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무주택자 38% “내 집 마련 불가능” 글로벌 평균 웃돌아

교단/단체
경제
이나래 기자
press@cdaily.co.kr
국제 해비타트, 22개국 약 3만명 주거 인식 조사, 한국 응답자 47%는 주거 시스템에 문제 인식
국제 해비타트(Habitat for Humanity International)의 글로벌 연구 보고서 '집, 그 대가는 무엇인가?(Home at What Cost?)'에 따르면 우리나라 무주택자 중 평생 어느 시점에서도 '내집 마련'이 가능할 것 같지 않다는 응답은 38%로 평균(23%)보다 높았다. ©뉴시스

한국 무주택자 38%가 평생 내 집 마련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글로벌 평균인 23%보다 15%포인트 높은 수치였다. 한국 응답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주거 요소는 충분한 공간과 사생활 보호로 조사됐다.
국제 해비타트는 6일 한국을 포함한 22개국 약 3만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담은 보고서 ‘집, 그 대가는 무엇인가?(Home at What Cost?)’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 4~6월 실시했다.

내 집 마련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인식은 고소득 국가에서 두드러졌다. 무주택자 가운데 이러한 전망을 내놓은 비율은 캐나다가 56%였으며 호주 52%, 영국 50%, 미국과 아일랜드 각각 42%로 나타났다.

현재 주거환경에 대한 불만족도는 한국이 33%로 글로벌 평균 35%보다 낮았다. 국가별로는 코트디부아르가 66%로 가장 높았고 에티오피아 63%, 과테말라 54%가 뒤를 이었다. 인도네시아는 16%, 이집트와 폴란드는 각각 18%로 비교적 낮았다.

한국은 공간·사생활, 세계는 안전 중시

한국 응답자 53%는 주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충분한 공간과 사생활 보호’를 선택했다. 세계 전체 응답자 중 가장 많은 40%가 ‘안전감’을 꼽은 것과 차이를 보였다.

국가별 주거 우선순위는 소득 수준과 생활 여건에 따라 달랐다. 캐나다에서는 48%가 감당할 수 있는 집값을 중시했다. 인도네시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바베이도스, 멕시코 등에서는 극한 기후를 견디는 주거환경을, 소득 수준이 가장 낮은 국가들에서는 수도·위생·전기 공급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한국에서 주거를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으로 꼽은 응답자는 24%로, 조사 대상 22개국 중 20번째였다. 네팔은 68%, 에티오피아는 58%로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주거 시스템에 대한 평가에서는 한국 응답자 47%가 문제가 있다고 인식했다. 세계 전체에서는 56%가 자국의 주거제도와 체계가 망가졌거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주거비 부담에 필수 지출 줄이고 가족 형성 미뤄

세계 전체 응답자 75%는 최근 1년간 주거비를 마련하기 위해 식비와 의료비, 학비 등 필수 지출을 줄였다고 밝혔다. 식비를 줄였다는 응답은 33%였고, 저축이나 비상금을 사용했다는 응답은 32%였다.

주거비 때문에 의료서비스 이용을 미루거나 포기했다는 응답도 13%에 달했다. 부모와 보호자 응답자 58%는 주거비 부담으로 학업 등 자녀에게 주어지는 기회가 제한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주거불안정은 법적으로 인정된 주거시설에서 생활하지 못하는 사람과 저소득층, 세입자, 젊은 세대 등에 집중됐다. 전체 응답자 56%는 높은 주거비 때문에 가족을 꾸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보고서가 밀레니얼·Z세대로 분류한 18~45세 응답자에서는 이 비율이 62%로 높아졌다.

기후변화에 따른 주거 위험도 확인됐다. 응답자 30%는 향후 3년 안에 기상이변으로 현재 거주 지역에서 생활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했다. 18%는 자신의 집이 폭염과 한파, 홍수 등으로부터 충분히 보호해 주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조너선 렉퍼드 국제 해비타트 최고경영자는 절반이 넘는 응답자가 자국의 주거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인식한 점을 지적했다. 그는 집이 제공해야 할 기본적인 가치에 대한 기대를 낮추는 미래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사람들이 당장의 생활을 버티는 데 그치지 않고 미래를 계획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 지역사회가 함께 주거 시스템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해비타트 #무주택자 #내집마련 #기독일보 #기독일간지