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훈의 성서화 탐구] 두 증인의 죽음과 영화로운 휴거

목회·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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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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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삽화로 읽는 요한계시록(9)-7년 대환난 절정기의 암호 풀기(제11장)
▲두 증인ㅣ헤로나 베아투스 사본ㅣ리에바나 베아투스의 묵시록주해서ㅣ975년경, 양피지ㅣ헤로나성당박물관ㅣ카탈로니아, 스페인
▲The two witnessesㅣThe Gerona Beatus CodexㅣCommentary on the Apocalypse by Beatus of Liébanaㅣc.975. Parchment, 36×23cmㅣthe museum of Gerona CathedralㅣCatalonia, Spain.

7년 대환난의 서곡을 보여주시던 하나님은 다시금 요한에게 성전 측량을 하라고 명하신다. 그리고 하나님은 이방인이 교회를 핍박하는 환상을 보여주며 두 증인을 세워 예언하게 하겠다고 약속한다.

이제 7년 대환난의 절정을 향해 가며 암호 같은 숫자가 연속적으로 등장한다.

■ 두 증인과 1,260일 동안의 예언(전 3년 반의 회개 촉구)

"나는 내 두 증인에게 예언하는 능력을 줄 것이다. 그들은 일천이백육십 일 동안 상복을 입고 예언할 것이다. 그들은 이 세상을 다스리시는 주님 앞에 서 있는 올리브 나무 두 그루요, 촛대 두 개입니다."(계11:3-4)

두 증인은 문자적으로 본다면 모세와 엘리야를 가리킨다. 위의 삽화에서도 바로 그 이름을 적어 넣었다. 그러나 두 증인은 모세(율법)와 엘리야(선지자)의 기능을 가진 교회를 상징한다.

그리고 이 두 증인을 두 감람나무(올리브나무)와 두 촛대라고 부연 설명하고 있다. 두 감람나무는 스가랴서에서 당시 대제사장 여호수아와 유다 총독 스룹바벨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요한이 두 증인을 두 감람나무와 두 촛대로 언급하고 있는 것은 선지자적(모세, 엘리야) 기능을 가진 교회는 또한 왕적(스룹바벨), 제사장적(여호수아) 기능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10세기에 제작된 위의 삽화는 주제는 그리스도교적이지만 표현양식은 이슬람의 장식적 주제와 형태에 동화한 것을 보여주는 모사라베 미술(Mozarabic art)의 아름다움을 전해 주는 베아투스묵시록 주석서의 사본인 헤로나묵시록에 실린 <두 증인>이다. 중세 묵시록 삽화 중에서는 가장 귀중한 대접을 받는 메뉴스크립트이다.

이 삽화에서는 모세와 엘리야 양쪽에 올리브나무 두 그루가 서 있고 두 증인 좌우에 세워진 촛대 위에 연결된 올리브나무 잎이 핀 둥근 촛대 위에는 등불 두 개가 달려 밝게 빛나고 있다.

그런데 이 두 증인이 하는 일은 상복을 입고"1260 일 동안 예언할 것이다"고 기록하고 있다. 무슨 암호 같은 1,260 일을 풀어보면 바로 3년 반을 의미한다. <7년 대환난>의 전반기인 <전 3년 반 > 시기에 교회는 성도들의 회개를 촉구하고 격려하는 예언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굵은 배옷은 회개 할 때 입는 상복이었다.

■ 증인의 죽음과 사흘 반 동안 시체 구경(후 3년 반의 시작)

증인이 예언을 끝내면 깊은 구렁(무저갱)으로부터 짐승이 올라와서 증인을 죽이는 가공할만한 대환난인 <후 3년 반>이 시작된다.

위의 실로스 베아투스의 삽화는 적그리스도들이 교회를 공격하고 두 증인을 죽이는 모습을 적나나하게 그렸다. 실로스 베아투스(Silos Beatus)의 묵시록 사본은 북부 스페인의 부르고스 남쪽에 있는 실로스의 산토 도밍고 수도원에서 1090-1109년경에 베아투스 묵시록을 필사하면서 106매의 채색삽화를 첨가한 사본으로서 현재는 영국 국립도서관(런던)에 소장되어 있다.

" 여러 백성과 종족과 언어와 민족에 속한 사람들이 사흘 반 동안 그 두 예얹자의 시체를 볼 것이며, 그 시체가 무덤에 안장되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입니다."(계11:9)

깊은 구렁으로부터 올라오는 "그 짐승"은 다니엘서에 나오는 네 짐승처럼 요한 당시 사람들이 다 알만한 마지막 날에 있을 최대의 적대세력을 상징한다.교회를 파괴하고 성도들이 순교해도 그 시체를 사흘 반 동안 구경하는 모욕을 당한다는 것이다. 여기의 "사흘 반"은 7년 대환난 중 <후 3년 반>을 가리킨다.

후 3년 반을 가리키는 가장 어려운 암호는 계시록 12장에서 용(사탄)이 아이(그리스도)를 낳은 여인을 핍박하는 "한 때와 두 때와 반 때 a time, times, and half a time (12:14)"라는 용어로서 이 또한 교회가 극렬한 박해를 받는 <후 삼년 반>을 상징한다.

■ 사흘 반 후 증인의 부활과 휴거(후3년 반의 종료)

후 3년 반의 고통의 기간이 지나고 교회는 승리하게 된다. 7년 대환난 기간에 박해를 받았던 성도들은 에스겔서에서처럼 마른 뼈에 생기가 돌아 일어서고 비밀스런 휴거가 아닌 누구나 볼 수 있게 하늘로 올라가는 영광을 얻게 된다.

"그러나 사흘 반이 지난 뒤에, 생명의 기운이 하나님께로부터 나와서 그들 속으로 들어가니, 그들이 제 발로 일어섰습니다. 그것을 목격한 사람들은 큰 두려움에 사로 잡혔습니다. 그 두 예언자가 이리로 올라 오너라 하는 큰소리가 하늘로부터 자기들에게로 울려 오는 것을 듣고, 구름을 타고 하늘로 올라 가니, 그들의 원수들이 그것을 지켜 보았습니다."(계11:12)

계시록 11장에는 3년 반을 의미하는 숫자로서 마흔 두 달, 3 일 반, 1,260 일, 한 때와 두 때와 반 때 등의 어려운 암호 같은 숫자가 나오는데 여기서 이른바 <7년 대환난설>이 생겨났던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점은 여기의 7년은 문자적인 7년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그 기간은 그리스도의 초림 이후 승천부터 재림 때까지 그 기간이 얼마든 그 때는 이방왕에게 주어진 기간이므로 그것을 7년으로 본 것이다.

지금도 우리나라에는 교파에 따라서 7년 대환난설을 제 각기 주장하는 경향이 있으나 이 글에서는 세계 신학계에서 오래 동안 논의를 거친 주류의 해석이며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계시록의 기록과도 부합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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