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 여사 소천 장례 예배, 신촌창천교회에서 14일 오전 7시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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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고난의 길을 겪은 반려자이자 여성지도자로 기억돼"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이희호 여사가 지난 10일 소천한 가운데, 장례 예배가 신촌창천교회에서 오전 7시부터 14일 열렸다. 이희호 여사는 1922년 9월 21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서 태어났다. 1946년 서울사범대 영문과에 입학했고, 1962년에 김대중 전 대통령과 결혼했다. 이어 그는 대한여자청년단(YWCA) 총무, 여성문제연구회 회장, 아태평화재단 이사, 사랑의친구들 고문 등을 역임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김대중 대통령의 사형 선고, 여러 차례의 구속을 겪었지만, 굴하지 않고 김대중 대통령의 반려자로 고난의 길을 함께 걸었다.

찬송 607장 내 본향으로 가는 길을 다 같이 부르며 장례 예배가 시작됐다. 황용배 장로(창천교회)가 기도를 했고, 김희옥 장로(창천교회)가 딤후 4:7-8을 성경 봉독했다.

장상 전 국무총리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이어 장상 전 국무총리 추도사가 이어졌다. 그는 “이희호 여사는 항상 ‘좋은 일이 오겠지’라는 낙천적 태도로 임하셨다”면서 “어려움과 핍박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김대중 정부 시절, 호주제 폐지를 적극 이끈 여성운동가였다”고 전했다. 또 그는 “평생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했고, 외환위기 극복·남북 화해를 위해 노력하신 분”이라며 “한편 철야기도로 하나님께 매달리던 분 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 편안히 하나님 품에 쉬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창천교회 원로 박춘화 목사가 딤후 4:7-8을 놓고, 천국의 면류관을 설교했다. 그는 “이희호 장로의 고백은 사도바울의 고백과 같다”며 “선한 사마리아인처럼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직접 찾아가 도왔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청와대에서도 가난한 사람들을 직접 찾아 도우며, 손수 뜨개질로 장갑·모자 등을 만들어 추위에 떨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보내셨다”고 밝히며, “가정에서는 현모양처, 교회에서는 모범적 장로, 사회에서는 탁월한 여성 지도자, 국가에서는 존경 받는 지도자였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는 “1963년부터 이희호 여사는 창천교회 나오셨고, 60년부터 창천교회에서 사역한 나와 함께 반세기 믿음의 생활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 또 그는 “이희호 여사는 장년부, 장로, 교사로 성실히 봉사하신 분”이라고 술회했다. 이에 그는 “나는 김대중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에게 ‘하나님께 맡기고, 용서하라’는 설교를 많이 했다”며 “그분 들은 친히 이런 정신으로 원수들을 친히 갚지 않으시고, 용서하시며 우리나라 민주화를 이끄셨다”고 역설했다. 끝으로 그는 “하늘 보좌에 앉아계셔, 사도바울이 믿음의 경주 끝에 금 면류관을 받은 것”처럼 “이희호 장로님도 선한싸움 끝에, 면류관을 받으셨을 것”이라고 밝혔다.

창천교회 원로 박춘화 목사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조사가 이어졌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예정돼 있었으나 불참했다. 이어 이낙연 국무총리가 조사 했다. 그는 “이희호 여사는 여성운동가였고, 평탄하기 어려웠던 선구자의 길을 걸으셨다”고 술회했다. 이어 그는 “아이 둘을 가진 홀아비와 결혼했다”며 “결혼 후 10일 만에 남편은 정보부에 끌려갔다”고 전했다. 또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바다에 수장될 위험, 사형선고 5번, 가택 연금, 해외 망명 등을 겪었다”며 “그럼에도 여사는 흔들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도리어 그는 “이희호 여사는 김대중 대통령에게 하나님의 뜻에 맞게 투쟁하라고 말씀하셨다”며 “김대중 대통령은 ‘아내에게 버림받을 까봐 정치적 지조를 버릴 수 없다’고 말했다”고 기억했다.

아울러 그는 “여사님은 또한 온유하신 분”이라며 “죄는 미워하셨지만 사람은 사랑하셨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그는 “기나긴 시련이 있었지만, 하나님께서 김대중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에게 부활을 주셨다”며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정권교체, 남북 평화 협정, 최초 노벨상 수상 등을 맞이하셨다”고 기억했다. 특히 그는 “이 몫의 반은 이희호 여사의 것이라는 평가가 있다”며 “또한 이희호 여사는 양성평등을 위한 노력도 많이 하셨다”고 밝혔다. 나아가 그는 “이희호 여사는 유언을 통해 하늘나라에 가서도 민족의 통일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씀하셨다”며 “여사님의 생애를 기억하며 우리는 더욱 채찍질해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천국에서는 고문도 투옥도 없을 것이고, 납치도 사형선고도 없을 것”이라며 “대통령님과 함께 평안을 누리십시오”라고 조사를 마무리했다.

신낙균 전 문광부 장관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뒤이어 신낙균 전 문광부 장관이 조사했다. 그는 “인내와 혜안으로 여사님은 참으로 멋있고 당당한 삶을 사셨다”며 “여성 후배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희호 여사는 당신이 누릴 수 있는 모든 유복함을 버리셨다”며 “가난한 길을 스스로 걸으셨다”고 술회했다. 또 그는 “용기와 신념의 여인이기도 하셨다”며 “좌절에 굴하지 않으셨고, 부드럽고 강한 투사였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온유하신 이희호 여사는 비행청소년, 독거노인 가정 등을 돌보기 위해 사랑의 친구란 단체를 설립하셨다”며 “이희호 여사의 헌신의 애정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김대중 대통령과 동행하신 진정한 양심 이었다”며 “서로 사랑하고 화합하라는 마지막 말씀을 주셨는데, 여사님과 함께 한 많은 시간 행복했다”고 술회했다. 끝으로 그는 “못 다 이루신 뜻을 우리들의 몫으로 받고, 올바른 정신을 이어 가겠다”며 “하나님 품에서 영면 하십시오”라고 마무리했다.

이어 305장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찬송을 다같이 부르며, 표용은 전 기독교대한감리교 감독회장의 축도로 마무리됐다. 헌화 순서가 이어졌으며, 유가족의 헌화 순서에 이어 이낙연 국무총리,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한명숙 전 국무총리 등이 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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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가 헌화하고 있다©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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