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기도] 빈약함을 불쌍히 여기어

교회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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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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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요한 목사

사랑의 하나님!

자신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큰소리로 말하지 않게 하옵소서. 자랑할 것도 과시할 것도 없습니다. 결단 앞에 겸손하게 하옵소서. 기도하고 더 겸허한 마음으로 노력을 다하게 하옵소서.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썩어 죽지 아니하면 열매를 맺을 수 없다 하심은 비유가 아닙니다. 정말로 썩어 죽어야 열매를 맺는다는 말씀입니다. 저의 용기에 믿음을 더해 주옵소서. 겸손 없는 결심은 헛될 뿐입니다. 기도가 뒤따르지 않으면 수포로 돌아갑니다. 십자가를 지라는 말씀은 그대로 십자가입니다. 베드로는 그것을 모르고 힘주어 말하였습니다. "내가 선생님과 함께 죽는 한이 있을지라도, 절대로 선생님을 모른다고 하지 않겠습니다."(막14:31)

하늘처럼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했을 때, 확실하다고 생각했던 일이 잘못되었을 때 가슴이 무너지는 아픔을 느낍니다. 그런데 자기 자신에게 속으면서 아픔이 없습니다. 자신을 믿었는데 결국 속은 것으로 들어났습니다. 저 자신도 믿을 수 없습니다. 그것을 경험하면서도 또 믿고 또 속고 있습니다. 무엇인가 아는 줄 알았는데 아는 것이 없습니다. 무엇인가 가진 줄 알았는데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습니다. 이 빈약함을 불쌍히 여겨 주옵소서. 제 마음도 제 뜻대로 못하면서 다른 사람의 마음을 내 뜻대로 해보겠다니 얼마나 모순된 일입니까? 나 자신도 믿을 수 없음을 알면서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믿을 만한 존재가 되어 주기를 기대합니까? 가장 심각한 것은 바로 저 자신입니다.

말부터 하는 충성과 맹세를 버립니다. 베드로의 목숨까지 건 맹세는 결국 말과 생각뿐이었습니다. 불신 세대를 원망하고 비판하지만 그 중에 정말 믿지 못할 것은 저 자신입니다. 우리의 무지를 돌보아 주옵소서. 스스로에게 속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하옵소서. 참 진리이신 주 예수님만 바라보게 하옵소서. "누가 주를 따라 섬기려는가? 누가 죄를 떠나 주만 따를까" 자신을 돌아보고 스스로 믿을 존재가 아님을 알고 주님께 온전히 맡기옵니다. 겸손하고 믿고 순종하고 열심히 기도해서 시험을 이기며 십자가를 지고 나가게 하옵소서. 주님과 함께 십자가를 지고 주님과 함께 부활의 영광을 얻게 하옵소서.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459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 숭의여대 교목실장과 한국기독교대학교목회장을 역임하였다. 최근 저서로 「사순절의 영성」, 「부활 성령강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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