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 공무원 업무 가운데 약 79%가 국가 사무에 해당한다는 연구 결과가 25일 확인됐다. 소방 재정을 둘러싸고 정부와 국회의 입장차가 이어지는 가운데 업무 성격에 맞춘 중앙정부 책임론이 제기된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이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소방청 소관 21개 법률의 1957개 조항 중 성격 구분이 가능한 758개를 분석한 결과 국가 사무가 599개(78.9%)였다. 자치 사무는 160개(21.1%)에 그쳤다. 국립소방병원법과 의무소방대설치법은 100%, 다중이용업소법은 97.6%, 119법은 94.0%가 국가 사무로 집계됐다. 한국정책학회가 지난해 3월 발표한 조사에서도 국가 및 공동 사무 비중은 66%에 달했다.
업무 비중과 달리 재정 부담은 지자체에 쏠려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올해 소방예산 8조5967억원 가운데 국비는 9238억원(10.7%)에 머물렀고 지방비가 7조6728억원(89.3%)을 차지했다. 소방 공무원 인건비 6조5129억원 중에서도 소방안전교부세 국비 지원은 5496억원(8.4%)뿐이었으며 나머지 5조9633억원(91.6%)을 지자체가 조달했다.
여당은 국비 분담률을 강제하는 법안을 잇달아 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1일 인건비 세입 부족분 전액을 국가가 지원하는 소방재정지원법 개정안을 발의하며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소방 공무원에 대해 국가가 인건비 전액을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언주 의원도 이튿날 인건비의 80% 이상을 국가가 의무 부담하는 개정안을 제출했다.
반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9일 청와대 기자단 간담회에서 “원래 소방은 지방 사무가 맞다”며 “지역 특성에 맞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 사무가 있고, 국가적 차원에서 일률적으로 하는 게 바람직한 사무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이 대통령은 “처우 개선이나 장비 보완, 이런 것들은 국가적 차원에서 대책을 세우긴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은 중앙119구조본부 출동 건수가 2014년 689건에서 2022년 2070건으로 늘어난 점을 들며 “소방 업무의 외부성과 공동 사무 성격을 고려할 때 중앙정부의 재정 책임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