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내 성폭력 근절을 선교의 과제로 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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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연 감리교여성지도력개발원장, 성폭력 없는 교회를 위한 토론회에서 제안
감리교여성지도력개발원장 홍보연 목사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성폭력 없는 교회를 위한 토론회가 27일 오후 3시 서울 YWCA 4층 대강당에서 개최됐다. ‘드러냄, 샬롬의 공동체를 꿈꾸며’라는 제목으로 열린 이번 토론회는 많은 여성 신자들이 참석했다. 주제 발표자로 홍보연 감리교여성지도력개발원장이 ‘교회 내 성폭력, 부끄러운 현실에서 돌이켜 거룩함의 회복으로’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먼저 그는 “교회 성폭력은 담임목회자와 여성신도, 남성 목회자와 여성 전도사 등 권력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그는 기독교여성상담소의 선언적 규정을 말하며, “교회 내 성폭력이란 자신의 권위를 남용해 신도나 고용된 목회자에게 성폭력이나 간음 또는 그와 유사한 성적행위를 행하는 것을 말한다”고 외쳤다. 뿐만 아니라, 그는 “신앙을 빙자해 행하는 성적행위는 가해자의 힘의 행사나 피해자의 저항 유무와 상관없이 성폭력에 해당 된다”고 밝혔다.

가령, 그는 “현재 대한민국의 법적 구조 안에서, 성폭력 가해자가 유죄를 받기 위해서는 피해자가 얼마만큼 저항을 할 수 없던 상황이었는지 스스로 입증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그는 “목회자는 성폭력으로 유죄 판결 받기 힘들다”며 “왜냐면 목회자가 힘을 행사 하지 않고, 그루밍 곧 영적 길들임으로 성폭력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그루밍이란 목회자의 권위를 내세워 목회자의 모든 성폭력 행위를 영적행위, 신앙적 행위로 피해자가 받아들이게끔 유도하는 것”이라며 “여성 신도들은 대게 목사의 영적 권위를 신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악용해 신도들을 향해 성폭력을 행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비판했다. 이 부분을 놓고, 그는 “간음은 가해자와 피해자 간 동의하고 합의한 성관계의 모습을 띄기 때문에, 교회 성폭력 특히 그루밍 성폭력은 처벌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성폭력 실태에 대해 흔히 인용하는 통계는 검찰청 통계”라고 제시했다. 그가 제시한 2016년 11월 기윤실 자료에 의하면, 2010년부터 2016년 11월 까지 검찰청이 집계한 전문직군별 성폭력범죄 검거인원 수로, 1위 종교인 681명이었다. 종교인에는 개신교, 천주교, 불교가 포함돼 있다. 그 다음은 의사 620명, 곧바로 예술인 406명에 올랐다.

이를 놓고, 그는 “공통점이 있다면 힘의 집중 즉 권력 관계로 구성된 직군이다”라고 분석했다. 다시 말해, 그는 “종교인 같은 경우 종교행위를 빙자한 성폭력, 예술인은 도제식 교육으로 스승과 제자 간 성폭력이 빈번히 발생 한다”며 “또 의사는 의료행위 및 교육을 빙자해 레지던트와 교수 간 성폭력도 발생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여, 그는 “이 모든 건 권력 관계에서 비롯된 성폭력”이라고 역설했다.

감리교여성지도력개발원장 홍보연 목사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구체적으로, 그는 기독교계에서 발생된 성폭력 사건을 논의했다. 그는 “교회 성폭력 가해자의 95%는 남성”이라며 “성적으로 불평등한 사회에서 성폭력이 쉽게 허용되고 묵인되며, 특히 교회는 남성목사에게 많은 권위가 집중돼 있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즉 교회 내 성폭력 발생 원인은 남성 목회자에게 권력이 편중된 구조적 문제임을 강조한 셈이다.

또 그는 “누군가는 내게 ‘여자 목사에게 성폭력 당한 사람은 없는건가요’라는 질문을 받았다”고 전하며, “실은 자신이 가해자 취급 받는 것에 대한 불편함 때문에 혹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문제라 생각해서 질문 한 것 같다”고 유추했다. 덧붙여 그는 “내가 경험한 경우로는, 여성 목회자에게 성폭력 당한 케이스는 한 건도 없었다”며 교회 내 성폭력 이 남성에게 권력이 집중된 구조적 문제임을 말했다.

강론하며, 그는 “한국교회의 권력은 남성에게 집중돼 있다”며 “여성 목사에게는 그 만큼 권위가 주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물론 그는 “그런 권위가 다시 불평등한 권력을 발생시킨다면, 여성에게 권위를 좀 더 부여하는 것은 원치 않는다”라며 “그러나 신학생 및 사역자, 여성 성도들에게 함부로 대하는 태도는 교회 안에서 지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그는 “교회는 여성들에게 목사를 향한 순종을 강요하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나아가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들의 증언을 빌려, 그는 “목회자에게 불편했다고 항의할 수 없고, 나아가 스스로를 자기 검열해서 ‘내가 너무 예민하게 굴었나?’, ‘내가 이 말을 했을 때 믿어줄 사람이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침묵하는 경향이 짙다”고 인용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실제로 피해자말을 잘 안 들어주고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을 때, 교인들은 목사들의 말을 많이 들어 준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그는 “피해자는 오히려 목사를 뒤흔드는 존재로 손가락질 받는 등 2차 피해도 이어 진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성폭력 사건이 교회 내 일어날 경우, 목회자가 책임지고 나가는 경우는 거의 없고 보통 피해자가 나가게 된다”며 “어떤 공동체 보다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심한 곳이 바로 교회”라며 안타까워했다. 따라서 그는 “이런 불균형으로 남성 목회자와 여성 신도 간 평등한 상호관계는 이뤄지기 어렵다”며 “편중된 권력 구조는 목사가 자신의 힘을 남용해, 성폭력이 빈번히 발생되도록 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하여, 그는 “교회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힘의 불균형을 항상 모색해야 한다”며 “교회에서 의사 결정구조가 남성에만 편중되고, 여성의 목소리를 배척하는 경향은 교회 성폭력의 빈번한 발생과 연관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그는 “성폭력 근절을 위해 목사와 신도들의 의식 변화가 있어야 한다”며 “우선 교단이나 교회에서 제도적 변화가 선행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그는 “교회 내 성폭력 근절을 선교의 중심 과제로 두는 것”을 제안했다. 특히 그는 “전도 운동도 중요하지만 교회 내부가 정화되는 것을 선교의 과제로 올려놓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재차 되물었다. 나아가 그는 “사회에서 보다 교회에서 만큼 불의에 대해 좀 더 정의롭고 좀 더 공정하게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가 물어보면서, 자정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 한다”며 “이런 문제도 생각 안한다면, 전도 운동을 해도 소용없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그는 “교회는 약자의 소리, 아픈 사람들의 말을 경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게 바로 하나님의 마음”이라며 “왜냐면 하나님은 우리의 탄식과 신원을 들어주시는 분이기에, 우리에게 약자의 소리를 민감하게 귀를 기울여 듣는 것을 요구 하신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어 그는 “어떤 사람의 얘기를 듣는 다는 건 나를 내려놓는 행위”라며 “상대방에 대한 고정관념, 선입관을 비우고 한 사람을 받아들이는 건 쉽지 않지만, 이게 바로 예수가 하셨던 일”이라고 역설했다. 하여, 그는 “예수가 자기를 비우고 우리 모두를 끌어 안으셨던 것처럼, 우리도 탄식하는 약자의 말을 적극 귀담아 듣자”고 전했다. 홍보연 목사는 교회 성폭력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적극 청종하고 아픔을 어루만져 줄 것을 당부하며 강연을 마무리 했다.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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