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선원 비인도적 강제 북송 강력 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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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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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연합, 14일 비판 성명 발표
한교연 대표회장 권태진 목사. ©기독일보DB

[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권태진 목사, 이하 한교연)이 "탈북 선원의 비인도적 강제 북송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번 북한 선원 강제북송으로 말미암아 '천부 인권'을 귀하게 여기는 기독교계가 들고 일어나는 분위기이다.

한교연은 "정부가 북한에서 배를 타고 귀순한 선원 2명을 닷새 만에 비밀리에 강제 북송 조치한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한국교회는 생명을 천하보다 귀하게 여기시는 하나님의 말씀에서 벗어난 행위를 결단코 용납할 수 없음을 밝힌다"고 했다.

더불어 한교연은 "정부가 목숨을 걸고 대한민국으로 귀순한 탈북민을 사지(死地)나 다름없는 북한으로 강제 북송한 것이라면 이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반인권적이고 반인륜적 폭거이며, 앞으로 국정조사를 통해 명백한 사실 규명과 함께 반드시 책임자 처벌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 주장했다.

한교연은 "이번 사건은 절대로 그냥 넘길 사안이 아니"라 말하고, "헌법을 위반하면서까지 탈북민을 강제 북송한 조치가 앞으로 더욱 나쁜 선례가 될 수도 있다"면서 "한국교회는 애국 충정의 마음으로 이번 사건의 결과를 지켜볼 것이며, 대한민국이 인권 신장국가로서의 국제사회 앞에 그 위상이 손상되지 않고, 나아가 남과 북이 상호 신뢰의 토대위에 평화를 지켜나가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성명서] 탈북 선원의 비인도적 강제 북송을 강력히 규탄한다

정부가 북한에서 배를 타고 귀순한 선원 2명을 닷새 만에 비밀리에 강제 북송 조치한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 한국교회는 생명을 천하보다 귀하게 여기시는 하나님의 말씀에서 벗어난 행위를 결단코 용납할 수 없음을 밝힌다.

통일부 장관은 지난 8일 국회에서 “(북 선원들이) 죽더라도 돌아가겠다고 해서 북송했다”고 답변했다. 이는 정황상 앞뒤가 맞지 않는 진술이라고 본다. 만일 정부가 목숨을 걸고 대한민국으로 귀순한 탈북민을 사지(死地)나 다름없는 북한으로 강제 북송한 것이라면 이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반인권적이고 반인륜적 폭거이며, 앞으로 국정조사를 통해 명백한 사실 규명과 함께 반드시 책임자 처벌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국민이 이번 통일부의 발표에 대해 강한 불신을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탈북 선원들은 자기들이 타고 온 어선이 NLL을 넘어올 때 여러 차례 우리 군이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수를 무조건 남으로 돌려 탈북했다. 그런데 무슨 이유로 스스로 북으로 돌아가는 길을 택했겠느냐는 것이다. 둘째는 왜 정부 당국이 이런 사실을 철저히 숨긴 채 신속하게 이들을 북한에 넘겨주었나 하는 점이다.

북한의 주장대로 정말 그들이 16명을 살해한 흉악범들이라면 북에 돌아갈 경우 사형당할 게 뻔한 데 자발적으로 돌아가겠다고 했을 리가 없다. 설령 조사 결과 그들이 흉악범이라 하더라고 그들은 헌법상 엄연한 우리 국민이며, 제 발로 우리 영토에 들어온 북한주민을 경찰특공대가 포박해 눈을 가린 채 북한 군인에게 인계한 행위가 정당했다고 어느 누가 인정하겠는가. 이는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국가의 기본 의무를 저버린 중대한 위법 행위일 뿐 아니라 스스로 사법주권을 포기한 비인도적 행위로 지탄 받아 마땅할 것이다.

우리는 정부의 관련 부처가 왜 이런 중대한 사안을 그토록 쉬쉬하며 신속하게 처리해야만 했을까 하는데 강한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정부가 근거로 제시한 난민법이나 북한이탈주민보호법 등 그 어떤 관련 법률 조항에도 자발적 귀순자를 강제 추방해도 된다는 조항이 없다는 점에서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만일 이것이 최근의 남북관계를 의식한 조치라고 한다면 이는 북한에 대한 맹목적인 굴종, 저자세에 지나지 않으며, 향후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더 큰 국민적 불신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우리는 정부의 이번 조치가 문명국가에서 절대로 행해서는 안 될 비인도적 행위로 판단할 수밖에 없으며, 향후 국제인권기구들로부터 한국의 인권 수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초래하게 될 결과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3만여 탈북민들이 느낄 정서적 불안과 공포감에서 그치지 않고 자유와 인권을 위해 목숨을 걸고 탈북을 감행할 수많은 북한 동포들의 정신적 혼란과 부정적 인식에까지 악영향을 미쳐 대한민국이 국제사회로부터 반인권 국가라는 낙인이 찍히지 않을까 지극히 우려되는 바이다.

다시 말하지만 이번 사건은 절대로 그냥 넘길 사안이 아니다. 헌법을 위반하면서까지 탈북민을 강제 북송한 조치가 앞으로 더욱 나쁜 선례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사사건건 그 어떤 탈북민도 흉악범이니 돌려보내라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따라서 이런 비인도적인 강제 북송행위가 재발되지 않고, 국민이 납득할 만한 철저한 조사와 관련자 처벌,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한국교회는 애국 충정의 마음으로 이번 사건의 결과를 지켜볼 것이며, 대한민국이 인권 신장국가로서의 국제사회 앞에 그 위상이 손상되지 않고, 나아가 남과 북이 상호 신뢰의 토대위에 평화를 지켜나가게 되기를 기대한다.

2019.11.14.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권태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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