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에서 정부 단속으로 교회 폐쇄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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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기자
mklee@cdaily.co.kr
“종교 소수 민족 겨냥한 ‘2006년 법률’ 폐지해야”

알제리의 교회 모습. ©오픈도어선교회
교회에 대한 정부 단속이 계속되면서 기독교 교회가 알제리에서 잇따라 폐쇄되고 있다고 29일(현지시간) 영국 크리스천투데이가 보도했다.

세계기독연대(Christian Solidarity Worldwide, CSW)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알제리 오랑(Oran)에 위치한 호프복음교회(Hope Evangelical Church)가 이달 초 지방 법원으로부터 폐쇄 명령을 받았다.

이 교회는 지난 2006년 제정된 법(2006 law)에 따라 폐쇄 명령을 받은 교회 중 하나다. 이 법에 따르면 비무슬림 예배 장소는 '비무슬림 예배 국가위원회'라는 정부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CSW 멜빈 토마스 대표는 성명에서 "호프교회 폐쇄를 비롯해 알제리의 기독교인 및 기타 종교적 소수 민족에 대한 정부의 압박 증가가 우려되고 있다"고 밝혔다. CSW는 지난 1월 이후 총 13개의 교회가 문을 닫았다고 보고했다.

토마스 대표는 "지난 2006년 만들어진 법은 교회 단속을 위한 구실로 사용되고 있다"면서 "위원회가 명령에 따라 임무를 수행 할 의사가 없거나 수행 할 수 없다면, 정부는 위원회를 재구성하거나 알제리에서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2006년 법률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닝스타뉴스에 따르면 호프복음교회가 지난해 가을께 다른 교회들과 함께 폐쇄 명령을 받았을 것이라고 추정했으나 이 교회 담임목사인 Rachid Seighir는 지난해 11월 10일 내려진 명령이 수록된 공식 문서를 지난 1월 11일까지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교회 폐쇄 명령에 10일 안에 항소할 수 있지만 판사가 명령을 지연시켜 항소할 수 없게 했다"고 토로했다.

Seighir 목사에 따르면 지난 2017년 12월 당시 주지사가 '2006년 법률'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통지를 교회에 보냈으며 위원회로부터 승인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교회에 3개월의 시간을 주었다.

또 모닝스타뉴스에 따르면 지난 2018년 2월 교회는 문을 닫았지만 2006년 법률을 준수하는 조건으로 2018년 7월에 다시 문을 열었다. 교회는 "우리는 알제리 개신교회 연합(EPA)의 회원이기 때문에 법을 준수했다"고 항변했다. Seighir 목사는 "그러나 우리는 2006년 법이 기독교인을 비롯해 다른 종교 소수 민족에게 총구를 겨냥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기독연대(International Christian Concern)는 알제리에서 대부분의 교회는 EPA가 2006년 법률이 통과 되기 전 법적으로 인정된 그룹이었기 때문에 EPA와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ICC에 따르면 EPA는 "기독교인들에게 가장 안전한 옵션"이라고.

오픈도어 USA의 2020 세계 감시 목록에 따르면 알제리는 17번째 기독교 박해 국가다. 오픈도어는 "지난 해부터 모든 박해 범주에서 증가하고 있다"며 "지난 2019년 가장 눈에 띄는 박해의 예는 개신교 교회가 체계적으로 폐쇄 된 것이다. 이 중 일부의 경우, 그리스도인들은 교회 예배 중에 경찰에 의해 강제로 추방되기도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