건물에 대한 피해는 제한적이다. 외부 벽면에 낙서가 있고 스테인드 글라스 창문 중 하나의 보호 유리가 파손됐다. 다행히 건물 내부에는 손상이 없다. 오늘 아침 우리는 최선을 다해 가장 귀중한 물품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은 교회의 중요한 절기인 성령강림주일이다. 만약 우리가 교회에 있었다면 찬양을 불렀을 것”이라고 전했다.

#조지플로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