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한 칼 다이서로스(54)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가 광유전학 연구의 의미로 정신질환 환자들을 위한 치료 가능성과 뇌의 작동 원리에 대한 이해를 강조했다.
다이서로스 교수는 5일(현지시간) AP통신 인터뷰에서 자신을 의사과학자이자 정신과 의사라고 소개하며 “자폐증이나 우울증을 앓는 제 환자들을 생각한다. 이 연구가 가져다주는 희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초과학자로서 뇌 자체를 이해하는 일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뇌가 정보를 통합하고 계산하는 방식과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기능을 어떻게 구현하는지 밝히는 데에도 연구의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이서로스 교수는 다른 연구자들이 광유전학으로 확보한 정보를 활용해 자폐증과 조현병의 잠재적 치료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정 증상을 일으키거나 개선하는 데 중요한 세포를 알아내면, 해당 세포를 표적으로 삼는 약물이나 다른 치료 방법을 고안할 수 있다고 밝혔다.
빛으로 신경세포 조절해 뇌 기능 연구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광유전학 발전에 기여한 다이서로스 교수와 피터 헤게만 독일 베를린 훔볼트대 교수, 게오르크 나겔 독일 뷔르츠부르크대 교수가 공동 수상했다. 광유전학은 빛을 활용해 신경세포의 활동을 정밀하게 조절하는 기술을 뜻한다.
헤게만 교수와 나겔 교수는 빛에 반응하는 단백질인 ‘채널로돕신’을 발견했다. 다이서로스 교수는 이를 활용해 신경세포의 활동을 빛으로 켜고 끄는 기술을 발전시켰다.
이 기술은 기존의 전기 자극 방식보다 특정 신경세포를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어 신경과학 연구에 활용됐다. 연구자들은 시각장애인의 시력을 회복시키기 위한 연구에도 광유전학을 적용했다.
노벨위원회는 광유전학이 뇌에 대한 이해를 근본적으로 바꿨다고 평가했다. 새로운 발견이 이어지면서 인류의 주요 미스터리 중 하나인 뇌의 작동 원리를 밝히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논문 검토 뒤 수상 전화, 인터뷰 중 자녀 점심 챙겨
다이서로스 교수는 수상 소식을 접한 순간도 소개했다. 그는 이날 새벽 논문을 검토하고 학생들에게 이메일을 보낸 뒤 잠자리에 들려던 중 스웨덴 노벨위원회의 전화를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말을 만드는 능력을 잃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1~2분이 지난 뒤에야 정신을 차렸다고 회상했다.
인터뷰를 이어가던 다이서로스 교수는 오전 6시 30분께 한 시간 정도 자리를 비워야 한다고 요청했다. 자녀들이 곧 일어날 시간이어서 학교에 가져갈 점심을 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몇 시간 동안 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아이들 샌드위치를 꼭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